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사회 > 사건/사고
  • 작게
  • 원본
  • 크게

"칼 들이밀며 성관계"..한국도 부부 강간죄 인정할까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3.04.12일 09:50

한국대법 전원합의체 18일 공개변론



2011년 11월 11일 오후 10시 반. 술에 취해 아내 A 씨(41)와 다투던 강모 씨(45)는 부엌칼을 가져와 A 씨를 찌를 것처럼 위협했다. 그러고 A 씨를 안방으로 데려간 뒤 칼을 옆에 놓아둔 채 강제로 성관계를 맺었다. 이틀 후에도 같은 일이 반복됐다. 술을 마신 강 씨는 부엌칼로 A 씨의 이마와 팔에 상처를 입힌 뒤 칼을 배에 들이대며 위협해 두 차례 강제 성관계를 맺었다. 이 부부는 10년간 결혼생활을 이어왔지만 사건 발생 2, 3년 전부터 급격히 사이가 나빠져 방을 따로 써 왔다.

아내와 강제로 성관계를 맺은 강 씨를 강간 혐의로 처벌할 수 있을까.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8일 오후 2시 대법원 대법정에서 공개변론을 열기로 했다. 하지만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사건인 만큼 TV 또는 인터넷으로 중계방송은 하지 않는다.

1, 2심은 모두 강 씨를 강간죄로 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징역형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민법상 부부는 동거의무가 있고 동거의무는 성생활을 함께할 의무도 포함하고 있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면서도 “법률상 아내가 강간죄의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할 수 없고, 부부 사이라도 폭행·협박 등으로 상대방의 반항을 억압해 강제로 성관계를 할 권리는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판결이 기존의 대법원 판례와 어긋난다는 데 있다.

2009년 2월 대법원은 이혼에 동의해 실질적 부부관계를 인정할 수 없는 상태에서 아내를 성폭행한 남편은 강간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판례를 내놓았다. 하지만 혼인관계가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상태에서 부부간 강간죄를 인정한 적은 없었다. 이에 따라 이번 공개변론은 정상적인 혼인관계를 유지하는 부부 사이에 강간죄가 성립될 수 있는지 처음으로 판단하는 사건이다.

지금까지 법조계에선 부부 강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견해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아내도 헌법의 기본권에 기초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목소리가 커졌다. 다만 부부 강간죄를 인정하면 이혼 및 재산분할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고소를 남발할 우려가 있고, 부부간 신뢰관계를 해칠 것이라는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다.

미국은 1984년 뉴욕 주 항소법원 판결을 시작으로 부부간 성폭행을 인정하는 판결이 확산됐고, 영국은 1991년 최고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유죄로 인정한 바 있다. 프랑스는 1981년 부부 강간죄를 인정한 데다 부부간 강간을 오히려 일반 강간에 비해 형량가중 사유로 분류하고 있다. 유엔인권위원회는 1999년 한국이 부부 강간을 범죄로 인정하지 않는 데 대해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윤성식 대법원 공보관은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건이어서 모두가 함께 고민해 보자는 취지로 이번 공개변론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53%
10대 0%
20대 13%
30대 33%
40대 7%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47%
10대 7%
20대 33%
30대 7%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제5회 아오모리동계아시안게임페막식에서 당시 축업정 장춘시장이 아시아올림픽리사회 곽진정 제1부주석으로부터 대회기를 넘겨받아 동계아시안게임이 본격적인 '장춘사긴'에 진입했다. 제6회 동계아시안게임 시간: 2007년 1월 28일 ~ 2007년 2월 4일 장소: 중국 장춘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장군님 살려주세요" 박철, 23년 피하다 결국 '신내림' 받아 무슨 일?

"장군님 살려주세요" 박철, 23년 피하다 결국 '신내림' 받아 무슨 일?

사진=나남뉴스 배우 박철이 신내림을 받았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져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무속인 전문 채널인 '베짱이엔터테인먼트'에서는 배우 박철이 신병을 호소하며 결국 신을 받는 장면이 공개됐다. 어두운 표정으로 등장한 박철은 "무거운 마음의

"야구 생중계 화면에 덜미" 아이돌 멤버, 데뷔 4주년에 '대참사'

"야구 생중계 화면에 덜미" 아이돌 멤버, 데뷔 4주년에 '대참사'

사진=나남뉴스 그룹 '시크릿넘버' 수담이 실시간 야구 중계 화면에 남성과 함께 있는 장면이 포착되어 결국 사과문을 게재했다. 지난 19일 수담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데뷔 4주년 행복한 날에 놀랐을 팬들에게 미안하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수담은 중계 화면에 함께

"클래스가 다르다" 이다해♥세븐, '600만원 와인 오픈' 결혼기념일 1주년

"클래스가 다르다" 이다해♥세븐, '600만원 와인 오픈' 결혼기념일 1주년

사진=나남뉴스 배우 이다해가 남편 세븐과의 결혼 1주년을 맞아 와인 애호가 면모를 또 한 번 드러냈다. 이날 21일 이다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늦은 기록이지만 해븐 1살 된 날"이라며 세븐과의 특별한 결혼기념일 사진 여러 장을 게시했다. '해븐'이라는 단어는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