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가에서 외제차로 음주운전 차량을 따라가 고의로 부딪힌 뒤 뺑소리 차량으로 협박해 돈을 뜯어 온 ‘부부 사기단’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공항 경찰대는 송모씨(41) 등 2명을 공동공갈 혐의로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또 정모씨(40) 등 3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대리운전을 하는 송씨는 2011년 7월5일 오전 4시40분쯤 경기 부천시 원미구 상동에서 술에 취한 김모씨(36·여)가 집 근처의 김밥집에 자신의 SM5 차량을 몰고가는 것을 보고 BMW 차량으로 뒤 따라가 추돌했다. 송씨는 김씨와 실랑이를 벌이다 “음주 사고 후 뺑소니는 5년간 운전면허 정지된다. 구속 또는 벌금이 나온다. 신고하지 말고 현장에서 좋게 하자’ 등 방법으로 협박해 현장에서 200만원을 줬다.
김씨는 또 적금을 깨 500만원을 송씨의 계좌로 보내주는 등 700만원을 빼앗겼다. 송씨는 이같은 방법으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40여차례에 걸쳐 9000여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치킨 배달을 하는 이모씨(42)도 같은 방법으로 8200여만원, 고모씨(33·여)도 6200여만원, 안마시술소 직원이 정모씨(40·여)도 450만원 등 5명이 모두 106차례에 걸쳐 2억4000여만원을 빼앗았다.
구속된 송씨와 고씨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연인관계이며, 이씨와 정씨는 사실혼 관계로 주소가 같은 사실상 부부라고 경찰은 밝혔다.
송 씨 등은 처음에는 BMW, 인피니티, 아우디 등 외제차를 렌트하다가 나중에는 외제 중고차를 할부로 구입해 범행에 이용했다. 이들은 유흥가가 밀집한 수도권이나 젊은층을 대상으로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 관계자는 “송씨 등은 음주운전자들이 외제차와 부딪히면 수리비가 워낙 비싼고 음주 뺑소니라고 협박하면 어쩔 수 없이 당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