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 한화가 꼴찌로 추락했다. 박찬호 송신영 김태균 가세로 업그레이드 된 전력. 모두가 한화를 강력한 4강 후보로 꼽았다. 그러나 초반 결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한화는 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과연 반전의 계기는 찾을 수 있는 것일까.
◇성장하지 못한 중심축
한화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모은 이유는 단순히 거물급 선수들의 영입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한화는 4강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조금씩 이기는 법을 깨우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한화 이글스
양훈 안승민 등으로 이어지는 젊은 투수들과 이대수 한상훈으로 이어지는 센터라인의 기량 향상이 기대됐던 이유다. 이기는 흐름 속에서의 경험이 이들을 더욱 강하게 해주리라 여겨졌다.
그러나 초반의 결과는 실망에 가깝다. 양훈과 안승민은 여전히 기복있는 투구로 신뢰를 조금씩 떨어트리고 있다. 캠프부터 준비과정이 다소 늦었던 양훈은 아직 페이스가 올라오지 못했고, 안승민은 구속 증가가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았다.
이대수와 한상훈은 SK서 능력을 인정받은 후쿠하라 수비 코치 영입 이후에도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폭이 좁아든 느낌마저 주고 있다. 타격도 마찬가지. 이대수는 골든글로버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한상훈은 2번 타자로서 전혀 힘을 싣지 못하고 있다.
◇승리에 대한 부담?
한화 한 선수의 고백. "마음이 많이 무겁다.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 탓이다. 전력이 보강된 만큼 성적을 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우리 선수들을 무겁게 만드는 것 같다."
흐름이 좋지 못한 팀에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히 구단이 의욕적으로 선수 스카우트에 나선 첫해 이런 반작용이 나타날 위험성도 높아진다. 야구는 영입 효과가 곧바로 나타날 만큼 단순한 운동이 아니다. 그러나 기대는 일찌감치 결과를 앞서가기 마련이다. 패배에 대한 시선이 더욱 따가워질 수 밖에 없다.
연속 이닝 무득점은 단순히 기량만의 문제가 아니다. 찬스에서 유독 약해지는 심장이 1점을 얻는 길 마저 힘겹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한화 한 코치는 "캠프에 비해 움직임이 많이들 줄어들었다. 선수들 스스로 뭔가 계기를 찾아야 한다. 이런 분위기는 누가 말해준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팀 한화'를 되찾아라
모 팀 투수코치는 최근의 한화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지난해 한화 타선은 여러 의미에서 선수간의 유기적인 도움이 있었다. 특출난 한명은 없었지만 부족한 부분을 서로 주고 받는 힘으로 메워냈다. 하지만 올해는 그런 부분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팀으로서의 한화는 지난해부터 이미 좋은 흐름을 갖고 있었다는 뜻이다. 새로운 전력 가세에 대한 탄력은 아직 받지 못했지만 위기에서 하나가 된다면 이전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팀으로 이겨냈던 경험은 고비가 왔을 때 보이지 않는 힘을 끌어낼 수 있다.
게다가 한화엔 류현진이라는 거목이 있고, 박찬호가 부활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류현진은 아직 '무승'이지만 그의 구위는 한화의 추락을 막을 수 있는 충분한 힘이 있다. 또 박찬호가 그의 짐을 덜어줄 수 있음을 보여준 만큼 반전 기회는 얼마든지 맞을 수 있다.
정철우 (butyou@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