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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재구성, 스페인 승부 조작은 이랬다

[기타] | 발행시간: 2014.12.17일 14:37

(베스트 일레븐)

스페인과 일본을 뒤흔들고 있는 2010-2011시즌 라 리가 최종 라운드 레반테와 레알 사라고사전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스페인 검찰로부터 기소된 인물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절대 그런 일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스페인 검찰이 내놓은 자료에 의하면 당시 승부 조작 시도가 꽤나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

스페인 검찰은 레반테-사라고사전 승부 조작과 관련해 기소장을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스페인 검찰이 밝힌 이 기소장 내용에 따르면, 아가피토 레알 사라고사 당시 회장을 비롯해 하비에르 아기레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가비 페르난데스 등 주요 인물들은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검찰이 공개한 기소장에 스페인 언론과 일본 언론은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를 토대로 당시 사건을 재구성했다.

강등 위기에 놓인 사라고사

사라고사는 2010-2011시즌 37라운드에서 에스파뇰을 1-0으로 꺾었음에도 불구하고 위기에 놓였다. 승점 42점(37전 11승 9무 17패)을 기록했으나 마요르카(37라운드 44점)·헤타페(43점)·데포르티보 라 코루냐(43점)에 밀려 강등권인 18위에 그쳤기 때문이다.

에르쿨레스·알메리아가 일찌감치 강등이 확정된 상황에서 사라고사는 이 세 팀 중 한 팀을 18위로 끌어내려야만 했다. 38라운드에 예정된 시우타트 데 발렌시아 레반테 원정에서 무조건 이기고 경쟁자들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했던 것이다.

사라고사와 맞붙게 된 레반테는 승점 45(37전 12승 9무 16패)를 기록, 일찌감치 잔류를 확정지은 상황이었다. 사라고사는 이점을 착안해 승리를 돈으로 사려고 했다. 경기는 전반 39분과 후반 28분에 두 골을 터뜨린 가비의 맹활약에 힘입은 사라고사가 후반 35분 크리스티안 스투아니가 1골을 만회한 레반테를 2-1로 물리쳤다.

같은 시각 헤타페는 레알 소시에다드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마요르카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3-4로 졌으며, 데포르티보는 발렌시아에 0-2로 패했다. 결국 데포르티보가 18위로 강등당했다. 사라고사는 경쟁자들이 주춤하는 사이 레반테를 제물 삼아 순위를 14위까지 끌어올리며 라 리가에서 살아남았다.

송금 기록에서 꼬리가 잡히다

강등 위기에 놓인 사라고사는 아가피토 이글레시아스 회장의 주도하에 승부조작을 도모했다. 이글레시아스 회장은 프란시스코 포르케라 총무 책임자, 안토니오 프리에토 단장, 아기레 감독, 주장 가비, 베테랑 레오나르도 폰시오 등 중심적 인물들을 불러 회의했다. 에스파뇰전 승리 직후인 2011년 5월 16일에 이 회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글레시아스 회장은 아기레 감독의 승인 하에 선수들을 통해 이미 잔류가 확정된 레반테 선수들에게 ‘파이트 머니’를 주기로 했다. 포르케라 총무 책임자에게 지시해 17·19일 양일에 걸쳐 아기레 감독을 비롯한 사라고사 구단 계좌(0128-5532-16, 거래 송장 번호 : 010000063~01005532)을 통해 총 96만 5,000유로(한화 13억원)을 가담자들에게 송금했다.

아기레 감독 계좌에는 17일에 5만 유로(6,784만 원), 19일에 3만 5,000유로(4,794만 원)가 송금됐다. 아기레 감독은 마드리드 보아디야 델 몬테 23번가에 자리한 오퀜도 은행에서 해당 금액을 인출했다. 아기레 감독은 19일과 20일에 각각 5만, 3만 5,000유로를 자신의 계좌에서 인출했으며, 이 과정에서 아기레 감독은 관련 서류에 서명했다. 아기레 감독 뿐만 아니라 사라고사 소속 선수 9명이 같은 수법으로 구단으로부터 받은 돈을 인출했다.

현금 다발을 든 사라고사 선수단은 레반테의 홈인 시우타트 데 발렌시아에서 상대팀 선수들과 접촉, 경기에서 고의적으로 져줄 것을 요구했다. 이미 강등에서 벗어난데다 구단 재정 때문에 주급 수령이 좋지 못했던 레반테 선수들은 거리낌없이 이 제의에 응했고, 경기는 사라고사의 2-1 승리로 끝났다. 경기를 진행한 다비드 페르난데스 보르바란 주심은 “양 팀간 모종의 합의가 있었는지에 대해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검찰은 “구단 고위 임원과 프런트는 물론 감독과 선수들이 경기 결과를 사전에 고의적으로 조작했다. 스포츠 승부조작에 관한 형법 제286조, 스페인 형사소송법 제14조 2항, 제87조 1항에 의거해 처벌하겠다”라고 밝혔다. 이 사건은 주로 불법 도박과 연루되어 있던 그간의 승부조작과 달리 1부리그 잔류를 위해 구단 측이 직접 나서 승부조작을 시도했다는 점에 큰 차이점이다. 스페인 검찰은 총 41명이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원 발렌시아 지방법원에 기소된 상태다. 스페인 검찰이 거론하고 있는 스포츠 승부조작에 관한 형법 제286조는 지난 2011년에 처음 입안된 법률이며, 유죄가 확정될 경우 해당 형법으로 처벌받는 첫 번째 사례가 될 전망이다.

▲ 스페인 검찰이 승부 조작 혐의로 기소한 관련자 명단

사라고사 측 관련자 : 아가피토 이글레시아스 회장, 프란시스코 포르케라 부회장, 프란시스코 호세 체카 총무 책임자, 안토니오 프리에토 단장, 하비에르 아기레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마우리치오 란차로(유베 스타디오), 토니 도블라스(HJK 헬싱키), 파울루 다 실바(톨루카), 호르헤 로페스(카디스), 안데르 에레라(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브라울리오 노브레가(레크레아티보), 레오나르도 폰시오(리베르 플라테), 가비 페르난데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반 오브라도비치(KV 메헬렌), 이케추쿠 우체(비야레알), 아담 핀테르(레바디아코스), 레오 프랑코(산 로렌소), 하비에르 파레데스(무적), 이리 야로식(알라베스), 니콜라스 베르톨로(반필드), 사이드 부타하르(알 샤말), 앙헬 라피타(헤타페), 카를로스 디오고(사라고사)

레반테 측 관련자 : 하비에르 파야르도(하츠), 구스타보 무누아(나시오날), 라파 호르다(디나모 트빌리시), 루벤 수아레스(카스테욘), 사비 토레스(레알 베티스), 크리스티안 스투아니(에스파뇰), 웰링톤 알베스(알메리아), 헤페르손 몬테로(스완지 시티), 미켈 로부스테(카르테헤나), 하비 벤타(브렌트포드), 마누엘 레이나(힘나스틱), 비센테 이보라(세비야), 세라(플라타니아스), 세르히오 바예스트로스, 후안프란(이상 레반테)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스페인 매체 <라 오피니온 아 코루냐>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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