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중국 정기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5일 개막했다. 개막에 하루 앞서 열린 전인대 뉴스 브리핑은 푸잉(傅瑩·사진) 대변인의 재치 있는 언변이 돋보인 자리였다고 조선일보가 전했다.
최근 이슈가 된 중국 정부와 홍콩 사이 정치적 갈등과 관련한 민감한 질문을 받았을 때도 그는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중국에서 '달려라 형제(奔跑吧,兄弟)'라는 이름으로 방영 중인 TV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순식간에 '위기상황'을 제압했다. "여러분 모두가 이 프로를 보는지 모르겠지만, '달려라 형제'엔 중국 내륙 젊은이도 있고, 홍콩 젊은이도 나오죠. 특히 중요한 것은 '팀워크'입니다. 한 명이라도 뒤처지면 임무 수행에 실패합니다. 중국과 홍콩 사이의 갈등도 서로를 존중하면서 (이처럼) 함께 노력해야 할 문제입니다." '달려라 형제'는 국내 인기 오락 프로그램 '런닝맨'의 중국판(版)이다.
푸잉 대변인은 중국 여성 최초 부총리인 '철의 여인' 우이(吳儀), 외교부 부부장(차관급) 왕하이룽(王海容)과 함께 '중국 여성 파워 3인방'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네이멍구(內蒙古) 지역 몽골족 출신이라 '초원의 여걸'이라는 별명도 있다.
베이징 외국어대에서 영어를 전공했고, 졸업 후 외교부 통역 요원으로 덩샤오핑(鄧小平), 장쩌민(江澤民) 등 중국 지도자들이 외국 정상과 회담할 때마다 통역을 도맡았다. 하지만 1985년 영국에서 국제 관계학을 전공한 뒤부터 통역사가 아닌 외교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외교관 푸잉'의 이력 앞엔 줄곧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98년 소수 민족 여성으로선 처음으로 필리핀 대사에 임명됐고, 최초 여성 주(駐)호주 대사, 최초 여성 주영국 대사를 역임했다. 2010년엔 왕하이룽 부부장 이래 36년 만에 여성으로선 처음으로 외교부 부부장이 됐고, 2013년엔 전인대 탄생 이래 최초 여성 대변인 자리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