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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 전자담배의 유혹… 목숨 걸고 피울래요?

[기타] | 발행시간: 2013.07.31일 03:04

[동아일보]

18년간 담배를 피워 온 신모 씨(38)는 최근 ‘전자담배’를 구입했다. 이달 초부터 대형 음식점과 술집에서 흡연이 전면 금지되는 등 흡연이 죄악시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다. 신 씨는 전자담배를 써 보기로 했다.

하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니코틴 성분이 들어 있거나 담배향이 나는 액체를 수증기로 만드는 분무장치인 전자담배는 개당 7만∼10만 원. 담배기계 외에 ‘액상’이라고 불리는 교체식 담배액 한 병이 4만∼5만 원이나 됐다.

신 씨는 한 인터넷 전자담배 사용자 카페에서 “직접 담배액을 만들면 훨씬 싸다”는 글을 보고 원료를 구입해 담배액을 제조해 보기로 했다. 그는 인터넷을 뒤져 구입방법 및 제조법까지 알아낸 뒤 해외 사이트에 접속해 원료를 주문했다.

지난달 PC방에 이어 이달부터 대형 음식점과 술집 등에서 흡연이 금지되자 전자담배로 눈을 돌리는 흡연자가 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전자담배 이용자를 대상으로 위험천만한 ‘사제 전자담배 담배액’ 제조법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제조업체가 없어 구할 수 없는 니코틴 원액을 파는 해외 사이트 목록까지 버젓이 올라와 있다.

사제 담배액은 니코틴 원액과 프로필렌 글리콜, 식물성 글리세린을 섞어 만든다. 이 중 가장 위험한 것은 ‘퓨어 니코틴(Pure Nicotine)’이라고 불리는 니코틴 원액. 해외 사이트에서 20∼30달러(약 2만2000∼3만3000원)에 살 수 있고 20mL 한 병이면 섞는 양에 따라 20mL들이 사제 담배액 수백 병을 만들 수 있다. ‘퓨어 니코틴’은 보통 용액 1mL에 니코틴 100mg 정도가 들어 있다. 시중의 담배 한 개비에 니코틴 0.1∼1mg이 들어 있으니 훨씬 독성이 강한 것이다.

본보 취재팀이 접속한 한 미국 담배액 사이트에서는 성인인증 절차도 거치지 않고 누구나 원료를 주문할 수 있었다. 한 블로거는 ‘독극물 원액’ 수준인 mL당 농도 1000mg 원액까지 구입했다는 후기를 남겼다. 인터넷에 올라온 제조법은 혼합 비율도 제각각 달랐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니코틴의 치사량은 30∼40mg. 한 번에 이 정도의 니코틴이 몸속에 들어가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뜻이다. 일반인이 검증되지 않은 제조법으로 니코틴 원료를 구입해 약물을 잘못 섞으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이철민 교수는 “니코틴은 다량 흡입하면 심장에 부정맥을 일으켜 사망할 수 있는 위험한 물질”이라고 경고했다. 인제대 부속 서울백병원 김철환 교수는 “해외 사이트 등에서 판매되는 니코틴 용액의 대부분이 검증되지 않은 ‘공업용’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건강에 치명적인 ‘퓨어 니코틴’이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과정에 아무런 여과장치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관세청 관계자는 “들여올 수 있는 니코틴의 농도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정이 없다”고 말했다.

전자담배는 간접흡연 피해가 크지 않으므로 식당 등 금연구역 내에서 피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용자가 많지만 이는 오산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간접흡연의 우려는 없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흡연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금연 구역에서 니코틴 성분이 있는 전자담배를 피우면 단속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단, 니코틴 없이 향만 흡입하는 전자담배는 ‘담배’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단속에서 제외된다.

문제는 전자담배는 겉모습과 냄새만으로는 니코틴 함유 여부를 쉽게 가려낼 수 없어 단속요원이 니코틴 검사 시약으로 일일이 약물검사를 하지 않는 이상 금연구역 내 단속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홍정수 인턴기자 고려대 통계학과 4학년   

박형윤 인턴기자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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