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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판독 확대를 둘러싼 진실·오해·쟁점

[기타] | 발행시간: 2014.04.27일 07:41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팬들이 원하고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원하면 해야죠.”

비디오판독 확대. 국내야구서도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듯하다. 심판들의 판정에 대한 현장 야구인들의 불신이 극도에 달했다. 올 시즌 들어 누가 봐도 명백한 오심으로 피해를 본 팀이 많다. 현장의 의견은 비디오 판독 확대로 확실하게 기울어졌다. 그동안 비디오 판독 확대에 신중한 의견을 내비쳤던 야구인들도 이제는 조금씩 동의하는 분위기다.

비디오판독을 둘러싼 진실과 오해, 그리고 쟁점을 분명하게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비디오 판독 확대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와 과제도 확실하게 짚어야 한다. KBO는 말을 아끼고 있다. 올 시즌 중에는 비디오 판독 확대를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내년 시즌 이후엔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보면 된다.



▲ 애매한 상황에서의 오심은 이해한다

확실히 국내야구의 중계방송 기술은 진화했다. 스포츠케이블 방송사는 세이프와 아웃, 스트라이크와 볼이 불문명할 때 세밀한 느린 그림까지 잡아낸다. 그래야 시청률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중요한 건 도저히 인간의 육안으로는 구분하기 힘든 상황까지 카메라가 짚어내면서 심판들에게 압박감을 준다는 점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그렇게 미세한 그림까지 잡으니까 세이프와 아웃을 구분할 수 있는 것이지 실제로 인간의 눈으로는 구분이 쉽지 않을 때가 많다”라고 심판들의 고충을 이해했다.

심판의 육안으로 도저히 구분이 쉽지 않은 애매한 상황에서 오심이 나올 경우 현장에서도 이해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류 감독은 “심판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정확하게 보려고 노력한다”라고 했다. 넥센 염경엽 감독도 “심판들도 스트레스가 상당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진화한 중계화면을 접한 야구 팬들은 과거보다 더 정확한 판정을 요구할 수 있다. 심판들로서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압박감을 안으면서도 최대한 정확한 판정을 내리는 수밖에 없다.

▲ 누가 봐도 명백한 오심에 뚜껑 열린다



최근 야구인들이 비디오 판독 확대에 찬성하는 건 누가 보더라도 명백한 오심이 잦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잠실 LG전서 KIA는 피해자였다. 2-3으로 뒤진 KIA의 9회 2사 1,2루 찬스. 브렛 필의 타구는 LG 봉중근의 글러브를 맞고 굴절됐다. 봉중근이 잡아서 1루에 송구했다. 공과 필이 거의 동시에 1루로 향했다. 이계성 1루심의 판정은 아웃. 그러나 LG 1루수 김용의의 발은 1루 베이스에서 떨어졌다. 확실한 오심. KIA 선동열 감독은 26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비디오판독 확대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한 야구인은 “사실 심판의 위치에선 1루수의 발이 떨어졌는지, 떨어지지 않았는지 확인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라고 이해하면서도 “애매한 상황이 아니라 누가 봐도 명백한 오심이 늘어나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했다. 이러면서 심판들로서도 더 이상 권위를 내세우기가 어려운 실정에 이르렀다. 중계방송 기술의 발전으로 애매한 상황에서의 오심이 많이 보이는 게 문제가 아니라, 명백한 실수가 늘어났다는 게 문제다.

▲ 무너진 신뢰관계

지난 23일 대전 한화-두산전서는 판정 번복도 나왔다. 3회말 한화 이용규가 두산 크리스 볼스테드의 투구에 발을 맞았다. 이용규는 1루로 걸어나갔다. 그런데 볼스테드가 아니라는 제스처를 취하자 오훈규 구심이 3루심과의 합의 끝에 판정을 번복했다. 그러자 한화 김응용 감독이 왜 판정을 번복하냐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심판은 다시 판정을 번복해 이용규의 몸에 맞는 볼을 인정했다. 그러자 두산 송일수 감독 역시 강력하게 항의하면서 경기가 한동안 중단됐다.



심판들과 현장 감독들, 선수들간의 신뢰관계가 상당 부분 무너졌다는 방증이다. 예전엔 판정 번복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중계방송 기술의 발달로 팬들이 원하는 판정의 정확성이 높아지자 심판들도 나름대로 융통성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최근엔 명백한 판정 미스엔 종종 번복하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이처럼 판정을 두 차례 연속 번복하는 건 처음이었다. 심판들이 중심을 잡지 못하면서 현장의 불신이 더욱 커지고 있다.

▲ 비디오 판독 확대, 거스를 수 없는 대세

비디오 판독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한 야구인은 “심판도 비디오판독이 확대되면 오히려 억울함이 줄어들 수 있다. 비디오 판독 결과 심판이 내린 판정이 옳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야구인은 “비디오에 의존하는 게 심판 권위가 떨어지는 게 아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확한 판정이 나와야 모두가 납득하는 시대”라고 했다. 일각에선 비디오 판독 확대로 경기 시간이 늘어나는 걸 우려한다. 그러나 팬들은 경기시간이 늘어나더라도 정확한 판정을 요구한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팬들이 원하고, 선수들과 감독들이 원하면 비디오 판독 확대를 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염 감독은 “프로야구는 팬들이 주인이다. 팬들이 원하고 있지 않나”라고 했다. 그동안 비디오 판독 확대에 신중한 입장이었던 류중일 감독도 “내년부터는 하긴 해야 할 것 같다”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 비디오 판독 확대 방식은

비디오 판독 확대 방식에 대해선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중계방송 카메라에 의존하는 건 문제의 소지가 있다. 방송사별로 투입하는 카메라 대수, 화면을 잡는 각도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일관성이 떨어질 수 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서 비디오 판독 신청이 들어오면 뉴욕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대기한 심판들이 상황을 판단한 뒤 현장 심판진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자체적으로 30개구단 홈 구장에 카메라를 설치했다.

그런데 국내에서도 이렇게 할 경우 비용의 문제가 만만찮다. 일부 시설이 열악한 구장도 있기 때문에 모든 구장에서 공정하게 카메라 판독을 실시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KBO가 비디오 판독 확대에 신중한 태도를 내비치는 건 이유가 있다. 또한, 메이저리그의 경우 홈런, 아웃/세이프, 몸에 맞는 공, 인정 2루타, 트렌스퍼 플레이, 베이스 터치 유무, 태그 플레이, 외야수의 직접 캐치 혹은 숏 바운드 캐치, 팬의 플레이 방해 등 13개 분야서 비디오 판독을 실시 중이다. 국내에서 비디오 판독을 확대할 경우 그 범위를 어디까지 할 것이냐를 잘 따져봐야 한다.

비디오 판독 횟수도 쟁점이다. 염 감독은 “판정 결과에 관계없이 1번만 신청하면 경기 지연 현상도 최대한 줄일 수 있다”라고 했다. 현재 메이저리그는 모든 팀에 경기당 1회 비디오 판독 신청 권한이 주어진다. 그 팀의 비디오 판독 신청에 실제로 판정이 뒤집어졌을 경우에는 추가로 1회 권한을 준다. 심판들의 권위 유지에도 신경을 썼다. 7회 이후에는 양팀 벤치가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더라도 현장 심판진의 판단에 따라 묵살하고 심판의 재량대로 판정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서도 여전히 비디오 판독 확대를 두고 말이 많다. 확대 자체에 반감을 갖는 사람들도 있고, 비디오 판독 결과 자체를 믿지 못하는 감독들도 있다. 최근엔 트렌스퍼 플레이에 대한 비디오 판독 기준을 바로잡는 일도 있었다. 아직은 자리를 잡지 못한 모습. 반면 일본야구에선 아직 비디오판독 확대에 대한 말은 없다. 어쨌든 국내야구서 비디오판독 확대의 명분은 확실하다. 다만, 확대 시행 방법에 대해선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

[위에서부터 감독들의 항의 장면, 국내 심판들과 비디오 판독 결과를 기다리는 메이저리그 심판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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