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사회 > 교육/학술
  • 작게
  • 원본
  • 크게

[교원수기] 교원이 먼저 다가가야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2.03.19일 17:23
어느날 나는 길에서 뜻밖에도 황걸이를 보았다. 그는 30년전, 내가 20살 햇내기교원시절 처음 가르쳤던 학급의 학생이였다.


황걸이는 소아마비로 다리를 심하게 절었다.


그래서 나는 황걸이에게 더욱 신경을 쓰면서 잘 돌봐주려 했다. 하지만 그는 내가 했내기교원이여서인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건 물론 수업시간에 공공연히 코노래를 부르지 않으면 괴상한 소리를 내며 다른 애들까지 방해하였다. 몇번이나 꾸지람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화가 난 나는 아예 황걸이를 투명인간취급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다가 정 화가 치밀면 그를 호되게 꾸지람을 하면서 야유 섞인 언어로 망신 주는것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하루 저녁무렵에 내가 황걸이네 집 근처의 골목을 지나는데 등뒤에서 그가 나의 이름을 두번이나 길게 부르는것이였다. 그때만큼 심한 모욕감을 느끼기는 처음이였다. 얼마후 나는 다른 학교로 전근하였고 다시는 황걸이를 만나지 못했다…


그런데 30년이 지나서 이렇게 만날줄이야. 그는 우리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길옆에서 자전거수리난전을 벌리고있었다. 나의 시선이 차거웠던 모양인지 그는 내내 내 시선을 피하여 다른데만 보고있었다. 두번째, 세번째로 만났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차라리 부딪쳐보리라 마음 먹었다. 어느날 나는 마침내 황걸이와 면바로 마주서게 되였다.


《황걸이 맞지?》


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자 잠시 놀란 표정으로 멍해있던 황걸이도 인차 웃으면서《예. 선생님, 오랜만입니다. 저를 잊지 않으셨군요..》라고 하는것이였다.


우리는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30년간 마음속에 맺혔던 응어리가 풀리는것 같았다. 아마 그도 마찬가지였을것이다.


모택동은 일찍《세상에는 까닭 없는 사랑이 없을뿐더러 까닭 없는 미움도 없다》고 했다. 황걸이가 그때 나를 미워했던것은 내가 그를 미워했기때문이다. 애들은 자기를 대하는 어른들의 태도에 특별히 민감하다. 아무리 애꾸러기학생이라도 교원의 호된 꾸지람끝에 풀어주는 말 몇마디에 옥맺힌 마음을 풀고 교원의 진정을 받아들인다. 그런데 나는 황걸이를 투명인간취급을 하면서 야유까지 하였으니 그가 나를 싫어한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였겠는가.


30년후에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먼저 그에게 다가가지 않았더라면 그는 또 머리를 돌렸을것이고 나는 그에게 영원히 미운 선생님으로 남았을것이다.

교원은 먼저 학생에게 다가가고 베풀어야 한다.


/ 박영희(길림성 왕청현제5중학교)

편집/기자: [ 신정자 ] 원고래원: [ 길림신문]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67%
10대 0%
20대 67%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33%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33%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지난해에 비해 영업이익이 3배 늘었다고 알려져 있는 개통령 '강형욱'의 회사 '보듬컴퍼니'의 잡플래닛 기업리뷰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들을 통해 보듬컴퍼니의 전 직원들이 남긴 회사 리뷰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허근 제8회 중러박람회에 참가한 일부분 러시아련방 주지사 및 주석 회견

허근 제8회 중러박람회에 참가한 일부분 러시아련방 주지사 및 주석 회견

허근 제8회 중러박람회에 참가한 일부분 러시아련방 주지사 및 주석 회견 장안순 참가 5월 18일, 흑룡강성위 서기이며 성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주임인 허근은 할빈에서 제8회 중러박람회에 참가한 러시아 프리모르스키 변경주 주지사 코제미아코, 크라스노야르스크

동계아시안게임의 기억 | 아시아올림픽리사회 회원 45개 국가와 지역 모두 집결 장춘동계아시안게임 여러개 력사 기록 창조

동계아시안게임의 기억 | 아시아올림픽리사회 회원 45개 국가와 지역 모두 집결 장춘동계아시안게임 여러개 력사 기록 창조

제5회 아오모리동계아시안게임페막식에서 당시 축업정 장춘시장이 아시아올림픽리사회 곽진정 제1부주석으로부터 대회기를 넘겨받아 동계아시안게임이 본격적인 '장춘사긴'에 진입했다. 제6회 동계아시안게임 시간: 2007년 1월 28일 ~ 2007년 2월 4일 장소: 중국 장춘

제8회 중러박람회 문예공연 및 흑룡강성 제2회 중러 지방 문화예술시즌 개막식 성대히 개막

제8회 중러박람회 문예공연 및 흑룡강성 제2회 중러 지방 문화예술시즌 개막식 성대히 개막

제8회 중러박람회 문예공연 및 흑룡강성 제2회 중러 지방 문화예술시즌 개막식 할빈대극장에서 성대히 개막 허근, 람소민, 장안순이 개막식에 참석하여 공연 관람 5월 17일 저녁, 제8회 중러박람회 문예공연 및 흑룡강성 제2회 중러 지방 문화예술시즌 개막식이 할빈대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