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지난 5일 오전 열린 헝다그룹과 알리바바그룹의 축구 MOU 체결식에서 알리바바그룹 이사회 마윈 주석(오른쪽)과 헝다그룹 쉬자인(许家印) 회장이 계약체결 후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최근 중국의 억만장자 부호들이 자국 프로축구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이유가 단순히 재력을 과시하는 위함이 아니라 수익을 내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주 알리바바그룹 이사회 마윈(马云) 주석이 12억달러(1조2천221억원)를 투자해 '아시아의 맨시티'로 불리는 광저우헝다(广州恒大)의 지분 50%를 매입한 것을 계기로 부호들이 잇따라 자국 프로축구에 잇따라 투자하는 이유에 대해 분석했다.
사실 마윈 주석은 광저우헝다 쉬자인(许家印) 구단주나 다롄완다(大连万达)그룹 왕젠린(王健林) 회장처럼 열렬한 축구팬이 아니며 광저우헝다의 지분을 인수한 이유에 대해 "가격이 싸기 때문"이라고만 답했다.
하지만 축구 투자에는 여러 좋은 점이 있다. 축구단은 강력한 시장 마케팅 수단으로 중국 역시 다른나라처럼 마케팅 매출과 TV 중계 시청률이 가장 높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중앙방송(CCTV)에서 방송된 스포츠 경기 중 절반이 축구경기였다.
또한 중국 정부에서 스포츠 홍보를 장려하고 있어 축구에 투자하면 정부와의 관계를 쌓는데도 도움이 된다.
매년 '후룬 중국부호순위'를 발표하는 중국 재계정보 조사기관 후룬(胡润)리포트 창업자 후룬은 "중국 최고부호 10명이 모두 축구에 투자를 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며 "부를 과시하는 의미도 있지만 사업적 이익을 위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시진핑(习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소문난 축구광"이라며 "축구에 투자하면 기업과 지방정부간에 더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으며 기업인이 평소 접근하기 힘든 인적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덧붙였다.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지난 2012년 더블린 크로크파크 경기장에서 시축하는 사진을 집무실에 놓아두었다. 시 주석은 중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과 개최, 우승이 소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중국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건 2002년 단 한번 뿐이다.
중국 최대부호인 다롄완다(大连万达)그룹 왕젠린(王健林) 회장 등 일부 부호는 이같은 언론 보도의 함의를 알아챘다.
다롄완다그룹은 지난 2011년 유럽에서 활동 중인 청소년 축구선수들의 훈련활동을 위해 중국축구협회 5억위안(82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완다그룹은 최근 투자프로그램 기간을 3년 더 연장하고 향후 10년간 축구 꿈나무들에게 매년 2억위안(330억원)을 투자한다는 새로운 계획도 세웠다.
광저우헝다의 경우에는 이탈리아를 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마르셀로 리피 감독을 비롯해 남미 리그 최고의 플레이메이커 다리오 콘카, 이탈리아 국가대표 디아만티 등 우수한 선수를 잇따라 영입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차지하는 등 투자 성과를 나타냈다.
중국 여자 축구대표팀 출신으로 축구게임회사 KT풋볼 CEO인 레오 류는 “중국 축구는 너무 개발이 안돼 있어 그만큼 기회도 많다”며 “재계의 관심과 참여로 중국 축구산업의 숨은 가치가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