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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노모, 아들생각에 1번 단축키 누르자 `황당`

[기타] | 발행시간: 2012.03.20일 11:27
KT, 2G 서비스 완전종료에 노인들 불편 호소

경기도 가평군에 사는 김혜옥(가명·여·76) 씨는 19일 오전 11시께 서울에서 일하는 아들과 통화를 하기 위해 `1번`을 눌렀다.

통화가 안 돼 재차 1번을 눌렀지만 서비스가 종료됐다는 말만 들릴 뿐이었다. 김 씨는 하는 수 없이 집에 있는 수화기를 들었지만 번호가 생각나지 않았다. 6년 전 아들이 입력해준 휴대폰 단축키 1번에 익숙해진 탓에 전화번호를 잊은 것.

남편 오상훈(가명·81)씨는 내일 다시 걸어보자고 말했다. 아들과의 통화를 다음날로 미룬 오씨 부부는 설마 통신 서비스가 끝났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한 채 20일 아침 다시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서비스가 종료됐다는 소리만 반복됐다.

KT가 19일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2G 서비스를 완전히 종료했다. 지난 1월 서울 지역을 시작으로 6대 광역시와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 25개시의 2G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종료해온지 두 달만이다. 이에 따라 현재 남아있는 2G 서비스 가입자 약 2만명이 문자나 전화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된다.

KT관계자는 "2G 서비스를 완전히 종료하면서 주력 서비스인 3G와 차세대 서비스 LTE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KT측은 이번 서비스 종료를 통해 타사에 비해 늦어진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확장하는데 `걸림돌`을 제거하고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2만여명으로 추산되는 2G 서비스 이용자들의 손과 발이 묶이게 됐다는 사실. 그 동안 2G 서비스가 계속됐던 지역이 주로 군이나 읍 단위의 시골 지역임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장·노년층으로 이뤄진 고객들이 영문도 모르고 서비스 정지를 당하게 생겼다.

이에 대해 KT측은 다양한 가입자 전환지원정책을 마련해놓고 있다. 같은 KT의 3G로 전환하면 스마트폰이나 피쳐폰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요금도 할인해준다. 타사로 번호를 이동하거나 해지할 경우 단말기 반납을 조건으로 7만3000원을 준다. 게다가 2G 서비스를 종료하더라도 남은 가입자 2만명의 전화번호는 6개월 간 유지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서비스 종료에 따른 보상이나 이에 대한 설명은 대다수의 장년·노년층 고객들에게 무용지물이다. 김씨와 같이 서비스가 종료됐는데도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이용자들도 많기 때문이다. 김 씨는 "하루가 지나서야 전화가 안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우리 같은 노인들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으면 전화가 왜 안 되는지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조차 모른다"고 말했다. 지인의 안내로 대리점을 찾은 김씨는 "번호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하는데 전화나 문자는 안 된다는게 무슨말인지 이해가 안 된다"며 "그냥 쓰던 걸 계속 쓰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같은 2G 서비스를 이용하던 남편 오씨는 "직원이 알아서 해주겠지만 불편하고 무슨말인지 알아듣기 어려워 아들을 불러 새 전화기 쓰는 법을 배워야 겠다"며 "전화기가 고장난 줄 알고 있는 노인정 친구들에게도 알려야겠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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