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당했다’는 딸의 얘길 듣고 딸이 지목한 10대 용의자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40대 아버지가 경찰에 자수했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딸과 알고 지내던 10대 남성을 살해한 혐의로 박모(49)씨를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24일 오후 10시 20분쯤 전북 군산시 미룡동 한 길가에서 딸(15)이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지목한 김모(19)군과 말다툼을 하다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군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박씨는 범행 이틀 전 딸의 휴대전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성관계를 연상하는 내용을 발견하고 추궁한 끝에 “아는 오빠인 김군에게 두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에 격분한 박씨는 딸의 SNS를 이용해 김군을 사건 장소로 불러냈다. 김군을 훈계하려던 박씨는 이 과정에서 김군과 고성이 오가며 다투게 됐고, 미리 준비해 간 흉기를 김군에게 휘둘렀다. 현장을 지나던 행인이 “흉기를 든 남성이 학생과 싸운다”고 경찰에 신고했을 땐 김군은 이미 흉기에 찔려 피를 흘리고 있었다.
범행 직후 현장을 떠났던 박씨는 한 시간 후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 성폭행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아직 확인이 안 됐다”면서 “박씨와 딸의 SNS 등에 대해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