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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캡슐 내시경…‘꿀꺽’ 삼키면 고통없이 검사?

[기타] | 발행시간: 2015.04.08일 16:04

■ 고통스러운 내시경 검사 언제까지?

매년 직장에서 의무적으로 하는 건강 검진을 할 때 항상 고민되는 검사 항목이 있습니다. 여간 고역이 아닌 것, 아마 짐작하셨을텐데요, 바로 위 내시경입니다. 저는 주변에서 되도록 이면 수면 내시경을 하지 말라는 충고를 해서 건강검진을 할때마다 그냥 위 내시경을 받아왔습니다. (수면 내시경은 여러 이유를 막론하고 약을 투여해 수면 상태를 만들기 때문에 위 내시경의 고통을 잊을 수는 있지만 깨어나는데까지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몸을 마취를 시키는 것 자체가 좋을리 없기에 가능하면 수면 내시경을 하지 말라고 의사 친구가 그러더군요. 또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수면상태에서 고통을 모르기 때문에 위 내시경을 하는 과정에서 위벽이나 식도가 다쳐도 이를 모를수 있기 때문에 위험할수도 있다는 거죠. 게다가 수면 내시경을 하면 건강 검진 자체는 개인이 부담하는 비용이 없지만 수면 내시경을 신청하면 6,7만원 이상의 개인 부담이 추가되기 때문에 몸에도 굳이 안 좋은데 돈까지 써가면 그렇게 할 이유가 없겠죠.)

입과 혀, 목을 마비시키는 약을 먹은 후 내시경을 진행하는 의사의 안내에 따라 누우면 보기에도 부담스러운 기다란 관이 목으로 들어옵니다. 그리고는 목부분에서 이 관을 음식처럼 꿀꺽 삼기라고 하죠. 부드럽게 넘기라는 지시를 듣지만 목을 타고 식도를 거쳐 위로 들어가는 느낌이란! 마치 영화 <에일리언>에서 에일리언이 내 몸속에 들어가는 느낌처럼 거북하기 짝이 없는 이 과정이 그저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며 주체하지 못하게 넘치는 침을 끊임없이 흘리며 모든 것을 내맡긴채 무장해제된(?) 제 모습을 보면 굴욕감까지 들기도 합니다. 이게 뭐하는 짓이지? 평소 점잖고 깔끔한 척 하는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그저 이 내시경 관만 내 몸속에서 빼주면 뭐든 하겠다는 절박함에 휩싸인 가엾은 인간일뿐이라는 생각이 들곤 하더군요. 저는 아직 대장 내시경은 안 해 봤는데 이보다 더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수면으로 하지 않으면 긴 관이 장을 관통하며 몸속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는 느낌이 그리 유쾌하지 않을 것은 미뤄 짐작이 가도 남을듯 합니다. 매년 건강검진을 앞두면 이런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경험 때문에 괜히 우울해지고 걱정에 잠기는 저를 발견하고는 그냥 위 내시경 검사를 생략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 ‘캡슐 내시경’ 외부 조종시대가 열린다

얼마전 제 메일로 들어온 보도자료 하나가 눈에 띄였습니다. 바로 캡슐형 내시경을 외부에서 조이스틱으로 조종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며 몸속의 장기들을 검사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반 내시경은 환자에게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느낌을 주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면내시경은 통증 인식기능을 마비시켜 위험한 사례 발생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해결방안으로 크기를 최소화하고 선이 없는 캡슐내시경을 개발했다는 것이 개발 관계자의 말입니다.

▲ 병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수동형 캡슐 내시경 안내문

물론 기존에도 캡슐 내시경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상용화해 병원에서 쓰고 있는 캡슐내시경은 자체 운동기능이 없는 수동방식으로 음식물이 소화기관에서 서서히 그리고 움찔거리며 이동하는 것처럼 움직여 의사의 직접 진단이 불가능하여 일반 내시경을 쓰기 어려운 소장(작은창자)에 국한하여 사용돼 왔습니다.

능동 캡슐 내시경은 전자기장을 통해 자석이 들어있는 캡슐을 움직이고, 외부에서 조이 스틱(게임할 때 사용한 것 같은 모양)으로 쉽게 캡슐 운동을 제어하고 원하는 부위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캡슐 내시경은 정밀 진단이 필요할 경우 조직을 떼내는 기능도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환자가 캡슐을 삼기면 몸속에 들어간 캡슐을 의사가 조이스틱으로 조종하고 이 캡슐은 모든 소화기관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습니다. 장기별로 20분이내 탐색으로 정밀 진단이 가능합니다.

캡슐형 내시경 등 마이크로 의료기기 관련 세계시장은 매우 커서 캡슐형 내시경 시장만 보더라도 2027년까지 매출액 5조 원, 특허기술료 1000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외국 여러 기관에서도 끊임없이 개발을 시도하고 있지만 대부분 학문적인 성과에 머물고 실용성 관점에서는 적용성이 취약한 것이 현실입니다. 이탈리아에서는 12개의 다리를 가진 spider pill이라는 형태의 위내시경도 있고 일본에서도 인어(mermaid)라는 이름을 가진 꼬리 지느러미로 움직여 원하는 방향으로 갈수 있는 위 내시경도 개발중이라고 합니다.



국내에서도 여러가지 방법으로 한단계 진보된 캡슐형 내시경 장비를 개발하려고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는데, 산업부 로봇산업융합핵심기술개발사업인 “혈관치료용 마이크로로봇 개발” 사업에서 개발된 기술을 적용해 쉽게 상용화에 성공한 사례라고 합니다.

사정은 이렇습니다. 10년 전에는 캡슐이 소화기관 내를 스스로 이동하는 "능동"형을 만들려고 다양한 노력을 하였으나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였습니다. 전남대에서는 소화기관 캡슐내시경과는 전혀 다른 "혈관치료용 마이크로로봇" 개발에 전념하였고 2010년 세계최초로 살아있는 돼지동맥에서 자유로 이동하는 마이크로로봇을 성공시켰습니다. 그런데, 그 기술을 우연히 소화기관용 캡슐내시경에 적용하니 바로 이동하게 됨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마이크로의료로봇은 "기술의 첨단성과 시장의 가시성"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외국 특허장벽으로 인해 세계시장 진출이 어려운 일반 의료로봇 시장과 달리 마이크로의료로봇은 한국이 오히려 특허를 선점하고 세계경쟁력이 높아 한국 특화산업으로 의미가 크다고 합니다.

하지만 갈길은 아직 멀고도 험합니다. 외부 조종이 가능한 캡슐형 내시경의 경우에도 현재 돼지를 이용한 실험만 실시한 상태로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타 다른 동물 실험과 더불어 인체에 부작용이 없는지 인체 임상 실험도 해서 안전성을 담보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동물 실험과 인체실험을 거쳐서 인증을 받아야 하기때문에 앞으로 2.5년 내지는 3년안에 국내 의료기기 인증을 받을 계획을 연구팀은 갖지만 상용화단계까지 얼마나 더 시간이 소요될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현업에 있는 의사들도 돼지를 이용한 실험 정도의 수준으로 직접 사람에게 적용하는 캡슐 내시경 검진은 안전성면에서나 효용성면에서나 아직 미흡하다고 지적합니다. 캡슐 내시경과 소화기관, 특히 대장이나 소장의 경우 완전 흡착이 됐을 경우 공기를 집어 넣어 공간을 만들어야 촬영을 통한 검진이 가능하고 이물질이 내시경 카메라 렌즈에 묻었을때 이를 닦아줘야 촬영과 검진이 가능한데 실제 내시경 검사에서 일어날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에 대처하고 문제들을 해결할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라고 지적하는 의사분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얼마전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예년같았으면 싫어도 할수 없이 위 내시경을 그냥 묵묵히 했을텐데 이번만큼은 정말 하고 싶지 않아 다음에 하겠다며 연기했습니다. 의료기기가 발달해 캡슐형 내시경이 널리 사용되는 날이 오게 되면 요즘처럼 긴 관을 입으로 삽입해 위나 대장을 관찰하고 검사하는 지금의 방법이 얼마나 원시적이고 거친 검진방법이었는지를 회상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위 내시경을 하고 나면 항상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위한테 못할 짓을 한 느낌이 들곤했는데 이런 일반 내시경 부작용도 없는 편안한 내시경 검사를 할수 있기를 바랄뿐입니다.

KBS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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