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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풍속화 ‘한복 내숭女’에 깔깔 웃다

[기타] | 발행시간: 2013.06.12일 02:00

25세 신인 동양화가 김현정씨, 겉과 속 다른 현대인 해학적 묘사

누리꾼 열광… 전시 이틀만에 ‘완판’


김현정 작가가 1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김현정 내숭이야기’ 전시장에서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내숭을 떠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뒤엔 김 작가가 자신을 모델로 그린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김 작가의 전시 작품 13점은 이틀 만에 모두 판매될 만큼 인기가 높았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동양화’ 속 젊은 여성은 빨간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채 방바닥에 앉아 냄비 라면을 먹고 있다. 젓가락질을 하는 여성의 시선은 방 한편의 루이뷔통 핸드백과 스타벅스 커피에 쏠려 있다. ‘값싼 라면’과 ‘비싼 명품’이 역설적으로 어우러진 이 작품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의 유머 페이지에서 4만2000여 명의 추천을 받는 등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작품은 허영심에 젖은 일부 한국 여성(속칭 ‘김치녀’)을 풍자하는 그림으로 평가받고 있다. 누리꾼들은 라면을 먹으면서까지 돈을 아껴 명품과 고급 커피를 갈구하는 일부 여성의 왜곡된 욕망을 해학적으로 표현했다며 공감했다.

남성들의 공감이 이어지자 일부 여성은 ‘불쾌하다’는 반응도 보였다. 여성 엄모 씨는 “일부 여성의 모습을 두고 마치 한국 여성 전체가 김치녀인 양 몰아가며 욕하지 마라”고 반박했다. 이 그림을 소개한 유머 페이지에는 남녀 간에 논쟁을 벌이는 댓글이 800여 개나 달렸다.

‘아차(我差)/oops’. 김현정 작(2012년).

논란 속의 작품 ‘아차(我差)’를 그린 주인공은 지난해 서울대 동양화과를 수석 졸업한 김현정 작가(25·여). 김 작가는 1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스스로 아’(我·나 아), ‘모자랄 차’(差·어긋날 차)를 제목으로 써서 겉으론 완벽해 보이지만 내면은 결핍돼 있는 현대인의 단면을 표현했다”며 “가장 고상한 옷인 한복을 입고 가장 고상하지 못한 행동을 하는 그림을 통해 인간의 양면성을 해학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작품 속 한복을 입은 여성은 김 작가 자신이다. 그는 “대학생 시절에 앞에선 칭찬하고 뒤에선 욕하는 사람들의 위선을 보고 그림으로 나타내고 싶었다. 그런데 나도 그런 부분이 있다는 걸 깨닫고 나를 모델로 작품을 그리게 됐다”며 웃었다.

김 작가는 한복을 곱게 입은 여성이 빨대 두 개를 젓가락 삼아 맥도날드 감자튀김을 먹거나 쇼핑백을 가득 든 여성이 구두가 벗겨져 당황하는 모습 등 해학을 담은 작품을 주로 그려 왔다. 그는 작품 속 여성을 누드로 먼저 그린 뒤 한지 등을 붙여 한복을 표현하는 콜라주 기법을 통해 여성의 속살이 훤히 들여다보이도록 그린다.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라도 결국 속마음이 다 보인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다”는 설명이다.

김 작가는 6∼13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작가 68명의 합동 전시회 ‘김 과장 전시장 가는 날’ 1부에 ‘김현정 내숭 시리즈’라는 개인 코너를 열었는데 이틀 만에 자신의 작품 13점을 ‘완판’(완전 판매의 준말)하는 기록을 세웠다. 판매 가격은 작품당 40만∼250만 원. 연륜을 높이 사는 미술계에서 25세 여류 동양화가의 완판은 이례적인 일이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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