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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전 씨의 이른바 “조선민족의 토템시”에 대한 문헌 및 고고학적 고증 (2)김관웅

[중국조선족문화통신] | 발행시간: 2009.08.13일 11:31
김관웅

4. “白鶴” 考



남영전 씨의 시 「백학」((남영전 『백학』, 민족출판사, 1992년, 6-8쪽)은 시집의 제목으로 삼은 것으로부터도 작자의 중시정도를 알 수 있다. 시 전문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하얀 학의 깨끗한 얼이 백의넋입니다

백의넋

루루천만년

깊이 묻힌 피비림에 젖었습니다.

숨 막히는 질식속에 몸부림쳤습니다.

묵중한 층암밑에서 터져나왔습니다.

검은 삿갓

흰 두르마기

하야얀 명주

몽땅 태워 재로 남은

천지간의 희고 흰 결정체입니다.

백의넋

신단수 끝초리에서 너울거립니다.

신비로운 천국을 이어놓습니다.

야수가 덮쳐도

보라매 노려도

갈범이 포효해도

겁낼것 없어 너울너울합니다

깊은 골에 홍수 넘치고

적막한 광야에 가물이 타번져도

두렵지 않아 너울너울 합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오연히 고개를 들고 날아옙니다

영원히 구걸을 모르는 자유의 얼입니다

백학의 결백한 깃을 명주치마로

백학의 사품 치는 날음을 춤으로

백학의 굳센 날개를 뼈와 힘줄로

백학의 맑은 눈을 해와 달로

하늘 땅 사이 그 어디나

백의넋이 너울너울합니다.

구름처럼 모였다가 흩어지고

밀물처럼 왔다가 썰물처럼 갑니다

백의넋

눈보라 몰아치는 허허벌판 꿰지릅니다

소나기 쏟아지는 만경창파 헤가릅니다

쇠붙이에 부싯돌 불꽃 일구고

관솔불에 그물질 별무리결던 시절

동족상쟁 죄과를 가시고

독수리발톱을 경계합니다

결백속에 붉은피 방울방울

백두의 빙설속에 스며도

목 놓아 울지 않습니다

돌틈에서 숲속에서

더더욱 많고 많은 백의 넋을 기르웁니다

백의넋

언제나 언제나

강자를 약자로 보고

약자를 강자로 봅니다

세월의 눈비에 덤불길 험하다한들

아슬한 산발 바다속에 잠긴다 한들

한번 메운 화살

또다시 살통에 걷어 넣지 않습니다.

창천이 부릅니다

강산이 부릅니

백의넋

백의넋

백의넋이여!

1987.4-5

백학은 승화, 초월, 창수의 상징으로서 조선민족을 비롯한 동양의 각 민족들 속에서 신성시되여 왔다. 흔히 백학을 호의현상(縞衣玄裳, 흰 저고리와 검은 치마)이라고 일컬으면서 흰색과 검은 색의 배합이 신선함과 고고(孤高)함을 상징하며 백의민족의 상징적 형상으로 내세우기에 아주 적합한 것만은 사실이다. 그리고 조선민족의 선민들은 신라 국초에 신령스러운 닭을 신앙했듯이 각종 새를 좋아하여 새를 토템으로 삼았을 가능성이 십분 많다. 그리고 고구려의 시조모인 류화 부인의 부리가 너무 길어서 세 번 칼로 잘라서야 말을 할 수 있었다고 하는 전설로 보아서 류화 부인이 바로 학이나 두루미 같은 새가 아니였을까 하는 추측도 해보게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문헌상으로나 고고학적으로 백학을 조선민족의 선인들이 토템으로 삼았었다는 명확한 증거는 찾을 수 없다.

그러므로 남영전의 시 「백학」을 “조선민족의 토템시”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5. “사슴” 考



남영전 씨의 시「사슴」((남영전 『백학』, 민족출판사, 1992년, 18-19쪽)의 전문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실안개 감도는 신비로운 천국에

울울창창한 인간세상 밀림에

오르내리고 넘나들어

첩첩림해속에 숨을 젠 빨간 산호

망망백설우에 달리젠 타는 인삼꽃

천국과 항간사이

림해와 백설 속에서

온순한 천사로 지치도록 지치도록

경건한 소망 기도 드리며

풍요한 푸르름 찾기도 하고

각축하는 신으로 날쌔게 달리여

사악한 도깨비 쫓아버리고

아늑한 락토도 이룩해간다



홍산호, 인삼꽃

추락하면 령험한 푸른 넋 받쳐올리고

재생하여 서리치는 위험을 떨친다

생명은 엉키여 가루가 되고

몸체가 찢기면 선혈로 적신다

때문에

그 발굽은 장업한 신당에서 춤추고

두 뿔은 호신칼로 억세게 솟고

울음은 축전의 창구소리 울린다

때문에

대붕의 날개, 신단수 가지와 함께

숭엄한 왕관에도 우거지고

장려한 전당에도 솟아오른다

때문에

움직이는 교량으로

신성한 비석으로

언제나 언제나

림해에 구름에 어둠속에 치솟고

신앙에 소망에 마음속에 깃든다

발자욱소리

오늘도 퐁퐁 뛰는 발자욱소리

깊이 잠든 심금을 울려주고

백두의 뭇별들을 밝힌다

하늘 가득 뭇별을

1987.4-5

조선민족의 신화, 전설, 민담이나 민속 등에서 사슴은 아주 중요한 상징적의미를 갖고 있는 동물형상으로서 증장한다. 이를테면 동명황 전설에서 흰 사슴은 지상과 천상을 매개하는 우주동물로 상징되여 있다. 동명왕이 고구려를 건국하고 나서 이웃나라인 비류국을 합병하려고 할 때 흰 사슴을 해원의 큰 나무에 거꾸로 달아매고 주문을 외우자, 사슴의 울음소리는 밤낮 길게 하늘에 메아리쳤고 결국은 하늘에서 큰비가 쏟아져 비류국이 삽시에 물바다가 되여 비류국은 동명왕에게 투항하게 된다. 오른촌전설에서 대흥안령 제일 높은 정상에서 사는 신령스러운 사슴의 뿔은 하늘까지 뻗어 올라가서 우주나무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데 천신들은 사슴의 뿔을 타고 지상에 내린다고 한다. 바로 이런 까닭에 신라의 왕관은 사슴의 뿔을 모방하여 만든 것이다. 이는 록각숭배와 더불어 왕권의 신성함을 나타내고자 하였던 것으로 풀이를 할 수 있다.

조선민족과 만-퉁구스 제민족의 문화상징 체계 속에서 사슴은 영생과 재생의 상징이기도 한데, 그 원인은 다음과 같다.

“사슴을 대지의 동물로 믿었기 때문이다. 사슴뿔은 나뭇가지의 모양을 하고 있고, 봄에 돋아나 자라면서 딱딱한 각질로 되었다가 이듬해 봄이면 떨어진다. 그리고 다시 뿔이 돋는다. 이러한 순환기능과 나뭇가지 같은 뿔을 머리에 돋게하여 카울수있는 능력을 지닌 동물은 사슴뿐이다. 따라서, 사슴은 대지의 동물로 여겼다고 할 수 있다.”(『한국문화상징사전』, 동서출판사, 1992년, 393쪽)

동서양의 신화를 막론하고 신화중의 가장 중요한 원형 중의 하나는 바로 “죽음과 재생(death and rebirth)"의 원형인데, 서양의 게르만인들이 이 원형을 토끼에게 기탁했다면 조선민족과 만 -퉁구스 여러 민족은 대지의 짐승인 사슴뿔에 부쳤던 것이다.

조선민족이 만-퉁구스 여러 민족과 깊은 문화적련관성이 있음을 감안할 때 사슴은 조선민족의 형성과정에서 어떤 씨족이나 부족의 토템이였을 가능성은 십분 많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존의 문헌으로는 사슴이 조선민족의 선인들의 토템이었다는 명확한 기록이 없다.



6. “白馬” 考

남영전 씨의 시「백마」((남영전 『백학』, 민족출판사, 1992년, 18-19쪽)의 전문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뭉게뭉게 타래치는

매지구름 헤치며

아득한 창천에서

줄달음쳐 내린다

지축을 울리며

살같이 달려

눈부신 번개불 일으키고

황홀한 서기를 실어온다

칡넝쿨 엉킨 수림을 꿰질러

더물 우거진 들판을 달려 한낮의 불 먼지 털고

오밤의 흑장막 찢어

헤빛을 안고

달빛을 안고

발자욱 닿는 곳에 하얀빛 뿌려준

살같이 달려온다

하연 보슴털은 부드런 탄자

넓직한 등허린 편안한 안장

갈망과 숙원 싣고

지성과 신념 싣고

자유의 령지 향해

아름다운 산천과

리상의 언덕 향해

살같이 달려간다

끝없이 씽씽

네 먼저 내 먼저 나래쳐 가는

피로를 모르는 개척자

끓는 피 멎더라도

날개와 발굽 접을줄 모르고

비장한 운명의 호용소린

광막한 우주에

망망한 광야에

메아리친다

메아리친다

메아리친다

1980.1

조선민족의 신화나 전설에서 말은 제왕의 출현의 징표로서 신성시한 동물신으로서 숭배되였다. 이를테면 부여의 금와왕의 탄생담에서 해부루가 탄말이 곤연(鯤淵)에서 큰 돌을 보고 마주서서 눈물을 흘리므로 이상하게 생각한 해부루가 신하를 시켜서 그 돌을 굴리게 했다. 거기서 금와를 발견했다는 기록 역시 초자연적인 세계와 감응하여 제왕의 탄생을 알리는 말의 신성성을 말해 준다. 그리고 신라 벽화중의 천마는 하늘과 교통하는 신성한 령물이고 박혁세의 탄생담에도 나타나는데, 신라의 첫임금 박혁거세는 말이 전해준 알에서 태여난다. 하지만 한국 김렬규 교수의 말처럼 “혁거세신화의 천마(天馬) ․ 동명왕신화의 비둘기들은 이를 동물신에 준한 존재로 이해하여야 할 것 같으며”( 김열규 저 『한국 문화와 역사를 위한 신화론-한 그루 우주나무와 신화』, 한국학술정보, 2003년, 135쪽) 신라인들의 토템이었다고 꼬집어 말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남영전 씨의 시「백마」역시 “조선민족의 토템시”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2007. 9. 21 연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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