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장시복기자]["중국인 큰손들이 비싼 명품은 무조건 구매" 인식 이미 옛말]
↑뉴스1제공
중국의 설 연휴인 춘절 기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급증하며 한국 백화점과 면세점 등의 매출이 최대 272%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은 이전까지 명품에 치우쳤던 쇼핑에서 벗어나 여성캐주얼과 식품 화장품 잡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쇼핑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2일 한국관광공사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춘절 연휴(1월22일∼28일)를 맞아 한국을 찾은 방문객은 5만689명으로 지난해 설 연휴 대비 53% 증가했다. 이들 중국인
관광객들은 한국에서 씀씀이도 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이 기간 중국 은련카드의 한국내 매출은 235억원으로 전년 설연휴 대비 170% 증가했다. GKL 카지노의 경우 설 연휴 세븐럭 카지노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6913명중 30%이상이 중국인이었다. 국내 백화점들도 중국인 관광객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0일부터 25일까지 중국인 관광객 매출액은 전년 설연휴보다 110% 늘었고,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중국인 매출이 전년 설연휴보다 121% 증가했다. 롯데면세점도 지난달 21일부터 25일까지 중국인 관광객을 벌어들인 매출이 전년 설연휴보다 110% 증가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1월22일∼26일)은 이 기간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지난해보다 272%나 높아졌다.
이처럼 중국인 관광객 씀씀이가 급증한 것은 이전까지 명품 중심에서 다양한 품목군으로 쇼핑 대상이 확대됐기 때문.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2009년까지만해도 중국인 관광객 매출 비중은 60%를 해외명품이 차지했다"며 "하지만 올 들어서는 여성캐주얼이나 정장, 식품, 화장품, 잡화 등으로 쇼핑 품목이 다변화됐다"고 밝혔다.
명품의 경우 중국인들에게 여전히 구찌, 샤넬, 루이비통, 프라다 등 '4대 명품' 브랜드가 인기를 끌었다. 신규 브랜드로는 미우미우가 눈에 띄는 매출 신장을 보였다. 여성 의류 중에서는 미샤, 타임, 오브제, 오즈세컨 등이 고르게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라네즈나 설화수 같은 화장품은 물론 쿠쿠밥솥이나 정관장 홍삼 등도 중국인들이 설 연휴에 많이 찾은 품목이다.
그러나 중국인 관광객들의 한국 쇼핑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인 큰손들이 한국에서 비싼 명품을 쓸어담던 시대는 지났다"며 "홍콩 등 다른 도시 시세를 미리 알아본 뒤 비싸다고 실랑이를 벌이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한국관광공사나 백화점 면세점 등이 연계해 보다 밀도 있는 중국인 관광객 마케팅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전문가들은 "명동 일대 의류매장에서는 디자인은 마음에 들지만 메이드 인 차이나를 확인한 뒤 그냥 매장을 나가버리는 중국인 관광객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며 "메이드 인 코리아로 내세울 수 있는 한국 제품들을 좀더 적극적으로 마케팅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