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한 장면
"트렌디 드라마의 경우에는 관련 부문의 심사가 다른 드라마보다 엄격하다보니 드라마 시장이 정극으로 치우친다", "중국의 톱스타들이 트렌디 드라마 출연을 꺼린다", "드라마 배경과 주인공의 설정이 일치하지 않아 몰입도가 떨어진다", "드라마 제작진은 수익에만 신경쓸 뿐, 시청률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포탈사이트 왕이(网易)가 '자국 트렌디 드라마는 어째서 경쟁력이 높지 않은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자국 드라마와 한국 드라마의 경쟁력을 비교해 분석한 결과이다.
왕이는 최근 장쑤위성TV(江苏卫视)에서 방영 중인 트렌디드라마 '하이생소묵(何以笙箫默) 시즌2'를 사례로 자국 드라마가 한국드라마보다 경쟁력이 뒤지는 원인을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이생소묵'은 최근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거리가 되고 있는데 반응이 대부분 "출연진의 차림새가 마치 타오바오(淘宝)에서 판매하는 패션을 그대로 가져온 듯하다", "월수입이 1천만위안(18억원)이 넘는 변호사의 집이 어째 창고 같냐?", "직업이 포토그래퍼라면서 어째서 삼각대 등 기본적인 촬영장비조차 사용하지 않냐?" 등 부정적이다.
신문은 이같은 문제에 대해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한국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 '피노키오' 등의 사례를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온라인 조회수가 50억회를 넘은 '별그대'의 경우, 두 주인공의 집안 세트장을 짓는데만 500만위안(8억5천만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으며 이들은 드라마 내내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패션스타일, 액세서리 등을 선보였다. 김수현과 전지현이 드라마에서 선보인 의상만 각각 118벌, 145벌이며 전지현이 착용한 목걸이, 귀걸이 등은 모두 6만위안(1천만원)이 넘는 고가 제품으로 드라마에서 '국민여신'으로 등장하는 천송이의 캐릭터를 잘 살렸다.
'피노키오' 역시 수습기자가 된 후의 이종석은 깔끔하고 댄디한 느낌의 의상을 여러벌 선보여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신문은 한국의 드라마가 주인공의 패션, 세트 제작에 공을 들이는 이유가 그만큼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이익의 최대화를 추구해 '대중이 좋아하고 원하는 것만 찍는다'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중국은 사극, 수사극, 가정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정극을 촬영하는 반면 한국드라마는 트렌디드라마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이는 대중이 바라고 원하는 생활상을 설정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정치, 법률, 사회적 소재의 드라마에도 러브라인이 항상 존재해 본질적으로는 트렌디드라마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트렌디 드라마에 대한 관련 부문의 엄중한 심사, 100% 사전 제작, 톱스타들의 출연 기피 등 역시 드라마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우선적으로 트렌디 드라마의 경우, 엄격한 심사가 적용돼 드라마 전편을 방영하지 못할 수도 있는 리스크가 크다. 이렇다보니 중국의 톱스타들은 트렌디 드라마 출연을 기피하게 되고 제작진은 연기력이 떨어지는 B급, 심지어 C급 스타들을 캐스팅해 촬영하다보니 작품의 수준까지 떨어지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또한 중국의 경우, 100% 사전 제작된 드라마를 방송국 또는 동영상사이트에 판매해야만 방영이 되는 시스템이다. 이렇다보니 제작진은 완성된 드라마를 팔기만 하면 수익이 보장돼 시청률, 대중의 반응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신문은 자국 드라마가 '별그대', '피노키오'처럼 트렌디드라마에 차별화된 요소를 집어넣어야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노키오'는 주인공들의 성장일기를 다룬 것 외에도 기자의 윤리의식을 다뤘으며 '별그대'는 로맨스에 한국의 역사와 판타지적 요소를 절묘하게 결합시켜 큰 성공을 거뒀다. [온바오 강희주]
☞ 트렌디 드라마(Trendy Drama)
스토리 중심의 기존 드라마와 다른 감각적 드라마. 인기 배우를 주인공으로 하여 흥미를 끌 수 있는 도시생활, 첨단패션, 신세대의 사고방식 등을 주요 소재로 내세워 젊은층을 공략하는 영화나 TV드라마를 지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