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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형 아이폰, "필요해 vs 안될 말"

[기타] | 발행시간: 2013.07.10일 11:09
애플은 가만히 있는데 애플을 바라보는 이들의 입이 방정이다. 애플이 저가형 아이폰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또 나왔다. 저가형 아이폰 출시설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오는 9월에 출시될 것이라거나 형형색색의 플라스틱 판으로 디자인될 것이라는 둥 그 어느 때보다 소문의 농도가 짙다.

애플이 이번엔 진짜 저가형 아이폰을 내놓을까, 아니면 이번에도 소나기처럼 왔다 가는 뜬소문에 그칠까. 애플이 저가형 아이폰을 내놓을 만한 그럴듯한 이유와 저가형 아이폰 전략이 필요 없는 까닭을 한꺼번에 살펴보자.

찬성 : 시장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려면 필요해

우선 스마트폰 시장이 많이 변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시장 변화에 좀 더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새 아이폰이 나오는 주기는 일반적으로 1년에서 1년6개월 정도다. 1년 동안 하나의 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전략이다.

애플은 새 아이폰이 나올 때마다 이전 세대 제품 가격을 낮췄다. 지난 2011년 '아이폰4S'가 출시될 때는 '아이폰4' 8GB 제품 가격을 99달러로 낮췄다. 2012년 '아이폰5'를 들고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굳이 새 제품을 내놓는 대신 이전 제품을 자연스럽게 저가형 제품으로 만드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수많은 경쟁업체가 매일같이 쏟아내는 수백 종의 스마트폰 때문에 이 같은 전략으로는 예전만큼 지속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시 전략과 비교해보자. 삼성전자는 손에 꼽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안드로이드폰을 만들고 있다. 2013년 들어 전세계 출시한 제품만 해도 10여 종이 넘는다. 많은 제품을 만들어 각양각색의 입맛을 가진 사용자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전략이다. '갤럭시S4'나 '갤럭시S3' 등 한 해 주력으로 판매하는 플래그십 시리즈 외에 다양한 화면 크기와 콘셉트를 가진 제품을 만들어 다양한 사용자에게 매력적인 제품을 제공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가 애플을 제치고 전세계에서 스마트폰을 제일 많이 파는 업체가 되는 데 도움이 된 전략이다.

애플은 제품 개수 면에서 삼성전자를 따라갈 필요는 없다. 그럴 여건도 안 된다. 다만, 삼성전자처럼 다양한 제품을 준비해 지금보다 더 많은 사용자 입맛에 맞는 요리를 선보여야 할 때다. 이전 세대 제품 가격을 낮춰 저가형 제품처럼 파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특히 한국이나 미국, 유럽, 일본 등 스마트폰 시장이 이미 커질 대로 커진 시장에서라면 다른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

또, 1년이나 2년 정도 묶은 제품 디자인에서 사용자가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가격을 낮춘 이전 세대 아이폰은 애플이 생각할 때 저가형 제품일지 모르겠지만, 사용자에게는 그저 구형 제품일 뿐이다.

△ 2012년 4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출처: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

생산 가격은 낮추고, 이익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애플에 저가형 아이폰이 필요한 이유다. 현재 나돌고 있는 저가형 아이폰 루머의 핵심은 바로 플라스틱 소재다. 플라스틱 몸체는 기존 아이폰에 쓰인 금속 소재와 비교해 일반적으로 가공 비용이 적게 든다.

지난 2월 시장조사업체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가 발표한 2012년 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자료를 보자. 애플은 아이폰5를 내놓은 이후에도 3분기와 4분기 각각 1620만대, 1740만대의 아이폰4S를 생산했다. 만약 애플이 이전 세대 아이폰과 가격은 비슷하지만 플라스틱으로 만든 저가형 아이폰을 판매한다고 상상해 보자. 제품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돈과 시간은 아끼면서도 이익은 높일 수 있다. 플라스틱으로 가공된 저가형 제품은 애플에 매우 매력적인 선택지다.

중국 시장은 또 어떤가. 애플이 진짜 플라스틱으로 만든 저가형 아이폰을 내놓는다면, 그건 아마 중국 사용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제품일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중국이나 인도, 남미, 아프리카 등 새로운 지역의 스마트폰 시장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얘기다.

아이폰5는 중국에서 5천위안이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다. 우리돈으로 따지면 90여만원 꼴이다. 반면 중국 노동자가 한 달에 받는 평균 임금은 3천위안이 조금 못 된다. 우리돈으로 50여만원을 밑돈다. 아이폰5보다 싼 값에 저가형 아이폰을 팔 수 있다면 어떨까. 중국에서 앞으로 스마트폰을 구입할 계획이 있는 이들에게 달콤한 제품이 될 수 있다.

반대 : 자기잠식 감수하며 내놓을 이유 없어

전통적인 애플의 제품 전략을 살펴보면, 저가형 아이폰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 애플은 제품을 종류별로 나누고, 다시 몇 개 안 되는 하위분류로 나눌 뿐이다. 고급형과 저가형을 따로 나누지 않는다. 게다가 애플은 제품 종류를 줄이는 노력을 계속 이어왔다.

이를테면, '맥북프로 레티나' 시리즈는 15인치와 13인치가 있다. 17인치형 맥북프로도 있었는데, 지난 2012년 맥북프로 레티나 시리즈가 출시되면서 단종됐다. '맥북에어'는 13인치와 11인치, 일체형 컴퓨터 '아이맥'은 현재 27인치 제품과 21.5인치 제품 두 종류뿐이다. '아이패드' 시리즈도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미니'로 나뉠 뿐이다. 아이폰은 지난 2007년 이후 단일 제품 전략을 고수해 왔다.

저가형 아이폰이 기존 아이폰을 자기잠식하게 되는 시나리오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저가형 제품이 기존 아이폰의 점유율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다. 제품의 이익률을 함께 생각해보자. 이익률이 더 높은 제품이 기존 제품이 가진 시장을 갉아먹을 때는 자기잠식이라고 볼 수 없다. 두 가지 제품으로 한 가지 종류를 팔 때와 비슷한 양을 팔게 되더라도 오히려 매출과 이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매출의 다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

헌데, 이익률이 낮은 제품이 기존 제품이 가진 영역을 침범하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전반적인 매출과 이익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저가형 제품은 일반적으로 이익률이 낮다. 생산에 필요한 비용이 낮아진 만큼 적은 이익을 남기고 파는 제품이다. 만약 저가형 아이폰이 나온다면, 기존 아이폰과 저가형 아이폰 2가지 제품으로 단일 제품을 판매할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을 팔이야 매출과 이익을 보존할 수 있을 것이다.

애플이 지난 2012년 출시한 아이패드 미니의 자기잠식 효과가 좋은 사례다. 지난 2013년 1분기를 기준으로 아이패드 미니가 1250만대를 차지했다. 전체 아이패드 출하량이 1950만대 수준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아이패드 미니가 전체 아이패드 중 64%를 넘게 차지한 셈이다.

기존 아이패드보다 이익률이 낮은 아이패드 미니가 인기를 끌면서 애플의 아이패드 시리즈 평균 판매단가가 떨어졌다. 2012년 4분기 아이패드 시리즈의 평균 판매단가는 467달러 수준. 2010년 애플이 아이패드를 처음으로 출시한 이후 처음으로 500달러 밑으로 떨어진 지표다.

2012년 2분기 애플의 순이익률이 47.3%였다. 아이패드 미니가 3분기 출시된 이후 2013년 1분기 애플의 순이익률은 38.6%로 떨어졌다. 순이익률이 떨어진 원인을 아이패드 미니 탓으로 전부 돌릴 수는 없겠지만, 아이패드 미니가 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하다. 애플이 저가형 아이폰 전략에 쉽게 손을 댈 수 없는 까닭이다.

따지고 보면, 저가형 아이폰 루머는 구글 안드로이드폰을 만드는 쪽에 더 어울리는 논리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흔히 쓰는 전략을 애플에 대입해 상상한 결과물이라는 얘기다. '저쪽이 그러하니, 이쪽도 그러할 것'이라는 말로는 저가형 아이폰의 실체를 단정하기 어렵다. 저가형 아이폰이 있다고 말하는 뜬소문은 그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이 돌아가는 논리로 아이폰을 설명하고자 하는 이들이 만들어낸 허상이 아닐까.

오원석 기자 sidewa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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