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쥐의 뇌파를 인터넷을 이용해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다른 쥐에게 보내는 실험이 성공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미국 듀크대 연구진이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쥐들의 뇌파를 인터넷으로 연결하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뇌파 조종 시스템의 선구자인 미구엘 니콜레이스 박사를 비롯한 듀크대 연구진은 최근 여러 개의 뇌들을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연구중이다. 박사는 "이를 응용하면 한 개인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다수의 뇌를 연결해서 풀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니콜레이스 박사는 "전선으로 연결된 뇌들끼리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정교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유기체 생물간의 소통이라 해서 '오가닉 컴퓨터'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우선 한 연구실 안의 각기 다른 우리에 쥐 A, B를 넣고 가까운 거리의 뇌파 연결을 시도했다. 쥐들은 각자 운동능력을 관장하는 대뇌피질 부분에 전극을 꽂아 뇌파를 전기적 신호로 바꾸게 한 후 서로 연결시켰다.
A는 우리에 설치된 전등에 불이 들어오면 레버를 누르도록 훈련시켰다. 제대로 된 행동을 하면 그 보상으로 물을 마실 수 있게 했다. A가 보상을 받았을 때의 뇌파 정보는 전선을 타고 B에게 전달된다. B 역시 보상을 받기 위해 A로부터 받은 정보를 활용해 레버를 누르게 된다. 이같은 뇌파 전달 성공률은 약 70%에 달했다.
소통은 쌍방향으로 진행됐다. 정보를 전달받는 B가 제대로 행동하지못하면 A가 보상을 못받도록 했더니 나중에는 A가 더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게 된 것이다.
연구진은 다음 단계로 원거리 통신을 시도했다. 인터넷을 통해 남미와 북미 대륙에 있는 쥐들을 서로 연결한 것이다.
논문 주요저자인 미구엘 패이스비에리라 박사는 "인터넷상의 신호 노이즈와 지연 현상에도 불구하고 두 쥐들은 잘 소통했다"며 "앞으로 서로 다른 지역에 있는 동물들의 뇌를 연결, 운용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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