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억제·지연 치료제 나와 당뇨병처럼 관리 가능해져
60세 이상 환자 증가 추세
질병관리본부는 29일 "작년 한 해에만 953명(내국인 868명, 외국인 85명)이 에이즈(AIDS)에 걸렸다고 신고하는 등 국내에서 신고된 에이즈 감염인 중 생존자는 7788명"이라고 밝혔다.
작년 신고자 953명 가운데 남성(864명)이 여성(89명)보다 9.7배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20대(286명, 30.0%)가 가장 많고, 이어서 30대(25.3%)와 40대(18.4%) 순이었다. 남성이 여성보다 많은 것은 동성애 등이 주요 감염 경로이기 때문이다.
전체 감염인 가운데 감염 경로가 밝혀진 사람은 7634명으로, 그중 7576명(99.2%)이 성 접촉에 의해 감염됐다. 수혈·혈액 제제에 의한 감염은 46명(0.6%), 태어나면서 감염되는 모자(母子) 감염이 8명(0.1%), 마약 주사를 함께 써서 감염된 사람은 4명(0.05%)이었다.
에이즈는 더 이상 '죽음의 병'이 아니라 만성 질환에 가깝게 변하고 있다. 완치는 어렵지만 증상을 억제하거나 지연시키는 치료제가 나와 있어, 일단 감염이 돼도 당뇨병처럼 관리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60세 이상 에이즈 환자 비율도 2010년 9.8%에서 2012년 10.9%로 늘어났다.
질병관리본부 양병국 본부장은 "에이즈에 감염된 사람들이 점차 나이가 들어가면서 장기 요양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며 "앞으로 국공립 의료기관이나 지방공사의료원 등과 협의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윤형준 기자]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