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이경숙 기자][한국계 아내와 함께 5~7월 연속 방한 강연...아시아나 항공기 사고 땐 부상 당한 채 승객 50여명 대피]
↑샌프란시스코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벤 레비 씨. ©수미 리 레비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 때 부상 당한 채 다른 승객 50여명을 탈출시켜 국내외 언론에서 '영웅'으로 떠오른 벤 레비(Ben Levy) 씨가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벤처캐피털리스트이자 국내 청년창업가들의 멘토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0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레비 씨는 실리콘밸리 기반의 벤처캐피털 부트스트랩랩스(BootstrapLabs)의 공동설립자로 지난 6월말 은행권 청년 창업재단이 설립한 창업센터 '디캠프'에서 국내 청년창업가들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하기 위해 방한했다가 사고를 당했다.
그는 6일(현지시간) 일어난 아시아나 항공기 착륙 사고 때 갈비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고도 비상구 출입문을 열고 50여명의 탈출을 도와 CNN 등 미국 언론과 국내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기술 투자 분야에서 이름을 알린 창업투자 전문가인 그는 1998년 실리콘밸리에서 직접 첨단 기술 회사를 설립해 이끈 창업가이기도 하다. 지난 5월엔 코엑스에서 열린 비런치(beLAUNCH2013)엔 국내 창업가들을 대상으로 창업과 투자에 대해 강연하기도 했다.
그의 아내이자 미국에서 교육사업을 하는 한국계 창업가인 수미 레비 씨는 스타트업 미디어 '비 석세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남편이 한국 스타트업(신생기업)을 돕는 차원에서 한국을 방문했다가 협업 논의 차 말레이시아로 갔는데, 이때 그곳을 경유하는 아시아나 비행기를 타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수미 씨 역시 7월초 서울에서 국내 여성창업가 네트워킹 모임을 주도한 바 있다.
그는 "남편과 동승한 승객 중 16~17살 학생들이 많이 있었는데 어린 학생들의 안위가 걱정되어 끝까지 비행기에 남아서 도왔다고 들었다"며 "아마 우리 아이들이 떠올라서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4살, 6살짜리 아들을 두고 있다.
↑6월 21일 창업센터 디캠프에서 강연 중인 벤 레비 씨. ©비석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