<아이뉴스24>
[박웅서기자] 현재 국내 시장에서 TV는 삼성과 LG가 대부분이다. 시장 점유율이 무려 98%에 이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TV업체이다 보니 브랜드 파워도 막강하다.
이 속에서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는 TV 사업자들이 있어 주목된다. 특히 초고가 프리미엄 제품이 시장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현 상황에서 중저가의 합리적인 가격과 차별화된 전략을 앞세놓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대우TV, 4년 만에 다시 등장
과거 삼성, LG와 국내 3대 가전업체로 손꼽히던 대우일렉은 올해 TV사업에 재진출한다. 지난 2009년 TV사업을 매각한지 약 4년 만이다.
대우일렉은 최근 동부그룹에 피인수됐다. 대표이사로 새로 임명된 이재형 동부라이텍 겸 동부LED 부회장은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아웃소싱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사업군에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첫단계가 바로 '대우TV'. 올 연말께 제품을 출시한다. 아웃소싱으로 ODM(제조업자개발생산) 제품을 받아 가격은 낮추는 반면 대우 브랜드는 그대로 살려 인지도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재형 대우일렉 대표는 "TV가 쉬운 사업은 아니지만 중국 등에 있는 좋은 업체들과 협력할 수 있다"며 "50~60인치 대형TV나 스마트TV가 아니라 시장 규모가 큰 30~40인치대 모델로 미들로우 제품을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일렉은 현재 해외법인에서 현지 TV업체 제품에 대우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아직까지 대우TV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것. 앞으로 대우일렉은 삼성, LG와 전면 경쟁하기보다는 중저가 시장을 중점적으로 노린다는 전략이다.
◆한국향 콘텐츠가 강점, 브릴리언츠 다음TV
스마트TV의 약점으로 꼽혔던 빈약한 콘텐츠에 맞서 한국향 콘텐츠로 스마트TV 시장에 뛰어는 신생기업도 있다.
브릴리언츠는 최근 스마트TV '다음TV 인사이드'를 선보였다. 이 제품에는 국내 포털사이트 다음이 스마트TV 플랫폼으로 개발한 '다음TV'가 탑재돼 있다.
다음TV는 3만5천여개의 풍부한 콘텐츠를 갖추고 있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한국 콘텐츠들이 많다. 별도의 월정액 없이 TV 구입만으로도 거의 모든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으면서도 제품 가격은 대기업 제품 대비 30% 저렴해 합리적이다.
배재훈 브릴리언츠 대표는 "애플이 콘텐츠를 바탕으로 초기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것처럼 스마트TV 역시 풍부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승부한다면 가능성이 있다"며 "TV는 정서와 언어를 반영하기 때문에 한국향 콘텐츠를 가진 브릴리언츠 다음TV 인사이드가 국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3D, 스마트 기능 필요없다면…모뉴엘 TV
제품 가격은 소비자들의 구매를 자극하는 좋은 승부수. 특히 우리나라처럼 대기업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시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국내 종합 IT가전업체 모뉴엘은 이 점을 파고들었다. 모뉴엘 TV는 소비자들에게 '통큰TV'로 더 유명하다. 모뉴엘은 지난 2011년 국내 유통업체 롯데마트와 손잡고 대기업 제품의 반값 수준으로 가격을 낮춘 '통큰TV'를 출시해 히트시켰다.
처음에는 32인치 등 소형TV 중심으로 제품을 판매했지만 최근에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대형TV까지 선보였다.
지난 연말 출시된 모뉴엘의 70인치 LED TV는 초대형 화면과 생동감 넘치는 음향을 강조하고 기타 부가기능은 최소화했다. 3D나 스마트 기능 등을 배제하고 TV 본연의 기능에 충실해 가격 거품을 뺀 것.
실제로 이 제품의 가격은 720만원으로 1천500만원~2천만원 수준에서 판매되고 있는 삼성, LG 제품보다 최소 50% 이상 더 저렴하다.
국내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저가 정책을 내세운 모뉴엘의 TV 시장 진출은 다기능의 고가 TV 외에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었던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며 "현재 저가TV에 대한 인식이 좋지만은 않은 상황이지만 계속되고 있는 불황이 모뉴엘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