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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윤정수 "부끄럽다, 도의적 빚 갚겠다"…심경고백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3.12.13일 09:38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좋은 모습만 보여드려야 하는데 솔직히 진짜 부끄럽네요. 휴우…."

개그맨 윤정수(41)는 붉은 눈을 하고 있었다. 수년 동안 잠을 편하게 잔 적이 없다. 불면은 파산 선고가 내려진 12일 오전 11시까지 이어졌다.



윤정수에게 11일 밤은 길었다. '잘 안 되면 어떡하지' '다시 소송해야 하면 어떡해야 할까?'라는 질문이 밤새 그를 따라다녔다. 막막했다. 자세를 바꿔 누워도 잠은 오지 않았다. 생각을 거듭해도 앞날이 그려지지 않았다.

"이런 일들이 없이 살았다면 지금 제가 어떻게 돼 있을지 생각해봐요. 남들은 이런 일 없이 살던데. 내가 너무 욕심을 부린 건가, 내가 멍청하고 답답하게 행동해서 그런 건가. 그냥 그래요. 멀리 가는 차에서 내린 느낌입니다. 아주 오래 달린 차에서."

2008년 지인의 사업을 돕는 마음으로 연대보증을 선 것이 문제가 됐다. 5년여의 세월을 빚을 갚는 데 썼지만 원금은 좀처럼 줄지 않았고 이자만 쌓였다. 데뷔 11년 만에 장만한 20억원대 집은 2011년 경매를 걸쳐 넘어갔다. 반 토막 난 집값 모두가 빚을 갚는 데 쓰였다.



걸려오는 전화에 화들짝 놀라는 생활이었다. "제가 좋아했던 사람인데, 돈을 쓰고 갚지 못했기 때문에 그 사람 전화를 못 받아요. 그 사람도 제가 오해할까 봐 전화를 못 하죠. 이건 엄청난 문제에요. 빚 갚으라는 전화가 아닌데도 전화를 못 하고 못 받아요."

지난 8일 유일한 스케줄이었던 MBC라디오 '윤정수·이유진의 두 시 만세'도 정리했다. "이런 상황에서 청취자와 호흡하고 어루만져 주는 일이 그림만 보면 감동일 수도 있겠지만 당사자는 힘들어요. 슬픈 일이지만 하차를 결정했습니다. 자식이 있는데 그 자식을 못 만나는 심정이었죠. 프로그램도 잘 되고 있었는데…."

지난 3년간 거의 모든 출연료를 압류당했다. 활동경비와 생활비를 빌려 쓰기에도 벅찼다. 손에 들어오는 돈이 없어도 소속사에 수익을 배분해야 했다. 소속사가 자신을 배려할수록 죄책감은 커졌다. 활동을 많이 하면 할수록 부담이 늘었다.



"3년 넘게, 사실 그보다 더 긴 시간을 해결해 보려고 버티고 견뎠습니다. 법원에서 판결을 받지 않으면 이자비용이 발생해요. 나중에는 정말 감당할 수 없었어요. 기름값부터 매니저 월급까지 잘될수록 미치겠는 거에요." 윤정수는 파산신청에 필요한 돈도 빌려야 했다.

파산 신청을 했다는 보도와 함께 쏟아지는 관심과 위로는 부담이었다. 윤정수는 '파산신청' 기사가 포털사이트를 덮은 날 저녁, 집 근처에서 공회전 중인 차량을 보고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쫓기는 느낌이었어요. 그날은 누가 저를 촬영하러 온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여러 반응들이 마치 제가 죄를 지은 것처럼 몰아가더라고요. 얼마 동안은 '저는 죄를 지은 개그맨이 아니라 망한 개그맨'이라는 우스갯 소리를 하기도 했죠."

대대적으로 보도가 이어졌지만 청각장애가 있는 어머니가 아들의 소식을 모르기를 빌었다. "제 부모, 제 친인척들이 겪을 질문 공세, 파산한 사람 주변인이라는 이유로 겪을 불편이 걱정입니다. 프로그램을 하차하고 제가 주목을 덜 받으면 그 분들에게 피해가 덜 가지 않을까라는 생각했습니다."



1992년 SBS 개그콘서트로 데뷔한 뒤 21년 만에 처음, 자의가 아닌 타의로 쉰다. 윤정수는 "망각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래 쉴 수도 없다. "저는 주변에 의해서 힘들어졌지만 주변의 힘으로 버텼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주변이 없는 사람들도 있을 거에요. 그런 분들을 돕고 싶습니다."

"과욕을 버리겠다"고 다짐했다. 다시 "'윤정수 스타일'의 호탕한 웃음을 짓고 싶다"는 마음이다. "빚을 갚기 위해 파산 신청을 했습니다. 여태 압류 등을 이유로 돈을 돌려드리지 못한 주변 분들에게 먼저 돈을 갚을 생각입니다. 도의적인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합니다. 그게 제 책임"이라고 힘줘 말했다.

내일을 향한 의지도 다졌다. "솔직히 앞으로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되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건이 허락한다면 꼭 봉사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제가 살 것 같습니다. 재기할 겁니다.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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