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매경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전국 방방곡곡 ’명품 템플스테이’만 콕 집어 소개해 드리는 귀염둥이 동자승 ’템피(Temppy)’입니다.
저를 통통하게 만든 게 뭔지 아시나요? 바로, 영양가 듬뿍 담긴 건강식 사찰 음식입니다. 그래서 준비합니다. 매경 독자 여러분을 통통, 살찌게 만들 건강 밥상. 사찰 음식 템플스테이지요. 슬슬, 군침이 도시죠. 얼른 떠나 보시죠.
◇’진관사 밥’ 대박난 진관사
북한산 자락의 진관사(津寬寺). ’힐링캠프’를 진행하면서 힐링 전도사가 된 ’김제동 사찰’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김제동 씨가 이곳을 찾는 이유는 다름 아닌 밥. 그가 최고로 꼽는 밥이 ’진관사 밥’이다. 콩잎 김치에 된장찌개를, 쓱쓱 비벼 먹는 진관사 밥. 이 밥 하나로 히트를 한 곳이 독특한 사찰 음식 템플스테이의 최고봉, 진관사다.
잠깐 역사 소개. 고려시대 현종 2년인 1011년 진관대사(津寬大師)를 위해 창건됐고, 억불정책을 펴던 조선시대에도 수륙재로 명성을 떨친다. 수륙재는 바다와 육지에 떠도는 불쌍하고 외로운 영혼을 위로하고자 불법을 강설하고 공양을 드리는 불교 의식이다.
사실, 이 절은 드라마 촬영 장소로도 유명하다. TV 드라마 ’세종대왕’의 촬영지가 여기다. 실제로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 때 집현전 학자들의 비밀 연구소로 사용된 곳도 다름 아닌 진관사다.
진관사 템플스테이는 그래서 늘 북적인다. 힐링도 하고 건강식도 먹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여서다.
사찰 음식 질도 으뜸이다. 진관사 요리엔 ’오신채(五辛菜ㆍ매운 맛을 내는 파 달래 마늘 부추 무릇 등 다섯 가지 채소)’가 없다. 깔끔 담백할 수밖에 없다. 고려시대 국찰로서 왕실에 음식을 제공했던 내공이 담긴, 극강의 여백 맛이다.
템플스테이 프로그램도 사찰 음식과 버무려진다. 1박2일 코스엔 참선, 다담, 발우공양, 예불, 108배 등 기본 코스와 함께 사찰 음식 체험, 연꽃 만들기, 전통 떡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버무려진다.
▶가는 길 : 서울시 은평구 진관동 354,
(02)388-7999, jinkwansa.org
◇지리산 ’송차(松茶)’의 명가 대원사
사찰보다 차가 먼저 떠오르는 곳. 맞다. 지리산 대원사다. 조선왕조 제조상궁으로부터 내려오는 요리법도 있지만, 대원사 하면 역시 ’송차(松茶)’다.
생각해 보시라. 선방 스님들이 울력으로 딴 지리산 소나무 솔잎을 맑은 지리산 물에 담근다. 솔잎이 담긴 항아리에 끓인 설탕물을 붓고 입구를 봉한다. 그리곤 발효. 자연을 듬뿍 머금은 자연 그대로의 차를 들이켜는 것이니, 독을 빼는 디톡스 효과는 상상초월일 수밖에 없을 터.
한국 전통차 가운데 유일한 발효차인 것도 매력이다. 은은한 솔잎 향에 톡 쏘는 탄산이 어우러진 맛도 독특하다.
사실 송차 역사는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는 설탕 대신 당밀이나 꿀을 썼다고 알려진다. 놀라운 건 제조법을 다 공개해 놓았는데도, 대원사 송차 맛이 나지 않는다며 꼭 이곳을 찾는다는 것. 차라는 게 그렇다. 특유의 손맛이나 정성이 담겨야 하는 게다. 지리산의 힘과 대원사의 정성이 빚어낸 차여서, 이 송차 맛은 복제가 불가능한 거다.
요즘엔 혈액 순환을 돕고 기력을 보완해 주는 ’힐링차’로 입소문을 타면서 아예 차를 마시러 이곳을 찾는 이들도 많아졌다.
송차와 양대 산맥을 이루는 게 대원사 칠보차(七寶茶)다. 육계ㆍ복분자ㆍ생강 등 일곱 가지 보석 같은 재료가 가미된다. 송차 못지않은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대원사 템플스테이엔 이 차가 빠지지 않는다. 스님과 차담을 나누며 송차ㆍ칠보차 한 잔씩을 머금다 보면 몸도, 마음도 절로 힐링이 된다.
▶가는 길 : 경남 산청군 삼장면 평촌 유평로 453, (055)972-8068, www.daewonsa.net,
◇산나물 향에 잠깨는 수도사
수도사 공양은 ’코’가 가장 먼저 느낀다. 톡 쏘는 듯한 향긋함, 그 산나물 향이 코를 타고 먼저 뇌를 자극한 뒤에야 입이 군침을 내놓으며 반응한다.
수도사 템플스테이엔 이 산나물을 ’캐는’ 특별한 코스가 있다. 이른바 ’산나물 운력(함께 일하는 것를 일컫는 불교 용어)’이다.
새벽 예불과 108배 체험이 끝난 뒤 바로 시작되는 게 산나물 운력이다. 주지 스님과 함께 주변 야산을 돌며 취나물, 원추리 등 야생 산나물을 광주리 가득 직접 채취한다. 돌아오는 길엔 텃밭의 채소도 살짝 더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점심시간. 갓 지어 김 폴폴 나는 따뜻한 밥과 함께 각자의 특별한 향과 맛을 지닌 산나물로 발우공양을 체험한다. 사찰 음식 체험으로 정평이 난 수도사 템플스테이만의 색다른 경험이다.
이런 코스가 있으니 경기도 역시 그냥 넘어갈 수 없을 터. 패스트푸드가 아닌, ’슬로우 푸드 체험’ 사찰로 지정해 두고 적극 템플스테이를 홍보하고 있다.
사실 수도사는 꽤나 유명한 절이다. 삼국유사에 전해지는 원효대사가 해골에 담긴 물을 마시고 득도한 곳이 다름 아닌 수도사다.
아예 사찰 음식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전통 사찰 음식 정기 강좌도 있다. 사찰 음식 권위자인 적문 스님이 직접 사사한다.
사찰 음식 유래와 특징은 물론, 성인병 예방과 다이어트식, 보양식 등 테마별ㆍ계절별 사찰 음식의 노하우를 오롯이 가져갈 수 있는 알찬 코스다.
수도사에서만 얻을 수 있는 사찰 나물과 연근죽, 느타리버섯탕, 취나물 순두부 김밥 같은 ’비밀 레시피(요리법)’도 얻어갈 수 있다. 그러니 3개월간 진행되는 전통 사찰 음식 정기강좌는 늘 만원이다.
▶가는 길 : 경기도 평택시 포승면 원정리 산 119, (031)682-3169 www.sudosa.co.kr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
매일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