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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주민과 전화인터뷰 "새해 김정은 체제 어찌 보나?"

[온바오] | 발행시간: 2014.01.04일 00:34
北 주민 "김정은, 장성택 처형으로 보다 폐쇄적인 정책 펼 것…개방 失이 크다고 봐"

[데일리 엔케이 ㅣ 강미진 기자] 고모부이며 후견인이었던 장성택을 처형한 김정은 체제에 대해 북한 주민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자신의 유일영도체제에 도전했다는 이유로 고모부까지 가차 없이 신속하게 처형한 김정은 체제에 대해 북한 주민들은 희망을 갖게 될까?

집권 3년 차를 맞은 김정은이 2014년도 새해 신년사를 지난해에 이어 육성으로 낭독했다. 김일성 따라하기의 일환인 육성 신년사를 북한 주민들은 적어도 2월까지 달달 외워야 한다. 신년사를 달달 외면서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에 대한 자발적인 충성심을 갖게 될까? 데일리NK는 신년을 맞아 북한 주민 3인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들을 통해 내부 동향이나 주민 생활에 대해 짚어봤다.

양강도 혜산시 대방(무역업자) 김정현(가명·40대)

-올해 전반적인 식량 사정은 어떠했고 앞으로 사정은 나아질 것으로 보나?

작년은 다른 해에 비해 비교적 식량 사정이 양호한 편이었다. 특히 주민들에 대한 통제와 단속하는 대대적인 검열이 없었던 것이 식량 사정이 악화되는 않는 데 도움을 줬다. 하지만 좋은 일만 있었다고 말할 수 없다. 봄에 군량미로 몇 달 정도의 배급을 공급해주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야말로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 인민반, 여맹원을 동원한 도시꾸리기를 하느라 정신없는 한 해를 보냈다.

최근에는 장성택 처형 이후 특별한 내부 통제는 없지만 김정은 장군님에 대한 충성모임과 장성택 성토 모임 등이 진행돼 분위기는 긴장된 상태다. 신년사 관철 모임이나 문답식 강연도 곧 시작된다. 이런 시기 당국이 지시하는 거 제대로 하지 않으면 괜히 해코지 당할 수 있다.

-장성택 처형에 대한 내부 주민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장성택 사건이 터졌을 때 주민들은 왜 국가의 책임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이 저런 망동을 했을까 하는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이전에 황장엽 선생이 월남(망명, 탈북)했을 때처럼 그(장성택)도 앞날이 보이지 않아 그랬을 거라는 말들을 많이 했다. 고모(김경희)는 졸도했을 거라는 말들이 주민들 속에서 잠깐 나돌기도 했다.

이후 장성택의 죄행을 고발, 규탄하는 성토모임에 이어 (김정은) 원수님께 충성을 다짐하는 모임들로 바쁘게 보내다 새해를 맞았다. 새해부터는 신년사 과제수행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장성택 사건은 일단 잠잠해질 것 같다.

-올 한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우리가 바란다고 해서 그대로 되지는 않겠지만 굳이 말하면 형편이 좋아졌으면 좋겠다. 생계활동에 지장을 주는 검열과 장마당 통제가 없었으면 좋겠다. 검열과 장마당 통제만 안 해도 장마당 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되고 먹고 사는 데 문제가 없다. 배급을 최근 주고 있지만 배급보다 시장에 대한 통제를 안 했으면 좋겠다. 올해 배급이 안정적으로 나온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주민들이 알아서 먹고 살 수 있는 장사만이라도 통제 안 했으면 좋겠다.

-최고 지도자 김정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위(당국)에서는 연일 원수님에 대한 충성을 강요하고 있다. 최근 배급도 주고 시장 통제도 안 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다. 장성택 처형에 대해 아무리 그래도 고모부를 처형하냐라는 말도 있었지만 원수님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다. 물론 나이 새파란 지도자가 공화국을 잘 이끌 것이란 기대감보다 우려감이 많다. 김일성 수령님 때보다, 김정일 장군님 때보다 원수님이 제대로 할 수 있을지는...

황해남도 00협동농장 농장원 박현만(가명·50대)

-올해 풍년이라고 들었는데 농장원들의 분배현황은?

올해 예년에 비해 풍년이 들었지만 농장원들은 정작 손에 쥔 것이 없어 화가 나 분배총회에 나가지 않는 집들도 있다. 일부 주민들은 '전보다(김정일 때) 빼앗아 가는 수법이 더 노련해졌다'며 '나라 쌀독을 책임지라고 해서 열과 성을 다해 일을 했는데 내 집 쌀독은 거미줄 치게 생겼다'고 말한다. 올해 3월과 4월 춘궁기에 굶주림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땅한 벌이나 가족이 없는 노인이나 어린이들은 굶어 죽을 것이다. 나라가 이들을 잘 챙겨야 하는데...

-장성택을 처형한 김정은이 2014년은 어떻게 할 것으로 보이나?

현재 당 간부들은 장성택 숙청을 최대 성과로 뽑을 만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당을 중심으로 통일과 단결을 강조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그만큼 주민들에게 할당되는 사상무장 과제는 많아질 것이라고 본다. 새해부터 배급을 준다는 얘기가 있지만 실제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분배총회때도 제대로 주지 않았으니 당국을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

-올해 김정은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첫째도 둘째도 배급이라도 제대로 해줬으면 한다. 황해도는 쌀농사를 많이 짓고 협동농장들이 많다. 그런데 오히려 먹고 살기 힘들다는 얘기가 더 나온다. 당국이 군량미며 수도미며 충성미 등으로 걷어가기 때문이다. 농장원들에게도 쌀을 많이 공급을 해줬으면 좋겠다. 지난해 유희시설을 많이 건설해 생활이 괜찮은 간부들이나 도시 사람들은 명절날 같은 때 놀러가 즐겁게 보낸다고 한다. 실제로 이런 모습이 TV에서 나왔다. 우리 농장원들도 언제 먹을 걱정하지 않고 유희장 다니며 즐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농장원들은 평양이 지방 농장원들을 의붓자식 대접을 한다는 말을 하곤 한다.

함경북도 당 중간급 간부 고성식(가명·50대)

-북한이 중국과의 합영(합작) 투자에 나선다고 한다.

함경북도 무산광산이 중국과 합영을 하면서 광부들과 일반 주민들의 생활도 많이 좋아졌다. 배급도 일정량 늘고 있으며 밀가루와 기름 등으로 대체되는 노임(월급)도 높은 수준에서 매월 받기 때문에 주민들은 좋아한다. 그런데 이 모든 것(배급, 월급)을 장성택이 나라 자원을 헐값으로 판 대가로 받은 것이라고 한다. 처음엔 주민들에게 장군님 배려라고 선전했는데 지금은 장성택 잘못이라고 하니 주민들은 갈팡질팡한다.

-주민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나라 자원을 수출해서라도 인민들이 굶어 죽지 않게 하는 것이 옳은 것 아니냐는 동료들의 눈빛을 매일 목격한다. 중국과의 합영이 반역자에 의해 실행된 것이라면 당장에 그만두어야겠으나 지금도 정상적으로 운영이 되고 있기 때문에 어리숙한 주민들도 그(장성택)에게 뒤집어씌운 것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는 것 같다. 전에는 너나없이 밀수를 했었는데 요즘은 50세대에 한두 집이 밀수할 정도로 밀수꾼들이 적어졌다. 배급을 주기 때문에 굳이 목숨 걸고 밀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당국이 주민들에 배급과 월급을 주는 이유는 무엇인가?

함경북도 지역에 많은 양의 광물이 매장돼 있다. 이 매장된 자원을 팔려면 광산 기업소를 돌려야 한다. 과거에는 광산 노동자들에게 배급이나 월급을 제대로 주지 않아 공장 가동률이 많이 떨어졌다. 그러다 지난 가을부터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당국이 월급과 배급을 주기 시작했다. 당국은 광산 기업소 등을 돌려서 돈을 벌려는 것이다. 원수님(김정은)이 새로운 국가적 사업을 하려는데 돈이 없으면 할 수 없다.

- 김정은 체제에 어떻게 생각하나

최근 월급과 배급을 주면서 다소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더라. 하지만 당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온 나로서는 우리 공화국이 문을 열고 중국과 같이 개방하지 않으면 우리 인민들은 결국 굶어 죽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광산 다 팔고 없으면 그때 가서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부터라도 문을 열었으면 좋겠다.

- 김정은이 문을 열 것으로 보나

아니라고 본다. 이번 장성택 처형에서 볼 수 있듯이, 자원을 헐값에 팔아먹었다고 하지 않았나. 당분간은 문을 오히려 닫으려는 조치가 나올 것이다. 장기적으로도 문을 여는 것이 이로울 것이 없다고 판단할 것이다. 결국 고생하는 것은 인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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