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멧을 쓰면 전후좌우는 물론 발밑 공간까지 한눈에 보인다. 적들이 나타나면 헬멧 스크린에 자동으로 추격 목표가 표시돼 '삐삐' 소리를 내며 추적한다. 영화 '아이언맨' 같은 이런 얘기가 현실화됐다.
미국 스텔스 전투기 F-35용 최첨단 헬멧 이야기다. 가격은 무려 40만달러로, 약 4억4000만원에 달한다. 미국 군수업체 록히드마틴은 최근 F-35 라이트닝Ⅱ 전투기 기술력을 극대화한 최첨단 헬멧을 인도받았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록웰콜린스가 개발한 이 헬멧은 F-35에 설치한 고해상도 카메라 6대와 연동해 조종사가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외부 모습을 비춘다.
WP는 "조종사가 아래를 내려다보면 전투기 바닥이 아닌 지상이, 뒤를 쳐다보면 전투기 내부가 아닌 후방 하늘이 보이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연료 잔량, 비행거리, 고도, 속도 등 중요 정보는 물론 적군 전투기와 지상 무기 위치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야간에도 적외선으로 녹색스크린이 가동돼 어둠에 상관없이 목표를 찾아낸다.
이런 최첨단 헬멧을 개발한 배경은 예전 제품의 단점 때문이다. 예전 전투기 헬멧은 전투기가 흔들리면 화면도 함께 떨리면서 조종사가 멀미를 일으키는 단점이 있었다. 또 야간 식별이 잘 되지 않고 헬멧 초록색 불빛이 시야를 가린다는 지적이 나왔다. F-35 라이트닝Ⅱ는 지금까지 개발된 전투기 중 가장 발전된 형태의 무장 체계를 갖고 있다.
[이지용 기자]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