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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MLB] 크리스 데이비스 기묘한 약물 논란

[기타] | 발행시간: 2014.12.22일 15:50

올시즌 부진의 원인은? ⓒ gettyimages/멀티비츠

볼티모어가 15경기를 남겨놓고 매직넘버를 5로 줄였던 지난 9월13일(한국시간).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주포 크리스 데이비스(28·1루수)가 금지 약물 사용으로 인해 25경기 출장 정지를 받게 된 것이다. 그의 2013년을 의심하는 사람이 생겨난 것은 당연한 일. 결국 볼티모어는 데이비스가 돌아올 수 있었던 월드시리즈 전에 시즌을 마감했다.

2013 : .286 .370 .634 1.004 / 53홈런 138타점

2014 : .196 .300 .404 0.704 / 26홈런 72타점

당시 데이비스는 다음과 같은 사과문을 남겼다. "동료들과 코치, 오리올스 구단, 특히 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애더럴을 사용한 것은 실수였습니다. 과거에 저는 허가를 받고 사용했습니다만 올해는 TUE를 얻지 못했습니다. 저는 벌을 달게 받을 것이며 즉각적으로 출장 정지를 이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12월18일. 볼티모어 벅 쇼월터 감독은 데이비스가 TUE를 다시 따냈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렇다면 애더럴과 TUE는 무엇일까.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금지한 약물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스테로이드와 HGH(성장 호르몬)로 대표되는 경기력 향상 약물(PED : Performance Enhancing Drug)과 암페타민류의 각성제(stimulant)다. PED가 '더 뛰어난 힘'을 갖게 해준다면 각성제는 집중력을 높여 주며 피로를 느끼지 않게 한다. 그러나 본래 목적을 벗어난 스테로이드처럼, 규정을 지키지 않은 각성제 사용도 명백한 반칙이다.

PED 검사에서 적발되면 1차는 50경기, 2차는 100경기 출장 정지이며, 3차 때는 영구 정지를 받는다. 반면 각성제는 1차는 전문가 상담 후 집중 관리를 받게 되며 2차는 25경기, 3차는 80경기, 4차는 영구 정지다(정지 기간 동안 연봉은 지급되지 않는다). 즉, 2013년 카를로스 루이스(필라델피아)나 올해 데이비스와 카메론 메이빈(샌디에이고)이 받은 25경기 출장 정지는 '각성제 2차 적발'이었던 것이다. (2013년 12월에 25경기 정지를 받았던 전 볼티모어-샌디에이고 투수 트로이 패튼은 지난 11월 3차 적발을 통해 다시 80경기 출장 정지를 받게 됐다.)

2005시즌이 끝난 후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암페타민 계열인 애더럴(Adderall)을 금지 약물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지금도 많은 메이저리거가 사무국의 승인 속에 애더럴을 사용하고 있다.

애더럴은 주의력 결핍 장애(ADD : Attention Aeficit Disorder)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의 치료제다.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그러한 진단을 받게 되면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애더럴을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승인을 '치료 목적 사용 예외'(Therapeutic Use Exemption) 즉 TUE로 줄여 말한다. 이 승인을 얻기 위해서는 전문가 세 명의 동의서가 있어야 한다.

2005년 다저스에 입단한 데릭 로는, 2006년 개막전에서 5이닝 8실점의 난타를 당한 후 매일 20밀리그램의 애더럴을 복용해도 좋다는 TUE를 얻었다. 로는 어린 시절의 심각한 ADHD를 극복해낸 선수로 유명했는데, 스프링캠프에서 이혼 소송을 진행하면서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애더럴 사용이 필요해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문제는 애더럴이 각성제로 악용되기도 하다는 것이다.

"야구를 하면서 가장 우스웠던 것은 비 때문에 경기가 지연되자 그리니스(각성제)를 먹은 피트 로즈가 발로 벽을 마구 찼던 장면이다." 피트 로즈의 전 팀 동료가 한 말이다. 이 말을 들으면 로즈가 화학적으로 야기된 에너지를 발산할 곳이 없어 땅딸한 몸을 클럽 하우스 벽에 부딪치는 모습이 그려진다. 당시 젊은 기자였던 나는 경기 몇 분 전에 지나치게 큰 목소리로 떠드는 선수들을 자주 만났다. 또 뛰어난 선수 중에 한 명은 경기 전에 잠깐 자리를 비우면서 '메이저리그 커피'를 마시러 간다고 했는데 이후에야 그것이 그리니스나 암페타민을 섞은 블랙커피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클럽 하우스는 경기 한 시간 전에 문을 꽁꽁 닫고 소위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선수들을 배려하기도 했다.

- 조시 벡시 <야구의 역사> 중 -



신시내티 팬들의 환대를 받는 로즈 ⓒ gettyimages/멀티비츠

1998-1999년 시애틀에서 뛰었던 셰인 모나한은 2007년 미첼 리포트 공개 후 가진 한 인터뷰에서 그가 목격한 시애틀의 클럽하우스에는 각성제를 탄 커피와 그렇지 않은 두 가지의 커피가 있었으며, 독실한 종교 생활을 하는 포수 댄 윌슨을 제외한 선수 대부분이 '각성제 '커피'를 마셨다는 폭로를 하기도 했다. 2006년 이전까지 각성제는 그만큼 메이저리그에 만연해 있었다.

2011년 3월 <미주 중앙일보>는 다음과 같은 보도를 하기도 했다.

한인 대학생들 사이에 중독성이 강한 각성제 '애더럴'의 불법 복용이 성행하고 있다. 애더럴은 주의력 결핍증(ADD)을 가진 사람에게만 판매해야 하는 처방약으로 주요 성분인 암페타민은 집중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중독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대학 캠퍼스 내에서 애더럴은 공공연하게 남용되고 있다. UCLA에 재학중인 한 한인 학생은 "많은 친구들이 사용하고 있어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전화 한 통이면 당장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아이비 리그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한인 학생 B씨도 애더럴의 도움을 받고 있다. "먹은 후에는 똑똑해진 느낌이 들고 두뇌 활동이 최고조에 이르는 것 같다. 애더럴을 먹으면 10시간을 쉼 없이 공부할 수 있다" 그는 "커피와 애더럴을 잔뜩 먹고 52시간을 연속으로 공부한 적도 있다"고 털어 놓았다.

실제로 미국 학생들 사이에서 애더럴은 '공부 잘하는 약'으로 통한다. 그리고 이를 얻을 목적으로 ADD/ADHD 판정을 받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애더럴을 처방전 없이 들여왔다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된다. 2014년 6월 서울동부지검은 고등학생을 포함한 13명을 적발하기도 했다.

1970년대와 1980년대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주요 사용한 각성제는 '리탈린'이었다. 그러나 리탈린의 단점은 앞서 피트 로즈의 예처럼 과잉 흥분 상태를 가져오는 것이었다(데릭 로가 2003년 보스턴에서 받았던 합법적인 처방도 리탈린이었다). 그에 비해 애더럴은 이른바 <통제 가능한 에너지 분출>이 가능하다고 한다. 애더럴은 야구 선수에게도 '야구 잘하는 약'이다.

그렇다면 애더럴을 합법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선수, TUE를 얻은 선수는 얼마나 될까. 매년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이를 공동으로 발표하는데 올해는 전년 대비 6명이 줄어든 113명이었다(2007년 103명, 2001년 105명, 2011년 105명, 2012년 116명, 2013년 119명). 2013년 발표에 따르면 119명 중에서 남성호르몬 부족으로 인한 생식기능 저하증(hypogonadism) 치료를 목적으로 신청한 세 명을 제외한 나머지 116명은 ADD/ADHD 치료를 위해 애더럴을 사용했다. 이는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든 선수의 약 10%에 해당되는 것으로, 미국 성인 인구에서 차지하는 ADD/ADHD 환자의 비율인 4.4%의 두 배를 넘는다.

'왜 메이저리그에는 ADD/ADHD 환자가 더 많은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당시 사무국의 부회장이었던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선수들은 너무 이른 나이부터 부와 명예, 그리고 극심한 부담감 속에 지내고 있다. 따라서 그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한 바 있다. 실제로 많은 선수들이 자신의 성적과 관련돼 불안 상태를 드러내며 그로 인한 심리 치료를 받는다.

대응이 늦어도 너무 많이 늦었지만, 메이저리그는 이후 금지 약물에 대한 대처를 쉼없이 강화해 나가고 있다. 올해 메이저리그는 모든 선수가 최소 한 차례 이상 받는 PED 테스트를 6394회, HGH 적발 위한 혈액 검사를 1535차례나 불시에 했다. (성적이 갑자기 좋아진 선수는 더 집중적으로 받는데, 호세 바티스타는 2010-2011년 2년 간 16번이나 받았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500회 이상 늘어난 수치다. 2013년 메이저리그는 '바이오제네시스 스캔들'을 통해 13명의 과거가 탄로났다(특히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그야말로 '약물 만찬'을 즐겼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2012년 혈액 검사가 시작된 이후 'HGH 현행범'은 더 이상 잡히지 않고 있다.

약물에 관한 한, 메이저리그는 분명 점점 더 깨끗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TUE와 애더럴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그 판단은 독자 여러분 각자에게 맡긴다.

김형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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