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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좋다고 짠 국물까지 다 먹지마세요

[기타] | 발행시간: 2012.03.23일 17:07
나트륨 과잉섭취 고혈압·뇌졸중·암 위험↑

한국인 하루 소금 섭취 12g…권장량의 2.5배

싱겁게 먹으면 춘곤증·노화에도 도움

소금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소금은 하루 3g(권장량은 5g 이하)만 섭취해도 충분하다.

병원을 찾게 되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짜게 먹지 말라'다. 의사들은 짜게 먹으면 고혈압, 당뇨병, 뇌ㆍ심장질환뿐만 아니라 위암, 골다공증의 위험에 노출된다고 강조한다. 특히 봄나물로 입맛을 되찾게 되는 봄철에 짠 음식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봄철 식사는 다소 싱겁게 먹는 것이 춘곤증에도 도움이 되고 피부 건조와 노화를 막는 데도 좋다. 필요 이상의 나트륨(소금의 주성분)을 먹게 되면 왜 나쁠까? 이유는 과잉 섭취된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과 염화물이 세포외 조직에서 물과 결합하는데, 이때 세포에 있는 수분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수분을 빼앗긴 세포들은 결국 바짝 말라버린다. 육류나 생선을 저장할 때 소금을 뿌려두면 상하지 않고 신선하게 유지되는 비결이 바로 세포조직에서 수분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소금은 적당히 섭취하면 건강에 좋다. 하지만 너무 많이 섭취하면 여기저기 가릴 것 없이 몸 전체에 해가 된다. 독일 식품영양학자 클라우스 오버바일('소금의 역습' 저자)은 "소금이 세포들의 수분을 빼앗는 만큼 신진대사 능력도 떨어져 몸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며 "이는 곧 질병을 예약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한다.

우리 국민의 나트륨 섭취량은 하루 평균 4878㎎(2010년 기준), 30~50대 남성의 섭취량은 6621㎎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 섭취량(2000㎎)보다 2~3배 이상 많다. WHO는 나트륨을 과잉 섭취하면 고혈압, 뇌졸중, 관상동맥질환, 심혈관질환의 원인이 되고 신장질환, 위암, 골다공증의 위험을 높인다고 경고한다. 나트륨의 과잉 섭취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얘기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 4대 만성질환의 진료비가 2005년 2조5000억원에서 2010년 4조9000억원으로 증가한 이유도 나트륨의 과잉 섭취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식약청은 2020년까지 나트륨의 하루 섭취량을 20%(1000㎎ㆍ소금으로 따지면 2.5g)만 줄여도 의료비를 2조5000억원 절감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 짜게 먹으면 체세포 30~40% 기능 못해

소금은 혈액 중 0.9%를 차지한다. 소금은 질량 면에서 나트륨 40%와 염화물 60%로 구성돼 있다. 나트륨은 인체의 0.2%를 차지하며 대부분 세포외부 체액 속에 존재한다. 이 때문에 나트륨 섭취는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섭취하는 나트륨이 너무 적거나 혹은 지나치게 많이 배설될 때는 세포외액 양이 줄어들면서 혈압이 떨어지고 쇼크반응이 오기 쉽다. 반대로 나트륨 섭취량이 너무 많거나 배설이 잘 되지 않을 때는 세포외액이 팽창하면서 혈압이 상승하고 몸이 붓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건강한 체세포는 약 200조~300조개 이상의 세포성분을 제공하는 데, 모두 물속에서 제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짠 음식을 과잉 섭취하면 신진대사 능력이 확 떨어져 60~70%의 체세포만이 제 기능을 한다. 약 70조개의 체세포가 나트륨으로 고통을 당하는 셈이다.

소금은 혈관을 좁혀 비타민, 단백질, 효소 같은 각종 영양소들이 세포로 이동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 결국 약 70조개의 세포들이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해 질환에 걸리게 된다. 특히 혈압까지 높아져 순환장애로 이어진다. 소금을 과잉 섭취하면 혈관벽에 이른바 '혈압 상승 터보 장치'로 불리는 노르아드레날린에 민감하게 반응해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압을 높인다.

김종진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교수는 "소금을 1g 이하로 섭취한 인구에 비해 9g 이상을 섭취한 연령층에서 고혈압 발생률이 11.9% 이상 높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30세 이상 고혈압 환자 비율은 27.9%로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높으며 60대는 평균 50%를 넘는다. 이는 노인 2명 중 1명이 고혈압을 앓고 있다는 얘기다.

소금의 과잉 섭취는 위에도 악영향을 준다. 일본 의학박사 슈토 히로시('병에 걸리지 않는 식사법' 저자)는 "위는 점막이 보호하고 있어 강한 산(酸)인 위액도 위벽 세포에 상처를 입히지 못하지만 소금은 점막을 녹여서 위벽을 무장 해제시킨다"고 주장한다. 그는 "민달팽이에게 소금을 뿌리면 수분을 빼앗겨 몸부림치다가 쪼그라든다. 이런 일이 우리 위에서도 일어난다"며 "여기에 자극이 강한 알코올이나 담배 연기, 탄 음식, 그 밖에 여러 유해물질이 더해지면 세포가 상처를 입어 암세포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한다. 소금을 많이 먹는 것은 위험한 물질로부터 세포를 지키는 방어벽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과 같다는 얘기다.

◆ 나이 들면 입맛 조절 못해 더 짜게 먹어

나이가 들면 음식의 간을 조절하지 못한다고 구박을 당하기 일쑤다. 왜 나이가 들면 입맛 조절을 못할까?

우리 몸이 나이가 들면 각종 기능이 떨어지듯이 입맛도 마찬가지다. 젊은 사람들은 목이 마르면 그때마다 갈증 해소를 위해 수분을 섭취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수분 욕구가 줄어든다. 이는 세포의 수분 고갈을 부추겨 현재 앓고 있는 질환을 더욱 악화시킨다.

사람은 태어났을 때 물이 몸의 약 4분의 3을 차지한다. 성인이 되면 체중에서 물의 비중은 절반으로 줄었다가 60대가 되면 40~45%로 줄어든다. 이 시기에 더위나 열기, 가쁜 호흡으로 수분을 더 많이 빼앗기게 되면 순환장애, 소화불량, 시력감퇴 등의 질환으로 이어진다.

15년 동안 관절염과 함께 고혈압을 앓고 있는 김수미 할머니(72)도 과도한 나트륨 섭취로 지병을 악화시킨 사례에 속한다. 김 할머니가 한 끼 식사로 섭취한 나트륨 양은 된장국 465㎎, 배추김치 458㎎, 무채 6㎎, 파김치 509㎎, 간장게장 237㎎, 조개젓갈 538㎎, 김 155㎎ 등 총 2368㎎. WHO가 권장하는 성인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 2000㎎을 웃도는 수치다. 나트륨(소금)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관절 자체뿐만 아니라 다른 만성질환까지 악화시킬 수 있다.

소금이 우리 몸에 들어가면 혈관과 체액세포에 녹아 물을 계속 끌어당긴다. 소금의 짠 성분을 희석시키려는 삼투현상은 많은 수분을 끌어들여 물이 세포 사이에 계속 고이게 하고 결국 부종으로 이어진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은 "소금을 한번에 많이 섭취했을 경우 신장의 노력을 통해 몸 밖으로 완전히 배설될 때까지 적어도 사흘 동안 부종이 계속된다"며 "이는 또한 부어 있는 관절을 더 붓게 만들고 고혈압, 당뇨, 신장질환 등 만성질환을 유발 또는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 짜게 먹는 식습관 고쳐야 질환 예방

나트륨 섭취를 줄이려면 가정뿐만 아니라 음식점의 인식이 중요하다. 입맛을 낸다며 짜고 맵게 음식을 만든다. 음식점들도 고객들이 선호하는 입맛 때문에 쉽게 '짠 음식'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국민이 소금을 과잉 섭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잘못된 식습관 때문이다. 전국 영양사학술대회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소금을 섭취하는 주요 식품은 김치류 30%, 국ㆍ찌개류 18%, 어패류 13%, 주반찬 10%, 면ㆍ라면류 9%, 나물ㆍ생채류 7% 등이라고 발표된 바 있다.

보건복지부는 2008년 '한국인을 위한 식생활 목표'에 '소금은 하루 10g 이하로 섭취한다'는 항목을 넣은 데 이어 지난 21일 식약청과 함께 나트륨줄이기운동본부를 출범시키고 '하루 7.5g 이하로 줄이자'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일본은 '건강을 위한 식생활 지침'을 통해 하루 소금 섭취를 10g으로 권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루 6g 및 10g 이하로 줄이라고 하는 것은 염분이 높은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된장이나 간장 사용도 적극 줄일 때 가능한 수치라고 지적한다.

슈토 히로시는 "된장국 한 그릇에 1.5g, 인스턴트 라면 한 그릇에 5g 정도 소금이 들어가기 때문에 6g은 사실상 지키기 힘든 수치일 수 있지만 가장 이상적인 염분 섭취량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것을 모두 따지면 먹는 즐거움이 사라진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에 대해 "최소한 라면을 먹을 때만이라도 국물까지 먹는 식습관을 버리고 생선은 다 구운 후에 소금을 뿌리는 것이 좋다. 소금 대신에 고춧가루나 후추를, 간장 대신에 레몬을 뿌려서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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