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용훈 기자 = FC 포르투가 바이에른 뮌헨 원정에서 1:6 대패를 당하며 UEFA 챔피언스 리그 8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1차전의 승리 요인을 스스로 모두 내려놓은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포르투가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 홈경기에서 거둔 3:1 승리를 지키지 못 하고 2차전 원정 경기에서 1:6로 대패하며 종합전적 4:7로 밀려 탈락했다. 부상 위기에 시달리던 바이에른은 압도적인 경기 내용을 선보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바이에른에 부상 위기가 있었다면 포르투에는 징계 위기가 있었다. 주전 풀백인 다닐루와 알렉스 산드루가 나란히 경고 누적으로 뮌헨 원정에 참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포르투가 이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 바이에른이 이를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2차전 승부의 관건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르투는 자충수를 두고 말았다. 2골 리드와 약점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지나치게 수비적인 태도로 나와 바이에른이 편안하게 일방적인 공격을 펼치도록 놓아둔 것이다. 4백을 모두 중앙 수비수 출신이 구성하며 측면에서 제대로 된 싸움도 해보지 못 했다. 훌렌 로페테기 감독의 경험 부족이 큰 무대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장면이다.

바이에른은 꾸준하게 측면을 공격해 골을 뽑아냈다. 전반 14분 만에 왼쪽 측면에서 마리오 괴체의 패스를 받은 후안 베르냐트가 별다른 견제 없이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티아구 알칸타라의 헤딩 슈팅이 선제골로 연결됐다. 베르냐트는 원래 측면 수비수뿐만 아니라 공격수까지도 소화할 수 있는 선수인데, 포르투의 대비책은 전무했다.

전반 27분에는 오른쪽에서 필립 람이 올린 크로스가 토마스 뮐러를 거쳐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머리에까지 연결되며 바이에른의 세 번째 골이 됐다. 그제서야 포르투는 중앙 수비수 출신인 디에고 레예스를 빼고 측면 수비수 출신 히카르두를 투입했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오른쪽 미드필더로 출전한 람은 전반 내내 포르투의 측면을 파괴한 뒤 후반에는 중원으로 돌아갔다.

포르투는 너무 허무하게 무너졌다. 애초에 선수층의 두께가 바이에른과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체념할 수도 있겠지만, 1차전에서 인상적인 경기 내용을 보여줬었기에 이번 대패에는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바이에른을 괴롭혔던 치열한 전방 압박과 빠른 측면 공격을 스스로 포기하고 들어갔기 때문이다.

전반 40분에 나온 바이에른의 다섯 번째 골 장면은 포르투에 더욱 뼈아팠다. 오른쪽 측면에서 패스 연결이 끊기자 곧바로 압박에 나서 포르투가 걷어내려던 공을 차단했고, 이를 잡은 뮐러의 패스가 레반도프스키의 슈팅과 골로 이어졌다. 1차전에서 포르투가 보여줬던 장면을 그대로 재현하는 듯했다.

축구에는 '공격이 최선의 수비'라는 오랜 명제가 있다. 포르투는 수비를 너무 의식한 나머지 공격으로써 수비하는 방법을 잊었고, 그 결과 바이에른에 참담한 패배를 당했다. 후반 29분에야 나온 잭슨 마르티네스의 만회골은 포르투의 실수를 방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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