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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명절 선물 - 정토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4.06.03일 09:43

작성자: 훈이

  

  (흑룡강신문=하얼빈) 어린이명절이 오면 부모들은 어린 자식에게 줄 명절선물에 대해 무척 신경을 쓰게 됩니다.

  지금은 생활형편이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져서 어린이명절에 어린이에게 주는 선물도 다양해졌습니다.

  북경 석간에 실린 한 학부모의 글이 너무 인상적 이여서 언급해봅니다. 그 학부모는 어린이명절을 맞아 자기 자식에게 어린이들을 상대로 출간하는 간행물을 정기 구독하도록 정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다는 그 간행물에 어린이들이 보지 말아야 할 내용들이 실렸고 그 뿐만 아니라 폭력과 비행을 묘사한 글까지 실려 그 학부모의 분개를 자아냈습니다.

  그 학부모는 이런 간행물은 어린이들에게는 하나의 정신오염이라고 쓰면서 어린이들에게 오염되지 않은 정토를 마련해주자고 호소했습니다.

  정토란 말은 불교에서 나오는 말입니다. 정토란 티 없이 깨끗한 곳, 말하자면 극락정토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환경을 어린이들에게 마련해주자는 것이 그 학부모의 뜻이겠지요.

  언젠가 신문에 이런 기사가 실렸습니다. 한 소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자기가 직접 목격한 사실을 가지고 작문을 지어오라고 했는데 한 학생이 지어온 작문은 교원들뿐만 아니라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그 학생은 작문에 마약을 흡독한 후의 환각상태를 묘사했는데 그 묘사가 너무도 구체적이고 생동해서 보는 이로 하여금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했습니다. 그보다도 더 기막힌 것은 그 학생이 자기의 소망은 앞으로 마약을 흡독한 후에 오는 그 황홀감을 직접 체험해보고 싶은 것이라고 써서 사람들을 경악케 했습니다.

  하늘에 걸린 무지개도 쫓아가면 손에 잡을 것 같은 천진한 동심을 가지고 장차 커서 우주비행선을 타고 달나라 별나라로 가는 황홀한 꿈을 꾸어야 할 나이에 마약이 주는 유혹을 자기의 가장 큰 소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 가슴아픈 일이지만 우리는 또한 그 어린 학생에게 그런 감수와 그런 소망을 안겨준 주변의 생활환경을 살펴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 어린 학생이 생활하고 있는 주변의 생활환경이 어떠했으면 어린 나이에 그런 감수와 소망을 가지게 되었겠습니까.

  어른들이 삶을 영위하는 생활공간, 그 삶의 공간이 오염된 공간이 아니라면 그 어린 학생은 그런 감수와 소망을 가질 수 없습니다. 지금 사람들은 어른들의 생활공간만 오염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의 생활공간까지도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이 시대를 오염시키는 금전만능, 도덕상실, 향락주의, 폭력, 마약 등 사회악은 어린이들에게도 그 해를 끼치고 있습니다. 사회악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일거일동마저도 어린이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얼마전 지하철에서 이런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한 어린이가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느라고 일어서자 그 곁에 섰던 한 청년이 제꺽 그 자리를 차지해버렸습니다. 《어른이 애들보다 못하다》는 말이 이래서 생겨났는지도 모릅니다. 시체 멋을 낸 그 청년은 주변의 시선이 따갑게 쏠려오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방에서 책을 꺼내들었습니다. 곁에서 보니 그 청년이 읽는 책은 컴퓨터와 관련된 전문 서적 이였습니다. 그런 책을 읽을 정도면 적어도 대학을 졸업한 지식인이겠는데 남한테 양보하는 미덕은 고사하고 남이 양보한, 그것도 어린이가 양보한 자리를 차지하고도 털끝만치라도 미안한 마음도 없이 전문서적을 들여다보는 그 모습을 보면서 저는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장차 그 청년이 성공해서 컴퓨터박사나 컴퓨터회사의 사장이 된다고 할지라도 그 내면 세계는 먹이를 보면 제 배부터 채우겠다고 혈안이 되어 날치는 동물 세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리라. 한심한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자리를 양보한 어린이가 그 청년의 행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가 궁금했고 혹시 그 어린이가 그 청년의 행실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서 장차 커서 그 청년의 행실을 다시 되풀이 할가바 우려 되였습니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어린이들 생활공간에 티 없이 깨끗한 정토를 마련해주자면 우선 어른들의 생활공간을 정리하고 깨끗하게 가꿔야 하는 것이 급선무가 아니겠습니까. 오염된 세계엔 정토가 따로 없습니다. 황차 지구 전체가 오염으로 신음하는 지금 우리는 우리들의 미래인 어린이들의 세계에 다문 한 뙈기라도 정토를 마련해 주어야 할게 아니겠습니까. 그것이 바로 어린이명절에 주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싶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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