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저링’이 제목처럼 ‘마술’ 같은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컨저링’이 지난 28일 140만 관객을 돌파하고 역대 국내개봉 외화 공포영화 2위에 오른 것. 개봉일이 거듭될수록 관객들 사이에서 신드롬이 일어나고 있어 수일 내 1999년 ‘식스센스’가 14년간 유지하고 있는 1위의 자리 역시 넘어설 전망이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최고의 공포영화라는 호평을 받으며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관객들에게는 특히 더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29일 영화입장권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컨저링’이 28일 하루 동안 18만8905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누적 관객 140만491명을 기록했다. 2002년 ‘디아더스’(136만174명)의 기록을 넘어서며 역대 국내개봉 공포영화 2위로 올라섰다. 이와 같은 추세라면 오늘(29일) 관객까지 더해 30일 중에는 ‘식스센스’(배급사 기준 160만명)를 제치고 14년 만에 역대 외화 공포영화 1위에 오를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 중 개봉해 흥행 강자로 떠올랐고 공포물은 여름에 흥행한다는 공식도 여지없이 무너뜨리며 전 세계에서 ‘컨저링’ 개봉 국가 중 최고 오프닝 기록을 세웠다. 매주 신작들이 개봉하고 있지만 예매율 2위를 유지하고 오히려 상영 횟수도 늘어나고 관객도 점점 증가 추세이다.
‘컨저링’의 이와 같은 신드롬에 가까운 흥행 돌풍의 이유로 피칠갑이 난무하는 기존 공포영화들과는 달리 잔인한 장면이 없어 거부감이 적다는 것을 우선적으로 들 수 있다. 미국에서도 잔인한 장면이 없음에도 너무 무섭다는 이유로 미국에서 R등급을 받을 정도로 분위기만으로도 심장으로 조여오는 공포영화의 미덕을 고스란히 살려냈기 때문이다.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서운 영화’라는 문구처럼 박수소리마저 공포로 작용할 수 있게 만든 제임스 완 감독의 능수능란한 연출력과 베라 파미가, 릴리 테일러를 비롯하여 성인과 아역배우 등 전 출연진의 탄탄하고 실감나는 연기, 고전적인 전개 방식이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섰다는 것이다. 마치 게임을 하듯 ‘즐기는 공포’라는 점 역시 흥행에 주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인지 특히 ‘컨저링’에 대한 젊은 층의 지지는 폭발적이다. 영화예매사이트인 맥스무비 집계에 따르면 ‘컨저링’의 예매 관객에서 10대와 20대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맥스무비가 집계를 시작한 뒤 공포 장르에서 10대의 예매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건 처음이다. 다운로드에 익숙한 관객층이지만 공포를 배가시키는 음행 효과와 객석에서 쉴 새 없이 비명이 터져 나오는 관객 반응 등이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며 오히려 극장에서 즐겨야 한다는 반응 덕분에 학생들의 중간고사가 끝나면 관객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컨저링’은 한 가족이 꿈에 그리던 새로운 집에 이사간 뒤에 겪게 되는 기이한 현상을 다룬 공포영화로 초자연 현상 전문가 워렌 부부의 사건 파일 중에서도 가장 미스터리하고 강력한 실화인 페론 일가족의 실제 경험담을 영화화했다. 미국에서도 역대 R등급 공포영화사상 최고 주말 성적으로 개봉 3일만에 제작비의 두 배 이상의 수익을 벌어 들인데 이어 세계 전역에서 흥행을 이루며 제작비 2천만 불의 14배가 넘는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영화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 신선도 86%를 기록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15세 이상 관람 등급을 받아 전 세대에 걸쳐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