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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현장에서 사고 당한 조선족인부 집에 방치돼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4.01.23일 14:03
한국 건설현장에서 낙상사고를 당해 골반 뼈가 골절된 조선족인부가 집에 방치돼 있다가 재한 조선족 봉사단체에 의해 구조됐다.

  지난 1월 13일 재한다문화협회영등포지회 회원들은평택의 모 건설현장에서 부상을 당했지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집에 방치되어 있던 서창권(왕청, 69)씨를 구출해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있는 서울복지병원에 호송했다.

  “건설현장에서 사고를 당한조선족 노인이 현장관계자들로부터 집에 방치돼 있다는 구조전화를 받았어요”

  평소 봉사활동을 잘하기로 소문이 났던 김태선(여,51)씨는 구조전화를 받자 즉시 평소 봉사활동을 함께 했던 조선족 김원석(재한다문화협회영등포지회 회장), 이천지씨를 연락했다. 서씨의 딱한 사연을 듣고 울분을 참지 못한 세 사람은 각 자 하던 일을 그만두고 차를 운전해 서울에서 평택에 있는 서씨 집으로 찾아갔다.

김태선씨의 도움으로 약을 먹고 있는 서창권노인.

  “서노인이 이불을 쓰고 차가운 방에 홀로 누워 있었어요. 방에는 대소변 통과 약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어요” 김원석씨가 처참했던 당시상황을 설명했다.

  그들은 서씨를 차에 태워 서울복지병원으로 이송했고 300만원을 모아 수술비로 지급했다.

  골반 뼈 수술을 받은 서씨는 병상에 누워 기자에게 사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인력소장이 운전한 구조차가 병원 아닌 집으로 향했어요”

  평택의 모 건설현장에서 인부로 일하던 서씨는 여느 때와 같이 오전 7시에 시작하는 일을 위해 6시께에 현장에 도착했다. 전날 밤에 내린 눈으로 빙판길이 된 도로 안전을 걱정해 평소 타고 다니던 자전거를 집에 두고 다른 인부들과 함께 택시를 타고 현장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서씨는 다른 인부들을 뒤따라 현장의 식당으로 향했다. 겨울아침이라 현장 마당은 어두웠고 자갈을 깐 바닥은 눈 때문에 미끄러웠다. 걸음을 조심스레 하느라 신경을 썼지만 식당 문을 20미터 앞두고 서씨는 오른 쪽 발이 미끄러져 체중이 오른 쪽으로 쏠리며 둔부가 딱딱한 자갈 땅바닥에 심하게 내리박혔다. “넘어진 순간에는 아무런 통증을 못 느꼈어요. 근데 일어나려고 하니 몸이 움직여 주지 않았어요” 서씨는 주변을 돌아보았지만 동료들은 이미 식당 안으로 들어가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땅에 누워있다 보니 식은 땀이 흐르기 시작했고 극심한 통증이 몰려왔다. 서씨는 현장의 작업반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작업반장은 인력사무소 소장을 보낼 것이니 좀만 기다리라고 했다. 마침 지나 가던 사람들이 서씨를 발견하고 식당에 들어간 일행을 불러냈다. 인부 여려 명이 겨우 서씨를 들어 차가운 땅바닥에 갑판을 깔아주었다. 그렇게 통증을 감내하며 차가운 땅바닥에 누워 있은 지 30분이 지나 인력소장이 운전한 차가 도착했다. 인부 여러 명이 서씨를 차에 실었다. 서씨와 한 팀에서 일하던 인부 한 명이 함께 동승하려 했지만 인력사무소 소장 김씨가 “나 혼자면 되니까 일이나 해라”며 만류했다.


차에 오른 김씨는 서씨에게 집주소를 물었다. 이상한 생각이 든 서씨가 “병원에 안가고 왜 집으로 가냐”고 묻자 김씨는 “병원에 갈 필요가 없어요. 집에서 약을 먹으며 며칠 누워 있으면 금방 괜찮아질거요”하며 서씨 집으로 향했다. “너무 아픈데 병원에 가야 할 것 같아요”, “내 말만 믿고 걱정 말아요” 차가 편도 1차로 변에 있는 서씨 집 대문 앞에 정차했다. 김씨가 혼자 힘으로 겨우 서씨를 차에서 내려 얼음바닥에 눕혀놓기는 했지만 더 이상은 무리였다. 서씨는 김씨에게 부근의 경찰서에 찾아가 도움을 청하라고 했다. 김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도로 중간에 놓인 서씨는 오가는 차량을 피하기 위해 도로변으로 기를 쓰고 기었다. 녹기 시작한 눈과 흙으로 범벅이 된 바닥 위를 사력을 다해 기는 서씨는 발 밑에서 머리까지 습격해오는 통증 때문에 현기증이 났다. 경찰 2명과 인력 소장등 세 명이 간신히 서씨를 부축해 집안 바닥에 눕혔다. “아저씨가 많이 심각해 보이네요. 이렇게 집에 있으면 안될 것 같으니 꼭 병원에 가보세요” 경찰들이 걱정스레 말하면서문을 나섰다. 서씨가 평택에서 현장 일을 하는 동생에게 연락하라고 하자 김씨는“내가 알아서 할거니 누워 있어요”라고 말하고는 문을 박차고 나갔다. 속옷부터 바깥 솜옷까지 땀과 흙으로 투성이가 된 서씨는 옷도 벗지 못한 채 그대로 이불을 쓰고 누웠다. 지나친 통증을 누르려고 중국에서 가져온 ‘정통편’(진통제)을 한번에 6정이나 먹었지만 좀처럼 소용이 없었다. 저녁에 퇴근 한 서씨 동생이 부근 약국에서 소염제와 진통제를 사다 주었다. 그날은 2013년 12월 21일이었다.

  “인력소장이 입원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주치의 말을 무시했어요”

  동생이 전 날 저녁에 와서 밥을 해 놓고 가면은 서씨는 그 것으로 하루 종일 끼니를 떼웠고 대소변은 비닐봉투나 음료수 페인트 병에 보았다가 동생이 퇴근해 와서 버려주었다. 그렇게 3일이 지나서야 인력사무소 김씨가 전화를 걸어와 상황을 물었다. “그냥 다친 것이 아니다. 아픔이 가라앉지 않고 움직이지 못하겠다. 심각한 것 같다”서씨의 말에 김씨는 “알았다”며 전화를 끊었다. 그날 오후 집으로 찾아와 서씨의 병세를 살펴보던 김씨는 “아프냐”,“약을 먹냐”며 건성건성 묻고는 돌아갔다. 25일 다시 전화로 상황을 묻던 김씨는 서씨의 “아프고 붓기가 내리지 않는다”는 말에 “이튿날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자”고 했다. 26일 오전 김씨가 보낸 119차에 실려 서씨는 평택 연세병원에 도착했다. 병원에서 모든 검사를 마친 서씨에게 주치의가 사진을 보여주며 “골반 뼈 골절이 확실하니 입원하여 수술을 받고 핀을 2개 박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씨가 전화로 김씨에게 의사의 진료결과를 알려 준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간호사가“용역관리 아저씨가 전화를 걸어와 입원시키지 말고 집에 가서 치료하게 하라네요”라며 김씨의 말을 전했다. 그 말을 들은 주치의는 “사람들이 어찌 이럴 수 가 있냐”며 손에 들었던 처방전을 테이블에 내리치며 화를 냈다.

  일주일 분 약을 처방 받고 서씨는 집에 되돌아왔다. 27일 김씨는 다시 서씨를 찾아와 “골절이나 금이 간 것이 별반 차이가 없다. 병원에서 알아봤는데 약만 먹으면 봉합되어 걸을 수 있다고 한다”며 서씨를 다독였다.

  며칠 뒤 김씨는 건설 현장 반장 권씨와 함께 또 찾아왔다. 서씨에게 100만 한화가 들어 있는 봉투를 넘기며 “두 달 후면 낳을 거니 걱정 말라”고 했다.

  김씨의 말과 달리 서씨의 통증은 점점 더심해졌다. 통증을 이기려고 사흘에 무려 64정의 진통제를 먹기도 했다.


서씨를 알고 지내던 지인들이 찾아와 안타까운 상황을 보고는 “이렇게 누워 죽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외부에 도움을 청해야 한다”고 타일렀다.

  노동법이나 산재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던 서씨는지인의 도움으로 김태선씨를 찾게 되었다.

  “건설현장에서 열심히 일한 저를 한국의 법이 도우리라 믿어요”

  지난 13일집에서 구출된 서씨는 서울복지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서씨를 돕기 위해 재한다문화협회 영등포 지회의 회원들이 발 벗고 나섰다.

  대림동 중앙시장서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태선씨는가게 문을 닫은 채 13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밤낮으로 서씨를 간호했다. 간병경력이 전혀 없는 태선씨는 서씨의 똥오줌을 받아내면서 ‘부모 모시듯’ 극진히 보살폈다. “저는 봉사활동을 6년이나 했어요. 저보고 봉사활동에 미쳤다는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서로 돕고 사는 것이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닙니까”태선씨의 보살핌에 서씨는 눈시울을 붉혔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이렇게 똥오줌까지 받아내다니... 이 은혜를 죽을 때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서씨를 대신해 회원들이 산재신청서를 작성했다. 건축현장의 도장이 있으면 산재처리가 빨리 되기에 회원들이 현장에 전화를 걸었지만 담당자가 “브로커들이 아닌가” 비난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또 인력사무소 김씨에게 전화를 했더니 “현장에서 사람이 죽어도 나와는 상관 없다”며쌀쌀하게 전화를 끊었다. 그 후 김씨는 “왜 상의도 없이 서울 병원에 입원했냐”며 서씨를 핀잔하는 전화를 걸어오고는 연락이끊겼다.

  “저는 한국에 와서 열심히 일하며 살았어요. 법을 어긴 적도 없고 누구에게 피해를 준 적도 없어요. 그리고 이런 사고로 보상을 받거나 누굴 걸고 넘어갈 생각도 전혀 없어요. 오로지 법에 따라 치료를 받고 싶을 뿐입니다. 저는 한국의 법을 믿습니다.” 병상에 누워있는 서씨가 말했다.

   weeklyc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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