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스모그로 뒤덮인 베이징 시내 도로

최근 베이징 지역을 중심으로 심각한 환경문제로 떠오른 스모그 현상이 평균 기대수명을 5.5년 단축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중국 칭화대·베이징대, 이스라엘 헤브루대 연구팀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중국 화북 지역에 만연한 스모그가 기대수명을 단축시킬 뿐 아니라 폐암과 심장마비, 뇌졸중 등의 발생 비율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 연구팀은 중국 화북 지역의 대기오염으로 인해 1990년대에만 총 25억년의 기대수명이 줄어든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팀의 칭화대학 리훙빈(李宏彬) 교수는 "장기간의 대기오염이 사람의 건강과 기대수명, 질병유발에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데이터를 활용해 연구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연구 결과는 대기오염이 인간의 생명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며 "정부가 경제성장을 희생하더라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재정을 투입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리 교수에 따르면 중국 화북 지역의 기대수명 감소는 이 지역 노동인구가 8분의 1 가량 줄어드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낸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에도 실렸다. 이 연구는 중국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황허를 기준으로 북부와 남부 지방 주민들을 비교대상으로 했다. 중국의 경우 겨울철 난방 연료로 석탄을 자유롭게 땔 수 있도록 한 정부 정책 때문에 황하강 북부 지역의 대기오염 정도가 남부보다 훨씬 심하다.

연구팀은 1981~2000년 사이의 대기오염 데이터와 1991~2000년 사이의 건강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결과 대기중 부유물질이 1㎥당 100㎍ 상승할 경우 평균 기대수명이 3년 감소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황허 북부와 남부 지방의 대기중 부유물질 농도 차이는 1㎥당 185㎍ 가량이었다.

연구보고서 공동 저자인 MIT 마이클 그린스톤 교수는 "연구 결과 황하강 북쪽 주민의 평균 기대수명이 남쪽보다 5.5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연구의 새로운 점은 실제 중국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베이징에서는 지난 1월 대기오염 농도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아 사회적 이슈가 됐으며 시민들은 마스크, 공기청정기 등을 사재기하는 현상을 빚기도 했다.

중국은 지난 30년 동안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룩했지만 이는 광범위한 공기, 토양, 수질의 악화를 동반했다. 최근에는 환경오염 문제가 사회적 불안정의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중국 정부는 환경법 및 환경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큰 효과는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