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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을 세우고 잘리는 자, 역적이지만 살아남는 자

[온바오] | 발행시간: 2014.02.02일 19:11
功을 세우고도 잘리는 者, 역적이지만 살아남는 者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든가 "한 해가 속절없이 떠나간다"라는 말을 일년에 두번씩이나 해야 하는 우리 처지가 새삼 우습기도 하고, 정답기도 하다. 여하튼 흘러가는 세월에 대해, 두번씩이나 아쉬움과 덕담을 주고 받을 수 있는것은 좋은 일 아니겠는가?

새해에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덕담은 건강과 사업, 승진, 가족의 평안에 대한 기원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금년에는 "현실을 자기 것으로 꼭 만드시길 기원 드린다"라고 덕담을 드리고 싶다. 왜냐하면 잘 나가는 사람은 너무 잘 나가서 한방에 낭떠러지에 굴러 떨어지게 되고, 누구는 실패의 구덩이에서 현명하게 극복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 역사상 개국 일등 공신이었지만 목이 달아난 사람과 반대쪽 역적의 반열이었지만 훌륭하게 뒤집기 하여 역사의 주인공이 되었던 몇 사람의 얘기를 들어 보면서 인생의 반면 교사를 생각해 보자.

먼저 중국 漢나라의 1등 개국 공신, 한신(韓信)의 얘기다.

누구라도 유방(劉邦)과 항우(項羽)의 천하 쟁패를 위한 건곤일척의 싸움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며, 결국 평소 수십 번의 전투에서 실패한 유방이 결국 천하를 얻게 되는 데는 소하(蕭何), 장량(張良), 한신(韓信)이라는 불세출의 공신들 덕분이라는데 이의가 없다. 소하는 유방의 고향 친구로서 군량 조달과 후방의 안위를 책임지는 그야말로 살림꾼이며, 장량은 한(韓)나라의 귀족 출신으로 “장막 안에서 천리 밖의 정세를 본다”는 뛰어난 병법과 참모 역할로서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한신은 항우 밑에서 일개 호위무사 역할을 하던 하급 장교 출신이었다. 그러나 소하에게 인물의 진가를 인정 받아 하루아침에 일약 한나라의 총대장으로 발탁되고, 뛰어난 지략과 군 통솔로 천하무적이던 항우군을 무찔러, 최종 유방의 천하 통일의 일등 공신이 되었던 위인이다.

그런데 사람 됨됨이는 각자 달랐는데, 이는 결국 인생의 결과를 예측 할 수 있었다. 즉 소하는 한때 유방의 고향 상사로서 존경 받는 위치였으며, 장량은 귀족 출신으로서 처음부터 선생의 귀한 대접을 받았던 인사들이다. 반면, 한신은 동네 불량배의 가랑이 밑을 통과하는 수모를 겪고 시종일관 본인의 재주를 팔기 위해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하며 젊은 시절 불우한 시절을 보냈으나, 소하에게 겨우 능력을 인정받게 되어 일약 천하의 가장 중요 인사가 되었다. 그런데, 무엇인가를 이루고 나서부터 자신의 관리가 부족하였다. 즉 옛말에 "신하의 공이 군주보다 크면, 왕이 되거나 목이 잘리게 된다" 라는 말이 있듯이 천하를 통일한 유방의 걱정거리는 본인보다 더 전쟁을 잘하는 한신의 능력이었다.

그런 미묘한 역학 구도에서 한신의 행동은 어중간했다. 신임 황제에 대한 확실한 충성의 모습도 아니고, 그렇다고 독자적인 자립을 위한 것도 아닌, 그야말로 애매하게 자신의 입지를 즐기다가 한방에 역적으로 몰려 죽게 된 것이다. 그것도 유방이 아닌 여태후의 모략에 걸려... 반면에 장량은 공을 이룬 후 궁내를 떠나 초야에 묻혀 화를 피하고, 소하는 황제에게 개인의 욕심으로 대들듯 말 듯한 행동으로 몇 번에 걸쳐 유방에게 미움을 받으나 확실하게 대권에는 욕심이 없는 신하의 예를 보여 줌으로서 고이 말년을 살아 남을 수 있었다.

한신 그는 어중간한 사람이었다. 신하와 군주의 차이를 정리하지 못한 그는 결국 사형장에서 "괴통의 얘기를 따르지 않아서, 일개 아녀자에게 생을 마치는 구나"라는 아쉬운 메아리만 남겼다.

두 번째 이야기 역시 초한지의 한 모습, 항우의 부하 중 가장 유방을 괴롭힌 장군 계포(季布)의 모습이다.

계포는 멋있고 불의를 참지 못하는 의리 있는 전형적인 무장, 호걸 타입의 장군이다. 그는 항우의 최 측근 장군이면서 종종 항우에게 바른말을 할 줄 아는 의리 있고 용맹한 장수였다. 아울러 그는 전쟁 중 가장 많이 유방의 가족과 유방 개인을 괴롭힌 장수였다. 물론 항우의 승리를 위한 계책이었지만, 결국 항우가 자살하자 그는 도망 다니는 신세가 되었다.

유방은 전쟁이 끝난 후, 전시 혼란을 무마시키고자 적군들에게 비교적 관대한 화해 정책을 유지하였으나, 계포, 종리매 등 항우의 일급 장수들에게는 특별 현상금을 제시하며 체포령을 실행하였다. 계포는 살기 위해 도망 다니다, 친구의 도움으로 유방의 비서실장인 하우영을 통해 유방에게까지 전달되었다. 대노한 유방에게 하우영은 "계포는 의리 있는 사람이다. 그는 항우의 부하로서 최선을 다한 것 뿐이고, 이제 황제의 새로운 세상에서 계포같은 적장을 사면한다면 천하 인사가 황제에게 귀순하게 될 것이며, 이는 곧 천하는 안정시킬 것이다"라는 진언에 유방은 동의했다.

그리고 계포는 한나라 조정의 정사에 참여하여 그의 성품대로 곧고 정직하게 천하의 일을 처리하여 '계포일락(季布一諾)' 즉 계포에게 칭찬을 받게 되면 천하 사람들에게 인정받게 된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 인사가 되었다. 그러나 "자기가 모신 군주가 실패하여 죽었는데 구차하게 적장에게 구걸하여 목숨을 건졌다"라는 일부 군자들의 비평에 대해 사마천의 사기에서는 "천하의 군자만이 죽고 사는 판단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라고 표현하였다.

사실 계포는 단순히 의리만 앞세운 무장이 아니다. 의리와 충성심, 현실감, 유방이라는 사람의 그릇을 꿰뚫어 보는 판단력을 갖춘 지인(知者)이다. 그래서 단순한 무장으로 영원히 묻혀 질 수 있었지만, 후세에 명사로서 이름을 남기게 된 것이다.

자 다음의 얘기는 춘추 전국시대의 진문공(晉文公)에 관한 얘기다.

춘추시대의 5대 패자 중 하나인 진문공, 무려 19년간을 타국으로 유량 생활하다 극적으로 군주가 돼 천하를 호령 하게 된, 중국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요소를 갖춘 군주다.

진문공이 19년 동안 천하를 주유하면서 이 나라 저 나라를 기웃거리는 것은, 이후 성공한 군주가 되었기 때문에 주유 과정이 미화되었지만 과정은 참담하였고 일부는 비참하였다. 특히 그 중에서 가장 비참한 상황은 유람 과정 중 자금을 관리하던 가신의 도주였다. 어느 날 일행이 가지고 있던 자금을 가지고 도망쳐버린 가신 이두수때문에 궁핍한 생활이 말이 아니었다.

여하튼 진문공은 장인 국가인 진 목공(秦穆公)의 도움을 받아 진(晉)의 군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러나 정국 안정은 여의치 않았다. 특히 진문공에 의한 기존 권력의 물갈이를 의심하는 기득권 세력의 준동이 심상치 않았다. 매일 벌어지는 음모의 쿠테타에 몸살을 앓고 있는 진문공에게 어느 날 느닷없이 이두수가 찾아왔다.

아니 일부러 찾아서라도 처벌해도 시원찮을 이두수 인데, 이렇게 불쑥 찾아 오다니, 간이 큰놈이다. 우선 면담 자체를 거절하니, 그는 대찬 제안을 한다. "진문공께서는 천하를 포기 했느냐?"고... 무슨 시답지 않은 소리인가 하여 면담하고 지난날의 과오에 대해 호통을 친 진문공에게 이두수는 감히 말하였다. "지금 천하는 진문공의 천하지만 아직 안정은 멀었으며, 언제 어느 곳에서 반란이 일어 날 줄 모르는 상태다. 이유는 단 한가지 옛적에 진문공에게 비우호적이었던 사유로 언제 잘릴 줄 모르기 때문이다."라고 말하자, 진문공이 솔깃하여 "그래서 좋은 묘안이 있소?"라고 물었다.

이두수는 "저에게 좋은 벼슬을 주시오. 그러면 정국이 안정 될꺼요. 세상에 저보다도 군주께 미운 놈이 어디 있겠소. 그런데 저를 등용하면 다른 사람들은 걱정 자체를 않을꺼요." 라고 답했다. 진문공은 눈앞의 안개가 걷혔다. 그리고 천하는 안정되었으며, 패자의 지위에 오르게 됐다. 사실 뻔뻔한 이두수지만 생각의 유연성이 부럽다. 그리고 진문공이 그렇게 받아들일 줄 아는 그릇이라는 것을 아는 것, 그것이 부럽다.

상기 3가지 건 외에도 중국 역사상 유사한 고사와 야담은 수두룩하다. 똑똑하지만 결국 부족한 한신, 무모한 무장인 듯 하지만 현명한 계포, 사실 약삭빠른 이두수, 누구는 부럽고 누구는 아쉽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이런 저런 인사들을 일부는 배척하고, 일부는 채용할 줄 아는 천하의 현명한 군주가 있었던 그 시절이 부럽다.

천하의 안정을 위해 꼭 내편이 아니더라도 과감하게 적을 등용하고 천하를 다스리는 명군이 더욱 그리운 현실이다. (jgkim122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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