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미국과 일본은 요격 준비를 마쳤다. 미국은 “우방(한국과 일본) 보호를 위해”, 일본은 “주권 침해를 막기 위해” 각각 만반의 대비를 끝낸 상태다. 두 나라가 실제로 요격을 한다면 이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 분위기에 반해 발사하는 미사일에 대한 첫 요격 사례로 기록된다.
새뮤얼 로클리어 미군 태평양군(PACOM)사령관은 10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의 미사일에 대한 요격 능력을 미군이 보유하고 있다”면서 “요격 결정은 미사일의 방향과 도달 지점에 근거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내 일각에서는 요격 실패의 경우 따를 부담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미 국방부는 2001년부터 SM-3 미사일을 이용한 요격시험을 30차례 실시해 24번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미사일 요격이 80%의 성공률을 갖고 있지만, 가짜 탄두를 식별하지 못하는 기술적 문제들이 남아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날 미 상원의원들은 언론 인터뷰에서 “요격이 실패할 경우 미국 무기 체계 신뢰성에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본은 북한 미사일이 일본 영토를 넘어갈 경우 주권침해 소지가 있어 상응하는 군 대비 태세를 준비 중이다. 실제 북한의 대포동 1호 미사일이 지난 1998년 일본 상공을 통과해 태평양 해역에 떨어졌을 때도 영공 침해 논란이 있었다. 일본은 동해상 이지스함 2척에 사거리 150∼500㎞의 SM-3 요격 미사일을 장착해 요격준비를 하고 있다. 일본은 북한 미사일이 일본의 영공(영토와 영해의 상공)을 넘으면 요격한다는 방침이다. 단, 무수단 미사일이 영공보다 훨씬 높은 고도로 날아간다는 점에서 ‘요격 준비 태세’가 북한에 대한 경고 성격인지 혹은 실제 요격이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걸 한국국방연구원 박사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다루고 있는 국제법에서도 통상 우주의 개념을 영공 100㎞까지로 보고 있기 때문에 주변국들이 요격할 요건은 된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은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기 전 수도권과 오키나와(沖繩) 주변 등 7곳에 요격 미사일인 패트리엇(PAC-3)을 배치했었다. 일본은 최근 탄도 미사일 방어(BMD) 태세를 갖춘 2척의 새 이지스 전투 시스템과 북한 미사일의 조기 탐지를 위한 ‘X밴드 레이더’를 추가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승배·이화종 기자 bs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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