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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전 씨의 이른바 “조선민족의 토템시”에 대한 문헌 및 고고학적 고증 (3) 김관웅

[중국조선족문화통신] | 발행시간: 2009.08.13일 11:33
김관웅



7. “까마귀” 考

남영전 씨의 시「까마귀」((남영전 『백학』, 민족출판사, 1992년, 37-38쪽)의 전문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날씬한 몸맵시 밤에다 맡겼습니다

어예쁜 옷차림 밤에다 맡겼습니다

구성진 목소리 밤에다 맡겼습니다

세인들의 경모와 찬탄을 죄다

밤에다 맡겼습니다

가장 잔혹하고 가장 무자비한

밤에다 맡겼습니다

하건만

눈물 없이 락심 없이 실망도 없이

밤을 꾸짖지 않습니다

가슴 아픈 시연과 문득 깨달음은 다만

반짝이는 눈동자가 되었습니다

경계하는 목소리가 되었습니다

침침한 밤

림해와 황야에 날아올라

사람 사는 마을가를 날아예며

이상스러운 징조를 우짖습니다

야수들의 주검을 우짖습니다

재앙을 물리치자 우짖습니다

소식을 전하느라 우짖습니다

숨은 사정 사라지면 곧

시름없이 나무우에 되돌아갑니다

욕하지 마시라

죽이지 마시라

그에게 높다란 막대기 세워주고

그에게 쌀알을 뿌려주고

그에게 마실 술 주고

그에게 고기를 주고

그에게 향불 올려 숭경하시라

그는 인축 위해 순시하는 신령입니다

그는 밤에 경보를 알려주는 신령입니다

1991.10

까마귀는 조선민족과 만 - 퉁구스 제민족의 민간문학이나 민속에서 아주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신령스러운 새이다. 고구려의 고분벽화에는 해속에 세발 달린 까마귀-삼족오(三足烏)가 아주 유명하다. 『삼국사기』에는 까마귀가 국가를 상징하는 대목이 있는데, 고구려의 대무신왕은 북부여와 한창 전쟁을 벌리고 있는 중이었다. 어느 날 북부여의 대소왕이 머리하나에 몸이 둘이 달린 붉은 까마귀를 얻었다. 이것은 본 북부여의 신하가 “까마뀌가 검은 색인데, 붉은 색으로 변하였고, 머리 하나에 몸이 둘이니, 아것은 두 나라가 합병될 징조이므로 왕께서 고구려를 정복하겠습니다.”고 말했다. 이를 받아본 고구려왕은 오히려 기뻐했다. “검정색은 북방의 빛인데, 남방의 빛인 붉은색으로 되었다. 붉은 까마귀는 상서로운 것이다”(『삼국사기』 권14 고구려본기 대무신왕)여기사 붉은 까마귀는 곧 고구려를 상징한다.『삼국유사』에는 그 이름이 까마귀를 뜻하는 연오랑(延烏郞)과 세오녀(細烏女)부부의 신화가 전해지고 있는데, 이는 까마귀와 태양숭배와 달숭배 사이의 깊은 련관성을 시사해준다. 그리고 신라의 사금갑(射琴匣)의 전설도 신(神)의 사자로서의 까마귀의 신령성 및 까마귀숭배의 신라민속을 잘 보여준다. 까마귀는 하늘과 땅, 땅과 저승 사이를 이어주는 사자의 역할을 하고 있고 우주조(宇宙鳥)라고 할 수 있다.

조선민족과 만족을 비롯한 만-퉁구스 제 민족들이 까마귀를 아주 중요한 자연신으로 숭배하거나 신앙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설사 이렇다고 하더라도 까마귀가 조선민족의 어느 씨족이나 부족이나 부락련맹의 토템이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

그리고 더구나 까마귀가 “조선민족의 토템”으로 된 적은 없었다고 단정할 수 있다.

8. “범” 考

남영전 씨의 시「범」((남영전 『백학』, 민족출판사, 1992년, 20-21쪽)의 전문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독버섯의 향취 매콤한 수림속

수리개의 피발톱 비릿한 청바위굽에

시퍼런 두 눈알

불여우 간교한 얼림수도

승냥이 어리석은 둔갑질도

속속히 조명하는

환한 대낮

캄캄한 오밤

속세의 음향 뚫어지게 통찰하고

불의와 사악을 원쑤로

분노하노라

고함치노라

너절하고 어리석음이 꼴사나와

뒤쫓노라 덮치노라 물어뜯노라

잔뼈 하나 남기잖고……

선량한 은총을 베풀려

숲속에 숨고 동굴에 들기도 한다

탐욕스런 무리 쫓아버리고

경사로운 인연 맺어주고도

자취없이 소리도 없이

고요속에 묵묵히

산중으로 돌아간다

산속에서 산 지키고

산을 아끼는

산중지왕 산중신령

피와 살 풍우에 썩더라도

골격은 하냥 꿋꿋해

그 위풍 름름하고

그 기세 도도하다

독버섯의 향취 매콤한 수림속

수리개의 피발톱 비릿한 청바위굽에







새파란 한 쌍의 눈길이여.

범은 단군신화에서부터 조선민족의 신화, 전설, 민담 등에 자주 등장하는 동물형상이다. 단군신화의 범은 곰과 함께 사람이 되고자 원했으나 조급하여 금기를 지키지 못하고 실패했다. 이를 부족 토템으로 보아 범 부족이 곰 부족에게 패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중국의 사서의 기록에 의하면 예족은 범의 사당을 지어 범을 제사지냈다는 기록이 있다. 이를 토템숭배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토템일 가능성은 십분 있다.

조선조의 『오주연문장전산고』의 기록에 의하면 조선조시기에 조선반도의 일부 지역들에서는 범을 산군(山君)이라고 하여 무당들이 도당제를 올렸다고 한다. 이리하여 범숭배 신앙은 산악숭배사상과 융합되여 山神 또는 山神의 死者를 상징하게 되었다. 이는 조선반도 지방 도처에서 신봉하는 山神을 모신 산신당의 산신도(山神圖)에 나타나 있다. 한국의 여러 지방들에서 필자는 이런 산신도를 직접 산신당에서 본적 있다. 이와 같이 범은 조선민족의 신수(神獸)로 받들어진 것은 오래며 이런 범 신앙은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이를테면 1988년 24차 서울 올림픽 때 한국에서 상징물로 호돌이, 즉 새끼 범을 정한 것으로부터 알 수 있다,

범은 조선민족의 선사시대에 어느 씨족이나 부족이 토템으로 숭배했을 가능성이 십분 많으나 후에 와서는 오래 동안 자연신, 즉 산신 혹의 산신의 사자로 신앙되었으나 결코 “조선민족의 토템”으로 승화된 적은 없다.

9. “장닭” 考

남영전 씨의 시「장닭」((남영전 『백학』, 민족출판사, 1992년, 35-36쪽)의 전문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어미 품속 받아안은 소망에

스스로의 생의 목마름에

꽈악 닫힌 요람을

흐리터분 숨막힘을

단단하게 갇힘을

쪼아냅니다

자유의 꿈을

솟는 해 떠올리며

온세상을 흔들며

홰를 칩니다

귀신이 물러가는 때

밤의 장막을 제치는 때

부드러운 털 강포를 비웃고

눈부신 날개

몽매를 가시고

사나이 성미 나약함을 다잡아

볏의 불길 얼음도 녹이고

볏의 빛발 어둠도 밝히여

광막한 우주 소생합니다

왕성한 생명이 태여납니다

홰를 칩니다

힘찬 목으로

뜨거운 피로

우렁찬 목청으로

날마다 날마다

세세대대로

머얼리 아스라한 바다가에서

으슥하니 우거진 수림속에서

사람이 사는 곳 어디라없이

지지 않는 태양을

붉게 타는 태양을

머리 우에 떠이고 홰를 칩니다

어둠 빛이 가시지 않는 한

혼돈이 가시지 않는 한

쪼애냅시다

홰를 칩시다

1991.5

닭은 울음으로 새벽을 알리는 태양빛의 도래를 예고하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닭은 태양의 새이다. 태양을 숭배하는 조선민족의 선민들이 태양의 새 닭을 아주 중요한 자연신으로 숭배하게 된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다.

닭은 태양관련 상징성은 그 자체 속에 신성성을 함축시키고 있다. 그,리하야 닭은 신성한 새로 구체화 된다. 신리의 심알지도 닭이우는 수풀속에서 태여났다고 하닌 달과 련관되고 신라의 박혁거세의 부인 알영은 계룡(鷄龍) 낳았다고 하니 닭과 사람사이에는 혈연적인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고대 신라인들의 원시적 신앙의 일단을 보아낼 수 있다. 그래서 신라는 숫제 계림(鷄林)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는 게 아닌가.

닭은 조선민족의 상고시대나 고대에 조선민족의 어느 씨족이나 부족의 토템이었을 가능성이 십분 많으나 민족적인 토템으로는 승화되지 못했다.

10. “황소” 考

남영전 씨의 시「황소」((남영전 『백학』, 민족출판사, 1992년, 24-26쪽)의 전문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묵묵히, 묵묵히 걸어갑니다

솔 내음이 흐르는 공간에서

도두룩한 언덕뿐인 고장에서

그 맑은 눈동자 번쩍 뜬 순간부터

사색이 없어서랴 기개가 없어서랴

커다란 위속에다 온갖 어둠 삭이며

아스라이 머나먼 길 떠났습니다

하늘은 창창하고

물은 망망한데

그는 자그마한 섬의 밑받침

그는 이 땅이 뻗어가는 시조입니다

그의 흔들림은 땅의 진동이고

그의 숨결은 땅의 호흡입니다

그는 꿈에도 한사코

땅을 그립니다

물은 망망하고

땅은 광막한데

그는 쓸쓸한 황야의 희망이고

그는 희망이 무르익을 징조입니다

돌밭과 더불어

눈얼음과 더불어

가시밭과 더불어

진흙탕과 더불어

땀과 피와 눈물을 흘리면서

움직이는 골짜기를 싣습니다

눈부신 빛발을 싣습니다

밤낮없이

언제나 가고갑니다

춘하추동

언제나 가고갑니다

가시길, 벼랑길도 아랑곳없이

운명의 파란곡절 탓함이 없이

풀포기만 있으면 씹어삼키며

그보다 더 큰 욕망 없답니다

하건만

겨레붙이 살해된 곳이면

피자국이 진작 들풀에 잠겼어도

눈에는 대뜸 피발이 서고

굽을 차며 사납게 영각합니다

분노한 웨침

격노한 웨침

구슬픈 심혼을

불쌍한 령혼을

다시금 불러 깨웁니다

묵묵히

묵묵히

걸어갑니다

넘어지지 않는한

숨이 붙어있는한

아스라이 머나먼 길

가고갑니다.

“아버지 없어서는 살아도 소 없어서는 못 산다”는 속담처럼 농경사회에 일찍 진입했고 또 그것도 도작문화권에 속한 조선민족에게 있어서 소는 그야말로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존재였다. 육축가운데서도 소는 조선족에게 있어서는 으뜸 가는 존재였다. 그래서 조선민족은 소를 생구(生口)라고 불렀고 실제로 한 지붕 아래에서 살았다. 소를 생구라 함은 그만큼 소를 소중하게 여겼다는 뜻이다. 농사에서 없어서는 안 될 가축이자, 재산의 중요한 일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비록 소가 조선민족의 생활에서 지극히 중요한 위치에 있기는 했지만 소를 토템으로 숭배했다는 문헌적이나 고고학적인 증거는 없다.

그러므로 남영전 씨의 시「황소」를 “조선민족의 토템시”라고 할 수 없다.



11. “羊” 考

남영전 씨의 시「양」((남영전 『백학』, 민족출판사, 1992년, 27-28쪽)의 전문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피여오른 향불연기

흰 구름의 정갈함

그리고 경건한 기도가

하아얗게 새하얗게

차림새와 마음으로 엉켰습니다

잡초가 광야에 우거직

돌부리 황산에 웅크려도

아득히 머나먼 하늘밖의 하늘에서

큼직한 곡식이삭 물어와

마른 땅에 싹이 터 푸르른 강이 되고

굶주린자 푸짐하게 밥사발을 들었건만

제만은 낟알과 인연이 없어

저물녘 풀들이 서식하는 그 곳에

저홀로 바장입니다

풍설은 드러난 등어리 후려치고

얼음은 떨리는 몸뚱이 묻으려는데

따스한 제몸의 털옷으로

차디찬 세상에다 봉헌해

헐벗은자 몸을 감쌀 옷이 생기고

체류자는 먼길 떠날 노래 생겨도

제만은 몸 둘 곳 찾지도 않고

차디찬 밤 별들이 사학하는 그 곳에

저홀로 사색합니다

줄 정은 죄다 주었건만

봉헌할건 죄다 바쳤건만

마감에는

사람들의 혼암한 죄 대신해

사람들의 불선한 악 대신해

쫓겨갑니다

황막한 들판으로

눈 쌓인 골짜기로

더더욱

위엄스런 제단 앞에 죽음을 당합니다

기도하는 아침녘에 죽음을 당합니다

양, 양, 양

하아얀 차림새와 마음으로

구슬프게 웁니다.

양은 조선민족의 신화, 전설, 민담에 별로 등장하지 않는 형상이다. 그것은 아마도 조선민족의 문화가 양을 치는 유목문화와는 별로 인연이 없었기 때문이리라. 이는 유목문화와 많은 련관성을 가진 서양문화권의 상징계통에서 양이 차지하는 비중과는 아주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특히 기독교문화에서 그리스도의 보살핌을 받는 사람들이 목자가 돌보는 양떼에 비유되고 있다.

그러므로 남영전 씨의 시「양」을 “조선민족의 토템시”라고 할 수 없다.

2007년 9월 24일 연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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