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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 황정민 "흥행은 무슨, 배우하면 좋지 뭐"

[기타] | 발행시간: 2014.12.28일 09:15

[OSEN=손남원 기자] "일루 들어와, 들어와봐 이 XX들아." 1대 10 혈투였던가? 멈춘 엘리베이터 안, 피범벅된 채 쓰러진 정청은 상대 조직원들에게 칼을 휘두르며 이죽거린다. 겁을 먹고 당하는 건 오히려 습격한 검은 양복들이다. 한국영화 누아르의 명작으로 기억될 '신세계' 속 한 장면을 기억하실런지.

황정민은 화교 출신의 거대 폭력조직 2인자 정청 역을 맡아 조폭 연기의 새로운 세계를 열었다. 말 그대로 '신세계'다. 미성년자 관람불가였던 이 영화는 470만명 관객을 끌어모았고 연기파 황정민의 개인 최다관객 영화로 자리매김했다.

"스태프들이 차려준 밥상에 숟가락 하나 달랑 얹었을 뿐.."이라는 남우주연상 수상 소감으로 유명세를 탔던 그다. 상복은 없지 않았지만 흥행 운이 좋았다고 보기는 힘들다. 최고의 연기파 배우라는 타이틀을 달고 살며 쉬지 않고 다작을 했음에도 관객 500만 벽을 아직 넘지 못했다.



주위에서 안타까워 해도 본인은 무사태평이다. "흥행은 무슨, 그냥 연기자하면 좋지 뭐"라며 털털하게 웃는다. 사실 관객이 많이 든다고 꼭 좋은 영화는 아니다. 2003년 '바람난 가족'을 시작으로 황정민은 숱한 영화의 주 조연을 통해서 정상급 필모그래피를 작성했다. 40대 한창 나이의 배우로서는 이례적이다. 그 만큼 연기 본업에만 충실했던 결과이고 보답이지 않을까.

'달콤한 인생'(2005) 백 사장은 찔러도 피 한 방울 안나올 악역 중의 악역이었는데 같은 해 '너는 내운명' 김석중은 사랑에 죽고 사는 순진무구 시골 청년으로 지금도 회자된다. 이 해에 한 편을 더 찍었다. 옴니버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 엄정화와 알콩달콩 연애를 시작하는 우직한 형사 나두철이다. 황정민은 완전히 다른 3편의 캐릭터를 자기만의 스타일로 소화하며 주 조연을 오갔다. 관객들은 2005년 한 해 동안 같으면서 다른 '슈퍼맨이 돌아왔다' 삼둥이를 관람하는 행운을 맛본 셈이다.

이뿐일까. '사생결단'(2006) 폭주하는 경찰 도 경장, 공포물 '검은 집'(2007)의 전준오, 허진호 감독의 멜로 '행복'(2007) 속 바람둥이 클럽 사장 영수, 그리고 '슈퍼맨이었던 사나이'(2008)의 그 역할은 도대체 정신병자라고 해야할지 슈퍼맨으로 불러야 할지 황정민 아니면 불가능했을 배역으로 기억된다.

액션, 스릴러, 공포, 멜로, 코미디 등 온갖 종류의 작품을 섭렵하다 보니 장르가 겹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를테면 '너는 내운명'과 '행복', 2013년 작 '남자가 사랑할 때'는 모두 최루성 멜로다. 똑같이 관객 눈물을 뽑은 캐릭터지만 농촌 총각과 차도남, 그리고 뒷골목 건달로 이어지는 그의 해석은 늘 새롭고 신선한 감각으로 객석에 다가온다.



액션 장르에서도 마찬가지. '신세계' 정청의 경우 직업은 조폭이라도 천성이 악하지 못해서 인간적 매력을 풀풀 풍긴다. '달콤한 인생' 백 사장은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저 놈 언제 죽지' 되뇌이며 영화를 봤다.

시대극과 현대물의 시공간 차이도 그에게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이준익 감독의 사극 대작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앞을 못보는 검사 황정학의 칼 시위는 기억에 또렷하고 코미디 '댄싱퀸'의 386세대 인권변호사 정민을 보면서는 배꼽을 잡았다.

그런 황정민이 '댄싱퀸'-'신세계'-'남자가 사랑할 때'의 3연속 흥행 가도를 달리더니 올 겨울, '국제시장'으로 역대급 흥행에 돌입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국제시장'은 지난 27일 하루동안 전국 54만 1,160명의 관객을 동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관객수는 373만 854명. 지난 17일 개봉한 '국제사장'은 개봉 10일만에 370만 관객을 넘어서며 현 극장가에서 적수 없는 흥행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시장'은 벌써부터 천만 돌파의 가능성이 점쳐지는 분위기다. '해운대'로 이미 천만관객을 돌파했던 윤제균 감독이 관객을 다섯 번 웃기고 세번 울리는 생애 최고의 마법 연출을 선보였다. 믿고 보는 배우 황정민 김윤진의 연기는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내게 하고 오달수 라미란 등의 맛깔진 조연들의 활약은 명불허전이다. 중장년층부터 불기 시작한 관객 입소문이 젊은층으로 확산된데다 가족단위 관람까지 늘고 있어 당분간 독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제시장'에서 20대 청년부터 70대 꼬부랑 할아버지까지 오롯이 혼자 연기한 황정민은 "배우로서 큰 행운이었다"고 했다. 아마 이번 연기에는 천만이라는 더 큰 행운도 따르지 않을까 싶다.

[엔터테인먼트 국장]mcgwire@osen.co.kr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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