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서울=뉴시스】박정규 김형섭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방문길에서도 지난 방미에서와 마찬가지로 여성 대통령으로서의 맵시를 한껏 뽐내며 '패션외교'를 펼치고 있다.
그동안 박 대통령은 때와 장소에 따라 정장과 한복을 번갈아 입으면서 분위기에 맞춰 색깔과 톤을 조정해 의도된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박 대통령은 지난 2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베이징 인민대회당 금색대청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방중 일정 중 처음으로 한복을 입고 등장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5월 초 미국 방문에서 한복 디자이너 김영석씨의 작품으로 알려진 세 벌의 한복을 번갈아 입으며 우리의 전통미를 세계에 알린 바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이 입고 나온 한복은 저고리와 치마 모두 황금빛을 띤 노란색에 녹색 고름이 달린 색상이었다. 또 전통 꽃문양의 자수가 수놓인 소매 끝동에 은박 깃이 디자인됐다.
박 대통령의 한복은 전반적으로 노란 빛인 가운데 만찬장 바닥에는 붉은 카펫이 깔려있었다. 이처럼 붉은 바탕에 노란 무늬나 글자가 형상화된 것은 중국에서 길조로 여겨진다는 게 김 대변인의 설명이다. 중국 국기도 이 같은 색상으로 이뤄져있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공식 환영식에서도 황금빛이 도는 노란색 상의와 회색 바지를 입고 붉은 카펫 위에서 의장대의 사열을 받아 비슷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을 통해 중국 땅을 밟을 때에는 검은색 바지에 매치한 흰색 자켓이 시선을 끌었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이 즐겨 입은 흰색 의상이었지만 주름이나 장식 없고 다섯개의 단추와 옷깃이 중국의 공식예복인 인민복을 연상케 해 중국을 배려한 옷차림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방중 이틀째인 28일 경제사절단 오찬간담회와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는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붉은색 재킷을 입고 나와 자신감 있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날 낮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의 특별오찬에서는 분홍색 상의에 연보라색 바지를 매치해 부드러우면서도 화사한 옷맵시를 선보였다. 박 대통령이 핑크색 계열의 옷을 입은 것은 좀처럼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뛰어난 패션감각으로 유명한 펑 여사도 전통 꽃무늬가 새겨진 강렬한 인상의 은색 치마정장을 입고 나와 '패션대결'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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