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경영자(CEO) 대부분은 빅데이터를 기업 경쟁력을 가를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은 하지만, 정작 빅데이터가 정확히 무엇인지 이해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가 4월2일부터 6일까지 경영자 대상 지식?정보서비스인 ‘SERICEO'를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211명 가운데 97.2%가 '향후 10년 내 빅데이터 활용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76.8%는 활용 필요성에 대해 ‘매우 그렇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빅데이터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라는 질문에는 겨우 21.3%만이 '잘 알고 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74.4%는 '적어도 들어본 적이 있다'라고 답했을 뿐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와 IDC가 2012년 주목해야 할 이슈로 ‘빅데이터’를 꼽으면서 이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관심은 높아졌지만, 빅데이터를 정확하게 이해해서 활용한 이들은 드물다는 얘기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 2월 발표한 ‘빅데이터 분석과 활용’ 보고서는 빅데이터를 기존의 관리와 분석체계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막대한 데이터라고 지칭했다. 국내 상당수 경영자들도 아직까지는 빅데이터에 대해 이 정도로만 이해했다. 빅데이터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기업 내부에 있는 빅데이터는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은 현재진행중인 것으로 이번 설문조사 결과 드러났다.
‘현재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양’에 대한 질문에는 경영자의 71.1%가 ‘업계 평군 수준 이상의 데이터를 갖고 있다’라고 응답했지만 ‘실제 데이터 관리 수준’에 대한 질문에는 26.5%만이 ‘데이터 수집만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심지어 응답자의 8.1%는 ‘데이터 관련 관리를 하고 있지 않다’라고 답했을 정도다. 국내 경영자들이 빅데이터를 양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가능한 답변이라고 볼 수 있다.
계속된 설문조사 문항에서 ‘기업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데이터는 어떤 종류냐’라는 질문에는 ‘매출비용 등 수치자료(35.6%)’와 ‘사내·외에서 발간되는 보고서 등 문서정보(33.9%)’를 꼽았다. ‘현장에서 수집된 고객의 소리(14%)’, ‘현장 내 CCTV 등 영상정보(1.9%)’, ‘회사 웹사이트 내 고객의 움직임(3.3%)’ 같은 고객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비율은 낮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삼성경제연구소는 국내 기업들이 상당한 수준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나, 다양한 채널을 통해 수집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국내 많은 기업들이 빅데이터의 중요성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나, 수치데이터와 보고서를 넘어선 고객의 행동 패턴이나 일상사에 이르는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것이 미래의 핵심경쟁력 개발에 얼마나 필수적인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함을 알 수 있다"라며 “기업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업의 관리와 운영에 관한 기본적인 영역에서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일반화돼 있으나, 미래 핵심 역량이나 차별화 역량 개발을 위한 활동인 상품·서비스 개발이나 브랜드 관리 등에는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지영 기자 izzien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