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상하이시정부 단속으로 문을 닫게 된 구베이 코리아타운의 한국 식당가. 식당 바깥에 빨간색 페인트로 '철거'를 의미하는 '철'자가 쓰여져 있다. /사진=상하이저널

상하이의 교민 밀집지역 중 하나인 구베이(古北) 코리아타운에서 불법 영업해온 한식당이 시정부의 단속으로 문을 닫게 됐다.

상하이 교민신문 상하이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31일 상하이시 위생국과 공상국 단속반이 구베이 명도성 1기와 2기 사이에 위치한 식당가를 단속해 영업 중인 음식점의 설비와 집기를 압수하고 일부 시설물을 부수는 등 강도 높은 단속을 벌였다.

시위생국은 앞서 지난 25일과 28일 두차례 식당가를 방문해 "영업을 중단하라"며 "이후 영업 중인 업소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집기를 몰수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일부 업주들이 계속 영업을 했다.

구베이 밍두청(名都城, 명도성) 식당가는 지난 2010년 한국음식점이 한두곳 들어서기 시작해 최근 20곳에 달하는 업소가 자리잡았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그런데 1~2년 전부터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잦아 위기감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그동안에는 개발상이 나서 해결해왔으나 올 들어 민항구공상국의 경고가 몇차례 이어졌고 최근 불법건축물, 불법식품 등이 이슈가 되자 시정부는 결국 강력한 단속을 실시했다.

식당 업주들이 시정부 단속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 곳 식당가 건물 자체가 불법건축물로 영업집조(사업자등록증)를 소지한 업소가 3~4곳에 불과했으며 영업집조가 있어도 위생국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운영해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근 주민들은 음식냄새와 소음에 대한 민원을 제기해왔다.

이번 단속으로 영업이 중단되면서 문을 닫게 된 업주들은 식당 이전은커녕 개발상, 집주인과 임대료 분쟁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9월 임대료까지 냈다는 A업체 사장은 “집주인이 돌려줄 것으로 믿고 있지만 당장 어디로 옮겨야 할지 막막하다”며 울상을 지었다. B업체 사장 역시 “음식점 허가가 나지 않은 곳이라 영구적인 영업장이 아니라는 생각은 했지만 엊그제 경고가 마지막이 될지는 몰랐다"며 "막상 문을 닫게 되니 준비할 시간도 없어 답답할 노릇”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온바오 강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