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완판 '내 머리 속의 지우개'로 화제가 되고 있는 왕 씨 부부
타이완(台湾)에서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를 연상시키는 감동적인 노부부의 사랑 이야기가 전해져 화제가 되고 있다.
타이완 지역신문 연합보(联合报)는 "결혼 50년째인 85세 왕(王)씨 할아버지와 69세 아내가 순차적으로 치매에 걸려 기억을 점차 잃어버렸지만 서로에 대한 기억만은 남겨 놓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잇따라 치매에 걸린 이들 노부부는 병세가 심각해 낮에는 요양 전문시설에서 생활하고 저녁에는 가족들의 보살핌을 받는다.
신기한 사실은 두 노인의 기억력이 계속 퇴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에 대한 기억만은 잊지 않고 있다.
병원 간호사들은 "이들 부부는 식사 때나 산책할 때나 항상 꼭 붙어다니며 할머니가 1분만 안 보여도 할아버지가 '할멈은 어디 있나?'라며 찾는다"며 "집으로 돌아갈 때도 할아버지가 항상 '할멈을 집에 데리고 가야 한다'고 말한다"고 말했다.
치매 증상이 심각한 할머니의 경우, 최근에는 "나는 곧 결혼한다"며 결혼상대의 이름으로 왕씨 할아버지의 이름을 주위에 얘기하고 다닌다. 치매로 인해 기억력이 퇴화돼 젊었을 적 시절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온바오 강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