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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전 씨의 이른바 “조선민족의 토템시”에 대한 문헌 및 고고학적 고증 (4) 김관웅

[중국조선족문화통신] | 발행시간: 2009.08.13일 11:34
김관웅



12. “거북” 考

남영전 씨의 시「거북」((남영전 『백학』, 민족출판사, 1992년, 29-31쪽)의 전문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바다를 집으로

륙지를 집으로

한뉘 시원함과 따사로움

꿈꾸어왔건만

탁류의 충격과

모래불 사장속에

날마다 해마다

괴로움도 쓰라림도 답답함도

속시원히 터놓을 곳 없어라

행여나 돛대에 별무리 걸고

행여나 돛폭에 금노을 펼치려니

천만년 바래여

눈동자 수정알로 벼려우고

등허린 철갑으로 굳어졌어라

수정눈 까닭인가

철갑등 까닭인가

매발톱, 짐승발도 어림없어라

칼끝도 활촉도 튕겨나와라

화약의 불길도 어찌지 못해라

모래톱, 수풀속에

깨뜨릴수 없고

태울수 없는 넋

해적들이 침노할제

그대 등에선

무수한 칼날 곤두섰더라

그대 입에선

사나운 불구름 내뿜었어라

쳐오는자

뒤엎어 쳐박아 파묻어버렸더라

바다를 집으로

륙지를 집으로

살고푸지만

구름안개 가시고

물파도 잦아들젠

외로이 흐느껴운다

바다밑이나

모래불에서

운명의 막고비엔

고달픈 몸 끄을고

쓰러지는 성곽 바쳐주누나

우람진 비석 업어주누나

다만 몸으로

무언의 말로

끝없는 명상에 잠겨

깊은 사색 굴리며.

거북은 조선민족의 상징계통 속에서 神의 使者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를테면 조선민족의 신화에서 흔히 神의 使者로서 신의 뜻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三國遺事』권2, 紀異二 駕洛國記의 기록에 따르면 거북은 신성한 군주의 출현을 촉구하는 백성의 뜻을 신에게 전달하는 매개자였다. 『三國史記』권13, 高句麗本紀 東明王에 의하면 주몽이 금와왕 군사들의 추격을 피해 남쪽으로 갈 때에 다리를 놓은 자라도 이와 비슷한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 한국의 무속이나 민속에서 거북은 그 등딱지를 태워 앞날의 일을 미리 점쳐 주는 동물로 인식되었다. 이것이 바로 龜卜점이다.

거북은 이처럼 신령스러운 동물로 생각해왔으나 조선민족의 어느 씨족이나 부족이 토템으로 숭배했다는 문헌적인 기록이나 고고학적인 증거는 없다.

그러므로 남영전 씨의 시「거북」을 “조선민족의 토템시”라고 할 수 없다.

13. “白鳥” 考

남영전 씨의 시「백조」((남영전 『백학』, 민족출판사, 1992년, 32-34쪽)의 전문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식솔 데리고

부락 데리고

어렴풋한 풍경 데리고

평생 불안한 운명 데리고

이사갑니다

이사갑니다

이사갑니다

애오라지 북국의

눈채찍 바람채찍 와락 몰려와

그들의 보금자리 묻어버리고

그들의 식량조차 빼앗아가며

욕질하고 매질하고 내쫓기에

단꿈을 기르던 요람을 떠나

발떼기 서운한 호수를 떠나

고향에 고이는 눈물을 떠나

이사를 갑니다

바람이 길이 되고

별이 리정표 되고

번개가 길동무 되어

끝없는 창망한 밤에

하늘밖에 하늘에

기대를 걸고

애오라지 남국의

불혀바닥 비혀바닥 왈칵 달려와

그들을 태우며 삶으며

그들을 막으며 절구며

집에도 갈수 없게 하거늘

하는수없이 다시금

크나큰 기대 품던 그 땅을 떠나

저으기 기쁨 주던 그 땅을 떠나

또다른 고향 떠나

이사를 갑니다

눈물 머금고 한을 품고

구슬픈 그 몸을 이끌어

끊임없이 이사갑니다

쉬임없이 오고갑니다

끝끝내 몸 붙일 곳 찾지 못했건만

목숨이 붙어있는한

날개를 퍼덕일수 있는한

영원한 온기 찾으려고

따스한 영원 지키려고

이사갑니다

이사갑니다

이사갑니다.

백조는 서양의 신화, 전설, 민담, 동화에서 아주 빈번하게 등장하는 중요한 물새이기는 하지만 조선민족의 설화에서는 그리 자주 등장하지 않는다. 조선민족과 혈연적인 관계를 갖고 있는 부여라는 부족이 물새를 족명(族名)으로 삼았다고는 하나 그 물새가 백조인지 기러기인지 학인지는 분명히 분별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남영전 씨의 시「백조」를 “조선민족의 토템시”라고 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

14. “물” 考

남영전 씨의 시「물」((남영전 『백학』, 민족출판사, 1992년, 12-14쪽)의 전문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보이다가도 안보이고 크다가도 작은 신령

물은 어디라 없이 다 있어도

날개 없고 발이 없고

형색조차 없습니다

없는 날개 가장 큰 날개이고

없는 발이 가장 큰 발입니다

없는 형상 가장 자유로운 형상이고

없는 빛깔 가장 현란한 빛깔입니다

대지우에 모래밭에 크나큰 사막에

하늘우에 산마루에 깊다란 협곡에

안개 되고 구름 되고

비가 되고 눈이 되고

냇물 되고 강이 되고

호수 되고 바다 되고

뿌리에 줄기에 잎속에

꽃과 열매에 파고들어

인간과 자연을 낳아 기르는

인간의 시원입니다

만상의 시원입니다

물은 가장 온화합니다

물은 가장 흉맹합니다

수양버들 봄바람에 흐느적이듯

호수우에 새들이 지저귀듯

물은 마냥 부드러워도

독을 쓰면

사나운 맹수도 당해 못내고

타오르는 령화도 못당합니다.

부드러운 음기로 사나운 양기로

마른 가지 움터나고

여린 가지 억세 지고

벼랑도 무너지고

메부리도 깎입니다

생령의 명멸도

대지의 부침도

손안에 꽈악 거머쥐고 있습니다

물의 신비 물의 신성

눈부시게 무궁무진 퍼져갑다

사람은 물 우에 가고

고기는 물 속에 놀아

물우이나 물밑이나 생명의 락원

하여

물거품도 정액인듯 떠벋들리고

우물속 달조차 룡의 알로 보이고

물할미는 약수의 신으로 불리웁니다

하여

녀인들은 아들 잉태 물에다 빌고

풍요함을 기원하여 물에다 빌고

무병장수 기원하여 물에 빕니다

인류와 더불어 물의 신화 살아있고

하늘과 더불어 물의 위엄 공존합니다

물, 물, 물,

모든 생명 모든 령혼의

온갖 문을 여닫는 신령입니다

1991.6

조선민족의 신화에서 물은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테면 고구려와 신라 그리고 고려의 국모(國母)들은 모두 물에서 태여나서 높이 섬겨졌다. 고구려의 국모격인 柳花는 水神 河伯의 딸이요, 신라의 국모는 우물에서 태여나지 않았던가. 天神과 地母神을 겸한 水神의 결합으로 흔히 나라가 형성되는 되는 것이다. 이리하여 조선민족신화의 “天父地母”의 큰 틀이 형성되는 것이다.

산에 산신령이 있어 치성을 받았듯이 물에는 물할미가 있어서 믿음으로 받아들여졌다. 고구려에서는 “水神祭”라고 일컬어지는 나라의 큰 굿이 있었거니와, 굿을 올릴 때면 온 나라 사람이 어울려 그 水神을 강가에 모셔서 큰 잔치를 베풀었다고 전해져 있다.

다 같은 물신앙이라고 해도 민속에서는 강물보다 우물이나 샘터를 두고 더 많은, 더 진한 믿음이 바쳐져왔다. 우물신앙의 사례는 신라 국초의 박혁거세왕의 전설에까지 소급된다. 혁거세왕은 나정(羅井)이라는 우물곁에서 태여났지만 그의 왕비는 아예 알영정(閼英井)이란 우물에서 태여났다고 해서 閼英이라고 한다. 알영은 또 鷄龍과 출산한 것으로 되었으니 태양새인 닭과도 혈연적인 관계가 있는 셈이다.

사실 물에 대한 숭배는 전 인류적이고 물과 유명한 녀성의 탄생을 련과짓는 것은 전 인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고대 그리스의 신화중의 중요한 녀신 아프로티테는 바다의 거품에서 탄생했다고 하니 역시 물과 밀접한 련관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천고의 영웅 아킬레우슬 낳은 테티스도 바다의 녀신이 아니던가.

이런 의미에서 물은 어쩌면 카를 융이 말한 것처럼 전 인류의 원형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런 전 인류적인 원형이 어는 특정한 씨족이나 부족 혹은 민족의 토템으로 되지 못한다는 법은 없다. 그러나 조선민족이 선인들이 물을 자기의 씨족이나 부족 또는 민족적인 토템으로 숭배했다는 증거는 아직까지는 찾을 수 없다. 물은 조선민족에게 있어서 어디까지나 자연신으로 숭배되였거나 신앙되여 온것 같다.

그러므로 남영전 씨의 시「물」을 “조선민족의 토템시”라고 하는데는 무리가 따른다.

15. “山” 考

남영전 씨의 시「산」((남영전 『圓融』, 료녕민족출판사, 2003년, 51-52쪽)의 전문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因愚昧 因混沌

被擠出 被壓出

巨大之筋肉

巨大之肉塊

巨大之血流

卽便被遺棄

卽便赤身裸體

卽便傷痕累累

卽便殘缺不全

却以不屈之信念

却以博大之氣魄









以自身之血

以自身之血

以自身之精氣

以自身之臂膀

擁抱一切能爬能走能飛之精靈

養育一切能吟能歌能舞之靈魂

冷寞的世界

因之而充滿生機

因之而走進和諧

崇敬山

膜拜山

山之沈黙爲最深沈之沈黙

山之胸襟爲最寬廣之胸襟

山之品格爲最高尙之品格

山爲生靈永恒之歸宿



山 山

1994.9

한국의 신화학자이며 민속학자인 김열규 교수는 조선민족의 자연신앙체계속에서의 산의 위상을 다음과 같이 형상적으로 설명한 바 있다.

“산과 물 그리고 나무와 바위는 이 땅의 겨레들이 만들어온 ‘자연신앙’의 4대 요소이다. 그 넷을 이어서 그려질 사각형 속에 이 땅에 자연신앙의 성역이 마련되는 것이다. 그 사각형 중에서도 다시 산과 물을 으뜸으로 쳐야한다.”(김열규 저『한국 문화와 역사를 위한 신화론- 한그루 우주나무와 신화 』, 한국학술정보, 2003년, 263)

산 많은 지역에서 원시문화와 고대문명을 창조한 고조선과 가락 그리고 신라의 국조가 각기 산에 내렸고, 단군과 탈해왕은 산신이 되여 나라를 지켰다. 산은 신이 하강하는 곳이고 또 산은 민족의 발생과 근거라는 상징성을 가진다. 특히 신이 하강하는 산은 신을 모시는 성역으로서 산악숭배의 바탕이 되며 산신의 존재를 파생시킨다.

서양에서도 산은 신이 내리는 곳으로서 산은 천국을 상징하며, 신들이 사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스신화에서 올리포스산은 신들이 사는 곳이고, 성경에서는 “여호와의 집이서 있는 산이 모든 묏부리 위에 우뚝 서고 모든 언덕 위에 드높이 만국이 그리로 물밀듯이 밀려 들더라” (구약 성서 이사야 2)고 하였다. 유태인들의 청년수령 모세도 시내산 정상에서 하나님과 만나서 하나님의 선민이 되지 않았던가.

이런 의미에서 산은 역시 물이나 땅처럼 카를 융이 말한 것처럼 전 인류의 원형이라고 해야 것이다.

물론 이런 전 인류적인 원형이 어는 특정한 씨족이나 부족 혹은 민족의 토템으로 되지 못한다는 법은 없다. 그러나 조선민족이 선인들이 산을 자기의 씨족이나 부족 또는 민족적인 토템으로 숭배했다는 증거는 아직까지는 찾을 수 없다. 물은 조선민족에게 있어서 어디까지나 자연신으로 숭배되였거나 신앙되여 온 것 같다.

그러므로 남영전 씨의 시「산」을 “조선민족의 토템시”라고 하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

16. “토끼” 考

남영전 씨의 시「토끼」((남영전 『圓融』, 료녕민족출판사, 2003년, 79-80쪽)의 전문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總想築個溫馨的窩

却總有惡魔襲擊

一個善良溫順的生靈

被迫逃離

逃離逃離

兩條後腿越逃越長

總想睡個安穩的覺

却總被陰謀警醒

一個不願爭鬪的生靈

被迫逃離

逃離逃離

兩只耳朶越竪越長

日日月月逃離

春夏秋冬逃離

逃得妻離子算

逃得沒有寧日

逃離逃離

最終逃進月宮

一個孤獨迷茫的遊魂

將平生的宿願

將歸鄕的企劃盼

置入石臼

搗啊搗

搗得鄕情綿綿

搗得月色朦朧

2000.1

토끼는 조선 전설이나 민담에서 등장하지만 곰이나 범이나 사슴처럼 중요한 위치에 있는 동물은 아니다. 남영전 씨의 해석과는 달리 조선민족 상징계통에서의 토끼는 “속임수의 명수”, “꾀쟁이”이다. 인도불경설화의 영향으로 생긴 삼국시대의 “구토설화”에서 토끼는 꾀쟁이로 등장하여 조선조의 판소리계소설 『토끼전』에 이르기까지 토기형상은 “속임수의 명수”, “꾀쟁이”이로 일관하고 있다.

조선민족의 설화에서의 월궁에서 약방아를 찧는 토끼의 형상은 중국 仙話인 “姮娥奔月”의 양향으로 생겨난 것으로 사료된다.

한마디로 토끼를 조서민족의 토템으로 칠 수 없으므로 남영전 씨의 시 「토끼」는 “조선민족의 토템시”가 될 수 없다.

2007년 9월 24일 연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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