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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전 씨의 이른바 “조선민족의 토템시”에 대한 문헌 및 고고학적 고증 (1) 김관웅

[중국조선족문화통신] | 발행시간: 2009.08.13일 11:30
김관웅

1. 들어가는 말

“조선민족의 토템물”을 소재를 하여 쓴 시라야 “조선민족의 토템시”라고 할 수 있으며 “조선민족의 토템”이 아닌 자연대상물을 소재로 하여 쓴 시는 토템시라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남영전 씨의 42수의 이른바 “토템시”들에서 소재로 이용한 자연대상물이 “조선민족의 토템”이였는가를 문헌 및 고고학적으로 고증하여 그 진위를 밝혀내는 것은 필수적인 작업이다. 이는 남영전 씨의 토템시 연구에서 반드시 선행시켜야 할 자연스러운 순서이다.

조선민족의 선인(先人)들도 원시시대에 자연숭배, 자연신앙 그리고 그것과 련관되어 있는 많은 자연신을 신앙하여 왔으며 따라서 이런 자연신들속에는 많은 토템숭배나 토템신앙의 대상들인 토템신들도 많이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그러나 이러한 수많은 자연신들 속에서 토템신들을 가려낸다는 것은 그리 쉽지만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의 민간문학연구가이며 신화학자인 김렬규(金烈圭) 교수는 다음과 같이 지적한바 있다.



“… 달리 또 계산(鷄神) ․ 웅신(熊神) ․ 용신(龍神) 등 동물신이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 신이 동물자체의 신격화인지 안면 동물의 수호령(守護靈)인지를 엄격히 가리기 힘들다. 혁거세신화의 천마(天馬) ․ 동명왕신화의 비둘기들은 이를 동물신에 준한 존재로 이해하여야 할 것 같다. 다만, 이들과 관련되여 많은 토테미즘의 논의가 있기는 하나, 워낙 토테미즘 개념이 환상적인 만큼 다양하다는 장벽이 있는 데다 그 가운데 어느 기준을 채용한다고 해도 연역의 필연성이나 귀납의 개연성이 인정될 만큼 주어진 기록들의 기술(記述)이 분명치 못하다는 장벽이 있어 토테미즘 논의는 쉽게 이루어질 것 같지 않다.” ( 김열규 저 『한국 문화와 역사를 위한 신화론-한 그루 우주나무와 신화』, 한국학술정보, 2003년, 135쪽)

한국 상고시대나 고대 사회에 있어서의 동물신을 위수로 한 수많은 자연신들 속에서 토템신만을 골라낸다는 것은 그리 쉽지만은 않지만 명확한 기록이 있는 것들만을 먼저 골라내고 토템신이라는 명확한 기록이 없는 것들은 따로 분류함으로써 남영전 씨의 이른바 “조선민족의 토템시”의 진면목을 밝혀보려고 한다.

남영전 씨의 42수의 “조선민족의 토템시”들에 대한 문헌 및 고고학적인 고증은 본인의 시야에 들어올 수 있는 문헌이나 고고학적인 재료에만 의존했음을 먼저 성명하며 남영전 씨, 박문희 씨, 한춘 씨를 포함한 많은 석학들의 기탄없는 반박, 비판, 지적과 보완을 모두 진심으로 환영한다.

2. 곰에 대한 고증

남영전 씨의 “조선민족의 토템시”에서 흔히 대표작으로 꼽히는 것은 「곰」이다.

산악 같은 그림자를 끄을고

엉기정

엉기정

엉기정

가시넝쿨 우거진 심산밀림 지나

갈대버들 음침한 벌방늪을 지나

긴긴 세월 엉기정기 걸어오다가

컴컴하고 적막한 동굴 속엔 왜 들었수?

쓰고 떫은 약쑥 신물 나게 맛보고

맵고 알알한 마늘 몸서리나게 씹을제

별을 눈으로

달을 볼로

이슬을 피로 받아

아리땁고 날씬한 웅녀로 변해

이 세상 인간들의 시조모 되었니라

도도한 물줄기 현금삼아 틍기고

망망한 태백산 신방 삼아서

신단수 그늘 밑에 천신 모셔 합환하여

수림속, 들판, 해변가에서

오롱이 조롱이 아들딸 길렀네

사냥질, 고기잡이, 길쌈하면서

춤 절로 노래 절로 웃음도 절로

그때부터 세상은 일월처럼 환하고

금수강산 어디나 흥성했어라

끓는 피와 답즘을 젖으로

무던한 성미와 도량을 풍채로

끈질긴 의지와 강기를 뼈대로

날카론 발톱마다 도끼와 활촉 삼아

인간의 초행길 떳떳이 헤쳤나니

한숨도 구걸도 없이

길 아닌 길을 찾아

첩첩 천험도 꿰뚫어 나갔더라

해와 달을 휘여잡는 자유혼으로

신단수 아래서 장고소리 울리던

시조모 시조모여

엉기정 엉기정 엉기정

산악은 그림자 끄을고

태고의 전설

백의의 영혼을 더듬어

오늘도 내일도

엉기정

엉기정

엉기정

1987.4-5(남영전 『백학』, 민족출판사, 1992년, 9-11쪽)

이 시에서 등장하는 “곰”이란 이 동물형상은 조선민족의 고전인 일연의 『삼국유사』중의 단군신화를 소재로 하여 창작했으며 ,곰은 분명히 고조선의 건국주인 단군의 생모로 등장하는바 고조선 부족과 혈연적인 관계를 갖고 있다고 기록되였다.

고조선만이 아니라 고조선 문화의 창조주체로 추정되는 예족, 맥족과 친근한 관계를 갖고 있는 동북아세아 만퉁구스와 시베리아의 여러 민족의 신화, 전설, 민담에서도 곰이 녀신으로, 조상신으로 신앙되였던 토테미즘의 증거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남영전 씨의「곰」을 토템시라고 하는 것은 증거가 있는 것이다. 다만 곰은 고조선 시대의 토템이었지만 그것이 민족토템으로 이어져 내려왔다는 증거는 별로 없다. 4340년 전의 고조선 시대에 조선민족이 형성되었다고 볼 수는 없겠으나, 적어도 삼국시대 초까지 곰토템 숭배의 유풍(遺風)이 널리 이어지고 있었음은 백제초기의 상황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지금 충청남도에 있는 금강(錦江)과 공주(公州)는 각각 백제시대의 곰강(즉 熊川)과 곰나루(熊津)에서 유래했다. 곰나루은 지금도 지명이 남아있는데, “곰나루전설”에는 인간세상의 총각과 암콤과의 결혼이 그 기본 이야기줄거리로 되었으며, 이와 거의 같은 전설은 오른촌족 같은 만퉁구스 제민족의 민간문학에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충남부여 구아리에서 출토된 토제 곰도 역시 백제시대에 곰토템 숭배의 유풍이 잔존해 있었을 증명해준다.

이로부터 곰은 조선민족의 씨족, 부족, 부족국가 시대에서의 일부 씨족이나 부족들의 토템신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남영전 씨의 시 「곰」은 토템을 소재로 한 조선민족의 토템시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조선민족의 문화에서 곰은 중국 한족의 문화에서 룡처럼 민족적인 토템으로 승화되어 지금까지 전해 전해지지는 못했다.

3. “神檀樹: 考

남영전 씨의 시 「신단수」((남영전 『백학』, 민족출판사, 1992년, 6-8쪽)는 고조선의 단군신화에서 나오는 신단수를 소재로 하여 쓴 시다. 시 전문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파아란 하늘 조각조각 받쳐들고

무연한 땅 갈래갈래 갈마쥐고

시베리아 마파람 휘감아 회오리칩니다.

회오리칩니다.

회오리칩니다.

천국의 사닥다리

지상의 푸른 기둥

대지의 배꼽과 북두성 이어놓고

해와 달을 간 아지에 꿰여

광막한 우주에서

지성을 깨칩니다

지혜를 부릅니다

먹장구름 몰아내고

덧쌓인 세상 먼지 가시며

땅속의 정기 하늘로 올려 회오리칩니다.

회오리칩니다

회오리칩니다

잎새마다 넓은 지역

가지마다 높은 공간

무연한 록음 뭉게뭉게 펼치면서

환생의 힘을 부릅니다

부활의 넋을 부릅니다

만물의 령험과 정수를 모아

세상의 패기와 의지를 모아

의젓하게 영준한 신으로 화해

아릿다운 웅녀와 인연 맺었습니다.

하여

무인지경에 밥 짓는 연기 오르고

명산대천에 노래가락 울렸습니다.

수렵하는 사나이들

직포하는 아기씨들

정 좋고 힘 좋고 섭리도 깨쳐

아늑한 인간 낙원 펼치였습니다.

신비론 신단수

천년간들 만년간들

칼바람에 찍히랴

불갈기에 먹히우랴

물사태에 쓰러지랴

눈보라에서 죽으랴

그 언제나 언제나

창천을 떠이고

대지를 거머쥐고

떳떳이

떳떳이

솟았습니다

1988.1

신단수는 기능주의 神話學의 리론으로 분석을 한다면 단군신화에서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천제(天梯) 구실을 하는데 신화학에서는 이를 우주나무(宇宙木)이라고 한다. 우주나무로서의 신단수는 솟아있는 상태는 형태상 지상에서 천성을 향해 높이 솟았기 때문에 지상의 온갖 소원을 천상의 신들에게 전하는 매개채로서 상징성을 지닌다. 단군신화에서 천제의 아들인 환웅이 지상으로 내려올 때 태백산 꼭대기의 신령스러운 박달나무 - 신단수를 타고 내린다. 여기서 신단수는 하늘신이 지상으로 내려올 때 리용하는 사닥다리나 통로(通路) 같은 기능을 갖고 있다.

후세의 조선민속에서의 솟대나 만주족의 신간(神竿) 같은 것도 이러한 우주나무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였기에 신앙의 대상은 되었다. 하지만 그것을 토템으로 신앙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토템으로 숭배하지 않았다.

고조선인들이 곰도 토템으로 신단수도 토템으로 신앙했다는 증거는 더욱 찾을 수 없다. 그러므로 신단수를 자연신으로서의 수목신(樹木神)으로 인정할 수는 있지만 고조선의 토템신으로 인정하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

2007.9.21 연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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