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경주 기자] 수많은 배우들이 '제2의 김고은' 타이틀을 노리기 위해 스크린을 두드렸지만 결과가 도통 시원치 않다.
배우 김고은이 영화 '은교'로 화려하게 데뷔하며 스크린 차세대 여배우 자리를 꿰찬 가운데 신인 여배우들이 우후죽순처럼 데뷔를 알렸지만 이후 이렇다할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
김고은은 아직 얼굴이 공개되지 않은 신인을 기용, 그것도 전라 노출이라는 파격적인 도전을 감행해 성공한 케이스로 유명하다. 당시 '은교'의 정지우 감독은 무려 300대 1의 오디션을 뚫고 은교 역으로 발탁된 김고은에 대해 "김고은은 호기심이 많은 동시에 내면에 단단함과 중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고, 이는 어리지만 휩쓸리지 않고 대상화되지 않으면서 자신의 감정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은교에 어울리는 배우"라고 평한 바 있다.
그리고 김고은은 정지우 감독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신비로우면서도 직접적이고 섹시하면서도 순수한, 오묘한 매력의 은교를 제대로 표현해내며 단숨에 충무로 유망주로 떠올랐다. 당시 모든 시상식의 신인상을 석권했을 정도.
'은교' 이후 김고은은 '보기 힘들었던 연기력 갖춘 20대 여배우'라는 평을 들으며 쏟아지는 충무로의 러브콜 속 '협녀:칼의 기억', '코인로커걸', '성난 변호사' 등 수많은 작품 출연을 결정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김고은의 행보는 많은 신인 여배우들에게 자극이 됐다. 파격적인 멜로, 노출 등 겁 없는 도전을 감행한 신인 여배우에게는 여지없이 '제2의 김고은 될까'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영화 '가시'로 장혁과의 멜로에 도전한 조보아도 그랬고 영화 '짓'을 통해 노출을 감행한 서은아도 그랬으며 현재 개봉 중인 영화 '마담 뺑덕'의 이솜도 그랬다. 그러나 이들 중 '제2의 김고은'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만한 주인공은 보이지 않는 듯 하다.
조보아는 영화의 부진한 성적과 함께 다소 어색한 연기로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이후 도전한 tvN 드라마 '잉여공주'도 조기종영이라는 씁쓸한 뒷맛을 봐야했다. 서은아는 '짓'을 통해 대종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빛을 보는 듯 했으나 김고은만큼의 파급력을 가져오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고전 '심청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마담 뺑덕'에서 두 가지의 모습을 보이는 덕이로 열연을 펼친 이솜은 훌륭한 연기를 펼쳤다는 평에도 불구, 초라한 흥행 성적표를 받아들며 모델 이솜이 아닌 '배우 이솜'으로서의 이름 알리기 기회는 다음으로 미뤄야 될 상황이다.
그나마 임지연이 주목할만하다. 영화 '인간중독'으로 송승헌과 격정적인 멜로를 선보였던 임지연은 매력적인 마스크로 충무로 관계자들 사이에서 주목하는 여배우 1순위로 꼽히고 있는 중. 이를 증명하듯 임지연은 영화 '간신'(가제)에 캐스팅되며 차근차근 그 행보를 밟아나가고 있다.
'은교'가 개봉했던 지난 2012년 이후 이렇다 할 신인 여배우가 충무로에서 보이지 않고 있는 지금, 과연 어떤 여배우가 김고은의 뒤를 이어 이름을 올리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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