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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신공격·샤우팅… 품격실종 의원님들, 참 여전하십니다

[기타] | 발행시간: 2013.06.17일 01:34
다시 도마 오른 함량 미달 대정부질문제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지난 13일 마치 금메달리스트처럼 국회 본회의장을 돌았다. 대정부질문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공격한 야당 의원을 큰 소리로 꾸짖은 뒤였다. “크게 한 건 했다”는 득의만만한 표정이었다. 치켜세우는 새누리당 의원들과 악수하느라 의석 사이를 빙빙 도는 사이 본회의장은 시끌벅적했다. 앞서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박 대통령의 6억원 환원’ 약속에 대해 질문하면서 느닷없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인 이름을 물었다. 정홍원 총리가 모른다고 하자 “도대체 아는 게 뭐냐”고 면박을 주었다. 총리를 인신공격한 안 의원에게 민주당 의원들은 “잘했어”라고 소리치며 무리지어 퇴장했다. 사회를 보던 박병석 국회부의장이 마이크를 잡고 “의원들은 품격을 지켜달라”고 주문했다. 여야 의원들은 지난 10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대정부질문에서 편싸움하듯 했다. 민주당이 지난 대선의 국정원 댓글수사 건을 이슈화하고 폭로전을 펴는 데 주력하자, 새누리당은 ‘국정원 매관매직 공작사건’이라며 맞불을 지르고 거듭 물타기를 시도했다. 간혹 정책질의도 있었지만 발언대에 선 의원들 대부분은 원내대표단의 요구에서인지 국정원 사건에 대해 당의 입장을 비슷하게 늘어놓았다. 여당은 정부를 감싸기만 하고 정부 측은 원론적인 답변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

여야 의원들의 ‘샤우팅(고함치기)’은 여전했다. 서로 “웃기고 있네”라며 빈정대거나, “죽은 자식 ○○ 만지기”라는 험한 말도 섞여 나왔다. 비속어도 터져 나왔다. 고함지르기는 원내지도부에서 초재선 의원, 비례대표 의원들에게 직접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무현정부 시절이던 2001년 여야는 ‘노 샤우팅’을 시도했지만 합의안은 며칠도 안 돼 휴지조각이 된 바 있다.

국회의원은 정수가 300명이다. 하지만 그 5분의 1인 60명이 모이지 않아 오전 오후 매번 10분 정도 지각 개의하기가 일쑤다. 국무총리와 장관, 방청인들이 정시에 대기하고 있는데도 의원들이 모이지 않자 지난 4월 의장석에서 기습적으로 출석체크를 하는 일도 벌어졌다. “4∼5년 전만 해도 20∼30분씩 지각 개의하는 게 비일비재했으니 10분 정도는 애교 아니냐”고 국회 관계자는 말했다.

국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본회의 출석사항이 게재된 뒤 그나마 상황이 나아졌다. 그러나 이 또한 형식적이다. 그저 본회의장에 잠시 들르면 출석으로 인정된다. “너무 허술한 것 아니냐. 개의요건을 최소한 100명 선으로 올려야 하지 않나”고 묻자 한 중진 의원은 “의원회관에서 케이블로 볼 수도 있는데 굳이 본회의장 출석을 강요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국회 대정부질문제는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3년 2월 크게 개선됐다. 당시 국회는 ‘일방향성 인기주의 발언’을 줄이고 정책토론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 일문일답 방식을 도입했다. 그럼에도 정쟁적인 대결분위기는 해소되지 않았다. 그간 정권만 바뀌면 대정부질문 무용론, 폐지론이 나왔다. 노무현정부 시절 야당인 한나라당이 노 대통령을 비난하자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대정부질문 폐지론으로 맞섰다. 이명박정부 시절에는 여당이 된 한나라당이 민주당 공세에 맞서 폐지론을 들먹였다.

이번에는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대정부질문의 개선을 공언했다. 새누리당은 의원 질문 시간을 15분에서 3분 정도 줄이고 대정부질문 일정을 이틀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회 운영위는 이 안건을 상정할 방침이다. 야당은 “행정부에 대한 입법부의 견제 권한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므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는 기류가 강하다.

박병석 국회부의장은 “일정은 이슈 여부에 따라 유연하게 2∼3일로 줄일 수 있도록 하고, 질문자도 하루 10명에서 한두 명 줄이며, 대신 더욱 치열한 정책토론을 위해 의원 1인당 질문시간을 현행 15분에서 3분 정도 늘려 18분으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형식의 변화 못지않게 고함지르기 제한이나 엄격한 출석체크, 중복질문이나 피의자 신문식의 질문방식 차단 등 내용의 변화가 뒷받침되지 못하면 품격갖추기는 요원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백영철 선임기자 iron100@segye.com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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