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이미나 기자]
▲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둘러싸고 일어났던 표절 시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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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고수하며 승승장구 중인 드라마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를 둘러싸고 일어났던 표절 시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한국 추리작가협회(이하 협회)는 최근 SBS에 협회의 공식입장이 담긴 공문을 발송했다. <오마이스타>가 입수한 공문에 따르면, 협회는 <너목들>의 쌍둥이 사건 에피소드가 단편 추리소설 <악마의 증명>과 극히 유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협회는 공문을 통해 "드라마는 도진기 작가의 단편 <악마의 증명>과 거의 모든 면에서 동일하다"며 "다만 쌍둥이로부터 자백을 받아내는 방법만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도진기 작가는 2013년 3월 굿초이스컷픽처스 영화사와 <악마의 증명>을 영화화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며 "영화 제작을 앞두고 핵심 설정과 에피소드를 드라마에 고스란히 가져다 쓴 행위는 영화화 자체를 좌초시킬 중대한 침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협회는 "<너목들>을 방영중인 SBS 방송국과 제작사의 책임 있는 사과를 요청한다"며 "SBS 방송국과 제작사의 홈페이지와 드라마의 시작과 끝부분에 원작자인 도진기 작가의 이름과 원작명 <악마의 증명>을 명기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앞서 출판사 황금가지는 <너목들> 4회부터 6회까지 등장한 '쌍둥이 사건'이 2010년 <계간 미스터리>와 2012년 <한국추리스릴러단편선4>에 실린 단편 <악마의 증명>과 유사하다며 표절의혹을 제기해 논란을 일으켰다.
<악마의 증명>은 현직 부장판사이기도 한 도진기 작가의 작품이다. 출판사는 <너목들> 제작사 측에 내용증명을 보내 "해당 저작물이 다룬 쌍둥이의 살인사건은 100년 역사에 달하는 미국의 추리물이나 일본의 추리물에도 비슷한 예조차 없었다"며 "이런 힘과 매력이 있는 에피소드를 구성하는 것은 해당 분야에서 오래 일한 사람이 내적 논리로 생각해낼 수 있는 발상이라서, 박혜련 작가가 해당 저작물의 내용을 접하고 드라마에 사용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너목들> 제작사는 강력 반발했다. 당시 제작사는 "<너목들>의 작가는 해당 소설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하고 법정 드라마 집필을 구상하였으며, 2011년에 이미 자문 변호사와 협의해 문제되는 드라마 줄거리의 대강을 작성한 상태였다"며 "근거 없는 내용으로 표절의혹을 제기하고 성급하게 SNS에 글을 올려 제작진과 드라마의 명예를 훼손시킨 출판사에 강경하게 대응할 방침이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한국 추리소설작가협회가 '공문'의 형식으로 다시 한 번 표절의혹을 제기하고, 앞으로도 상황을 주시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너목들>은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한국 추리소설작가협회의 관계자는 24일 <오마이스타>와의 통화에서 "일단 도진기 작가의 요청에 따라 사실을 확인한 것"이라며 "방송사 측에 우리의 입장을 전달했으니 따로 기자회견 같은 것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도진기 작가가 해당 소설을 영화화하려고 했으나, <너목들> 방영 이후 '이미 공개된 내용으로 영화를 만들 수 없다'며 계약이 해지됐다고 한다"며 "이것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 이상 조속한 사건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에 대해 <너목들>을 방영 중인 SBS는 "최근 한국 추리소설작가협회로부터 공문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과거와 입장의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