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새벽, 실종된 항공기에 생존자가 없다는 소식을 들은 중국인 탑승객 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항공이 실종된 항공기에 생존자가 없다는 성명을 발표하기에 앞서 실종자 가족들에게 문자로 사전 통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인 탑승객 가족들은 항공사와 말레이시아 정부에 격한 분노를 표출했다.
중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실종된 항공기 탑승객 가족들은 말레이시아항공이 정부의 공식 발표 직전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생존자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같은 메시지를 받은 중국인 탑승객 가족들은 "믿을 수 없다", "항공기 잔해를 찾지 못한 이상 끝난 게 아니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 25일 새벽 2시, 가족들은 베이징 리두(丽都)호텔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말레이시아항공과 말레이시아 정부에 격한 분노를 표출했다.
가족들은 성명에서 "여객기가 실종된 지 18일 동안 말레이시아 항공, 말레이 정부, 말레이 군 부문은 끊임없이 진실을 숨기거나 은폐해 가족들과 세계인을 속이려 했다"며 "이같은 비열한 행동은 탑승객 가족의 심신을 상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수색작업이 늦어지게 해 고귀한 생명을 구할 기회도 잃게 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만약 154명이 모두 생명을 잃게 된다면 말레이 항공과 정부, 군 부문은 우리의 가족 친지를 죽인 살인마"라며 "우리는 말레이 항공, 정부, 군에 철저한 진상 해명을 요구하며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해 강력한 항의와 책임 추궁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가족들은 성명 발표에 그치지 않고 이날 오전 리두호텔에서 주중국말레이시아대사관까지 4km를 걸어가며 "가족들을 돌려달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했다.
대사관에 도착한 이들은 "우리는 진실을 원한다", "말레이 항공, 우리에게 진실을 밝혀라" 등 플래카드를 내걸고 "말레이 정부는 살인자"라는 구호를 외치고 대치한 경찰에게 물병을 던지며 항의했다. 여성 1명은 혼절해 들것에 실려 나가기도 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