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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불끈” 운동보조제 참을 수 없는 유혹

[기타] | 발행시간: 2013.07.08일 16:18
진나라 시황제(BC 259~BC 210)는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사람이다. 그는 BC 230~BC 221년 전국시대를 형성하던 다른 6개국을 차례로 점령해 명실공히 통일국가를 세우면서 중국 최초의 황제로 즉위했다.

그의 생애는 무척 유명해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도 ‘분서갱유’ ‘아방궁’ ‘병마총’ 등 그와 관련한 단어를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런 그의 인생 역정에서 또 하나 유명한 이야기로 이른바 불로초에 관한 일화가 있다. 중국 ‘사기(史記)’에 의하면 시황제는 불로장생의 영약을 구하려고 서복(徐福)이라는 방사에게 동남동녀 3000명을 주어 동쪽 바다에 있다는 삼신산으로 보냈다. 그러나 서복은 무슨 사정인지 끝내 진나라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 후 서복의 행적에 관해서는 많은 이야기가 전한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이야기로는 그가 불로초를 찾으려고 우리나라까지 왔다가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생을 마감했다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와 일본에는 서복의 행적과 연관된 여러 흔적이 발견되고 있다.

어쨌든 시황제와 서복, 그리고 불로초에 얽힌 이 이야기는 불로장생에 대한 인간의 간절하면서도 덧없는 욕망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역사적 일화로 손꼽힌다. 그런데 이 불로초 사건 이후에도 불로장생의 현실적 개념이라고도 할 수 있는 건강 장수에 대한 인간의 염원은 그칠 줄 몰라, 불로초 아류인 보약(補藥)이 수없이 등장하는 바탕이 돼왔다.

건강 장수 불로초 아류인 보약

이들 보약이 내세우는 바와 같이 남들이 잘 모르거나 접근하기 힘든 비법을 통해 손쉽게 어떤 성과를 얻거나, 같은 노력을 하더라도 더 효율적으로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만 있다면 그만큼 짜릿한 일은 없을 것이다. 특히 건강이나 공부처럼 누구나 원하지만 좋은 결과를 얻기 매우 어려운 분야일수록 비법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의 욕망은 더욱 강해지게 마련이다.

운동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경기 성적을 기준으로 인생의 모든 것이 결정되는 전문 운동선수든 몸짱 전성시대에 이왕이면 다른 사람보다 좋은 몸을 가지고 싶은 아마추어 운동 애호가든, 운동 성과를 크게 향상시켜주는 보약이 있다면 한 번 써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일 터.

바로 이런 사람을 위해 현대판 서복들이 이번에는 과학이라는 당의(糖衣)까지 입혀 소개하는 것이 바로 운동보조제(ergogenic aids)다 .

운동보조제라는 용어는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동원되는 갖가지 방법을 총칭하는 것으로, 여기에는 크게 기계적 방법, 심리적 방법, 생리적 방법, 약리적 방법 그리고 영양학적 방법 등 5가지가 있다.

기계적 방법에서 대표적인 것이 수영 선수들이 물과의 마찰력을 줄이려고 착용하는 특수 수영복이다.

심리적 방법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고, 생리적인 방법에는 우리가 흔히 격렬한 운동 전에 하는 다양한 스트레칭이나 산소 흡입법 등이 포함된다.

운동보조제의 4번째 영역인 약리적 방법은 글자 그대로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사용자가 단기간에 가시적 효과를 보는 효력이 있는 반면, 여러 부작용 때문에 대부분 의학적 목적 외에는 법적으로 사용을 금지한 것들이다. 여기에는 잘 알려진 스테로이드 제제를 필두로 성장호르몬, 암페타민 등이 있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운동하는 사람에게 주위에서 이런 약물을 은근히 권할 때 흔히 “보약 한 번 써보지 않겠느냐”며 ‘보약’이라는 용어를 은어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영양학적 방법이 있다. 흔히 스포츠 보충제(sports supplements)라고부르는 이 영역의 보조제들은 실제로 운동보조제라고 하면 누구나 금방 떠올리는 제품이다. 이들은 앞서 말한 약리적 방법의 제품들이 ‘약물’ 또는 ‘보약’ 등 부정적이면서 은밀한 용어로 불리는 데 비해 주로 ‘보충제’라는 용어로 친숙하게 사용된다. 그만큼 대부분 사용하는 데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보충제 선택은 소비자 책임 오늘날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양한 스포츠 드링크나 단백질 보충제(protein supplements), 또는 식사대용제(meal replacement products)가 모두 여기에 속한다.

그러나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은 법적으로 사용이 허용됐다고 과학적으로도 그 효능이 입증됐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스포츠 보충제들을 포함한 모든 영양 보충제는 어떤 특정 질병의 진단이나 치료 또는 예방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의약품에 준하는 엄격한 통제를 받지 않는다. 쉽게 말하면 앞서 말한 스테로이드는 엄격한 법적 규제를 받는 명백한 약품이지만 보충제는 기본적으로 음식의 일종으로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럴듯한 과학적 논리들을 앞세워 체지방을 쉽게 태워 없애준다든지, 같은 노력으로도 훨씬 큰 근육을 만들어준다는 선전 아래 수많은 종류의 제품이 시장에 소개되고 있어도, 정작 이들의 진정한 가치나 이들 제품의 옥석을 가릴 공신력 있는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의약품의 경우 용도에 딱 맞게 제품을 만드는 것이 생산자의 전적인 책임이라면, 보충제의 경우 정확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상당 부분 소비자의 책임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 한 가지 문제는 보충제 시장이 엄청난 상업적 이익이 걸린 곳이라는 점이다. 이런 곳일수록 소비자에 대한 부당한 유혹과 비정상적인 상술이 판을 치게 마련이라는 점도 한 번 되새길 필요가 있다. 심지어 일부 외국계 대형 보충제 업체들은 전문 잡지까지 발간하며 교묘하게 자사 제품들을 홍보하는가 하면, 다른 관련 잡지사들조차 잠재적인 광고주일 수 있는 그들의 눈치를 보느라 비판적인 기사를 싣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결국 보충제 사용 여부나 제품의 선택이야말로 이 칼럼의 제목대로 ‘망달당달’이 아니겠는가.

김원곤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wongon@plaza.snu.ac.kr

[주간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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