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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스기에 항모까지…日 군사장비, 이미 '세계 최고'

[기타] | 발행시간: 2014.07.15일 14:00
제2차 세계대전에 패하고 일본이 자발적으로 한편으로는 미국에 의해 반강제로 다시는 전쟁을 하지 않겠다고 못 박은 평화헌법 선포 60여년 만에 기어이 무기수출금지 3원칙이라는 육중한 빗장을 열어 제쳤다.

일본의 군사력에 정점을 찍는 것은 무엇보다도 2차 대전에서 가공할 위력을 발휘했던 ‘제로 전투기’일 것이다. 지금도 일본의 대형서점에 가면 제로 전투기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책이 즐비하다. 호리고시라는 천재 전투기 설계 기술자에게 당시 일본 해군성은 기동력이 가장 빠른 전투기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했고 ‘사가에’라는 공냉식 엔진을 채용한 전투기 꼬리 날개에 그 당시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섬유소재를 적용해 가장 가벼운 전투기를 만들어냈다.



일본 첫 스텔스기 F-3


日 전투력의 상징 ‘제로전투기’

연합군의 전투기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기동력과 하강 속도 등으로 공중전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해 나갔다. 몇 번이나 무참한 패배를 당하고서 추락한 일본 전투기의 잔해를 수거해 연구한 결과, 가벼운 동체는 이점이 있지만 중무장 기관총에조차 취약하다는 것을 알아냈고 이후 전세는 역전되기 시작했다. 가미카제 특공대를 가능하게 했던 빠른 속도로 마치 전설과 같았던 일본의 제로 전투기는 지금도 꿈의 전투기라고 칭송되며 세계 전투기의 기본 개념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도쿄 지사를 지낸 이시하라 신타로가 쓴 ‘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에서는 일본의 F-2 전투기 개발사가 소상히 담겨 있다. 제로 전투기에 섬유 소재를 처음 사용했듯이 F-2 전투기에도 탐소섬유수지라는 섬유 소재를 사용해 세계에서 가장 단단한 날개로 기동력을 높혔다. F-15, F-16 전투기가 최고 속도에서 한번 회전을 하려면 반경 5,000m의 공간이 필요한데 F-2 전투기는 1,600m의 회전반경으로 상대방 전투기의 꼬리를 무는 가공할 기동력을 발휘한다.

일본은 무기 전체의 숫자로는 미국이나 중국에 절대 약세이지만 심지어 미국조차 따라 잡을 수 없는 군사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무기수출금지 3원칙을 풀어 마음 놓고 수출할 수 있게 된 일본 무기를 보기 위해 국제 무기전시장의 일본 부스가 북적인다는 소식까지 들린다.

전투기 등의 군사장비를 가볍게 하는 기술의 근간은 지금도 여전히 섬유소재다. 그런데 전세계 탄소섬유시장의 75%를 일본이 점유하고 있다. 무기수출의 족쇄를 푼 일본이 얼마나 많은 돈을 벌어들일까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일본은 현재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미국의 F-22 전투기에 맞설 F-3 전투기를 개발하고 있다. 적의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성능, 비행제어와 무장체계를 일사분란하게 돌아가게 하는 소프트웨어 시스템 등 미국은 일본의 협력이 날이 가면 갈수록 절실해지고 있다.



일본이 북한의 핵실험을 명분으로 군비경쟁에 본격 가세하려는 움직임이다. 10월29일 일본 가나가와현 사가미만에서 열린 해상자위대 관함식(국가 원수가 군함을 검열하는 의식). 일본 해상자위대 구축함이 다른 함정들을 이끌고 있다. 이날 관함식에는 이지스함 등 48척의 군함과 헬기들이 참가했다.


잠수함 전력은 세계 최강

잠수함 전력도 들여다 봐야 한다. 일본은 원자력 잠수함을 갖고 있지 않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악몽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최대급의 비원자력 잠수함을 갖고 있다. 바로 ‘소류’급 잠수함이다. 원자력 잠수함을 빼고는 약 2주간 정도 해저에 머물 수 있고 후미에 방향타도 열십자(+)형이 아니고 엑스(X)자 형이기 때문에 물 속에서 최고 기동력을 발휘한다. 혹시라도 방향타 하나가 고장 나도 생존율이 크게 높다. 소음도 적어 한반도 주변 국가에서 원자력이 아닌 통상력 잠수함 전력은 일본이 단연 돋보인다.

일본은 잠수함 16척 체제라는 희귀한 원칙을 만들어 놓고 한 척 당 약 5,000억원이나 하는 잠수함을 한 척씩 퇴역시키고 한 척씩 새로 건조하는 방식을 택해왔다. 미쓰비시중공업과 가와사키중공업이 교대로 건조하면서 매년 새로운 기술을 덧붙여 왔다. 그래서 일본 해군 제독 출신들은 중국의 구축함이나 잠수함이 일본 영해 근처를 드나드는 것을 손바닥 들여다 보듯 관찰하고 있다고 자신한다.

중국이 센카쿠 열도를 넘보며 해군력을 급속히 증강하자 일본은 이를 22척 체제로 늘리고 예비함 두 척을 더해 24척 체제로 대처하고 있다. 미국과 공조해 중국잠수함이 드나드는 동ㆍ남중국해 길목에 해저음향 케이블을 깔아 놓고 중국 해군력 동향을 일거수일투족 감시하고 있다. 일본은 중국 원자력 잠수함 ‘진급’의 경우 과거 냉전시절 소련 잠수함 만큼이나 엔진 소음이 커 만일의 경우 고성능 어뢰 한방이면 끝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본 군사력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이지스함과 이즈모라는 경항모다. 척당 1조4,000억원이나 하는 이지스함을 6척이나 보유하고 있는 일본은 아타고형 2척 추가 건조를 결정해놔 8척 체제가 된다. 일본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대기권 밖에서 요격할 수 있도록 모든 이지스함에 수천억원을 들여 수직발사시스템을 갖췄다. 척당 1만톤이 넘는 8척 체제의 이지스함을 갖춘 나라는 미국을 제외하면 일본뿐이다. 이 체제가 되면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준비해도 동해에서 50일간 머물며 교대할 수 있을 만큼 전투력이 높아진다.



일본 해상자위대의 P- 3C 초계기가 지난해 10월 일본과 중국이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미 항모까지 日 동북아 군비경쟁 부추겨

이즈모라는 경항모는 처음에는 수송함인 척 했지만 대잠헬기를 14대까지 실을 수 있는 항공모함이다. 일본만큼 세계에서 잠수함 찾는 실력이 뛰어난 나라도 없다. 대잠헬기는 바다 위를 낮게 비행하며 음향추적장치로 잠수함을 식별하면 곧 바로 어뢰를 발사해 잠수함을 수장시키는 잠수함 킬러 헬기다. 경항모이다 보니 헬기만 싣는 것이 아니고 미국의 F-35B 수직이착륙 전투기로 무장해 군사력 해외투사능력을 높이게 될 것이다.

2차 대전이 끝나고 70년이 가까워 오는 동안 마치 잠룡처럼 웅크린 일본의 군사력은 표시 안 나게 세계 정상급 기술수준을 유지해 온 것이 특징이다. 그 가운데 주목해야 하는 것이 우주기술이다. 일본은 놀랍게도 액체연료 로켓과 고체연료 로켓 모두를 갖고 있는 나라다. 고체연료 로켓 입실론은 400여㎞ 우주공간에 약 1.5톤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다. 언제든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쓸 수 있다. 고체연료 미사일(로켓)도 사정거리가 800㎞로 묶여 있는 한국과 사정이 다르다.

H-2B 액체로켓은 지구 저궤도에 약 16톤의 인공위성을 발사할 수 있어 크기가 세계에서 가장 큰 로켓 중에 하나다. 마음만 먹으면 ICBM으로 즉각 전용할 수 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며 핵무기를 소형화해 미사일에 탑재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아직은 대기권 재돌입 실험을 한 적이 없다. 하지만 일본은 이미 오렉스(OREX) 등의 장치로 실험 데이터 축적을 마친 상태다. 핵무기의 경우 모든 장치와 기술력, 그리고 개발할 인재는 갖추고 있지만 미국이 북핵을 막아 주는 한 유보적 태도를 취할 것이다.

센카쿠 영유권 분쟁 등으로 동북아가 군비경쟁에 휘말려 들어 가고 있는 지금 일본은 중국의 전함과 잠수함을 하늘에서 탐지하기 위해 대잠 초계기 P-1 양산에 돌입했다. 미국의 P-3C 대잠초계기의 후계기로 순국산이고 항속거리가 약 9,000㎞에 달해 ‘대동아공영권 대잠초계기’라는 별명이 붙었다. 4개의 엔진으로 작전지역에 최고 속도로 날아가 엔진 2개를 끄고 바다 위를 조용히 날면서 중국의 해군력을 무력화시킨다. 일본의 대잠초계기 숫자는 작전 영역에 비해 세계 최대 수준이다.

일본은 ‘돈덩어리’라는 세계 최첨단 무기들로 서서히 무장해왔다. 세계 최고 수준의 미 전투기를 라이선스 생산하며 기술을 축적해 배치했으며 한편으로 독자기술의 순국산 전투기, 구축함, 잠수함을 만들고 있다.

가격으로 따지면 천문학적이다. 수출을 해 양산을 하면 가격이 내려가지만 그 동안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가격이 천정부지였다. 수출이 가능해지면 국가 수입도 늘고 무기 가격도 싸지는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된다. 일본이 무기수출이라는 빗장을 열어 제치고 성큼성큼 나라밖으로 나오면 나올수록 동북아의 군비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김경민 한양대 교수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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