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레노보 산하 자워그룹에서 생산한 블루베리 제품
중국 대기업들이 사업 다각화를 통해 불경기를 극복하고 있다.
코트라 상하이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최대 PC기업 레노보(联想, 롄샹), 와하하(娃哈哈) 등 중국 기업이 내수시장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기존의 사업분야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레노보의 경우, 기존의 PC와 모바일 기기 사업 분야 외에 식품 사업에 진출했다. 레노보 지주사인 레노보홀딩스 산하의 자워(佳沃)그룹은 지난해 8월 독립법인으로 전환해 과일 등 농산물을 취급하고 있다.
중국 최대 블루베리 생산기업이기도 한 자워그룹은 일반 과일이 아닌 가격대가 높은 과일을 직접 재배해 유통하고 있다. 최근 칭다오(青岛)의 블루베리 과일유한회사를 인수해 800만㎡ 규모의 생산농장을 직접 경영하고 있으며 르자오(日照), 다롄(大连), 웨이하이(威海), 지린(吉林)에도 블루베리 농장이 있다.
또한 지난해에는 키위 생산업체인 쓰촨중신농업과기(四川中新农业科技)를 인수해 샨시(陝西), 허난, 후베이, 안후이 등 지역에도 키위 시범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보고서는 레노보가 농산물 유통사업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레노보홀딩스에서 중국의 농업이 전반적으로 낙후돼 있는만큼 선진경영방식을 도입한다면 합리적인 이윤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분석했다. 자워그룹은 향후 칭다오에 20억위안(3천6백억원)을 투자해 농업본부를 건설하고 신품종 연구개발, 가공, 판매, 물류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 [자료사진] 지난해 11월, 첸장에 오픈한 와하하 1호 쇼핑몰
중국 최대 음료업체인 와하하그룹은 지난해 항저우(杭州) 첸장신구(钱江新区)에 17억위안(3천105억원)을 투자해 쇼핑몰 와하하 플라자(娃欧商场)를 오픈하고 의류, 화장품, 신발, 액세서리 등 종합 유통업 진출을 선언했다.
와하하는 현재 이탈리아 브랜드 하이드로겐(HYDROGEN), 발렌티노 올란디(Valentino Orlandi), 스페인 남성복 그레고리(Gregory) 등 수십여 개 외국 브랜드와 독점 판매 계약을 맺고 매장에 제품을 입점시켰다. 이는 지난해부터 그룹 산하에 각종 소비재 유통을 위한 기업을 세우고 준비한 끝에 가능했다.
와하하 관계자는 " 앞으로 3~5년 내 중국 2·3선급 도시에 100여개 쇼핑몰을 오픈하고 300여개 브랜드와 독점판매 계약을 맺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와하하 측은 한국 브랜드 영입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노보, 와하하 외에도 유명 제약사인 윈난바이야오(云南白药)는 치약·샴푸 등 일용화학품 시장, 약국인 퉁런탕(同仁堂)은 화장품 시장, 탈모샴푸로 유명한 바왕(霸王)그룹은 냉차 시장에 각각 진출했다.
김상철 코트라 상하이무역관장은 "진출 장벽이 낮은 화장품, 일용화학품, 의류, 식품 분야가 중국 대기업들이 다각화하려는 우선 대상 분야다"며 "시장경쟁이 더욱 치열해 지겠지만 수입제품을 위주로 다각화를 추진하려는 기업도 있어서 한국제품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