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스포츠 > 야구
  • 작게
  • 원본
  • 크게

추신수 MLB일기<15> 꼬인 매듭 푸는 건 선수의 몫

[기타] | 발행시간: 2015.06.25일 08:48

'위기를 기회로!' 추신수에게 가장 필요한 말일 듯하다. ⓒ gettyimages/멀티비츠

‘위기의 남자’ 추신수입니다^^. 5월부터 살아나기 시작한 타격감이 신기하게도 6월 접어들면서 또 다시 꼬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어제(24일) 허리 통증이 발생하면서 오클랜드전에 출장하지 못했습니다. 23일 하루 휴식일이었는데 그 날 오후부터 허리에 통증이 시작되더니 24일 경기장으로 출근할 무렵에는 그 강도가 점차 더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급히 부황 뜨고 클럽하우스에서 팀 닥터가 처방한 침을 맞고 누워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팀 닥터의 말에 의하며 허리가 뭉친 것 같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달라스에서 LA, 그리고 시카고로 이어지는 긴 여정이 적잖은 스트레스를 준 것 같다는 의견을 덧붙였습니다.

하긴 우리 팀 선수들도 지난 주 원정 스케줄에 대해선 불만이 한가득이었습니다. 비슷한 지역도 아니고 중부와 서부, 그리고 시카고를 넘나드는 일정에다 시카고에서 열린 3차전 중 두 게임은 낮 경기로 열리는 바람에 선수들의 휴식이 절대 부족이었습니다. LA에서 밤 늦게 경기를 마치고 자정이 넘어 LA 공항을 출발, 시카고의 숙소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7시. 너무 피곤한 나머지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겨우 눈을 부치고 1시에 일어나서 경기장으로 출근하니 몸이 녹초가 된 상태였습니다. 그 다음날은 오후 1시 경기. 뜨거운 햇볕이 내리 쬐는 외야에 서 있다 보면 정신이 몽롱해지기 십상이었습니다. 이러다 쓰러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으니까요.

무리한 원정 탓인지, 아니면 제가 몸 관리를 잘 못해서인지, 결국엔 허리 통증이 발생됐고, 현재 치료 중에 있습니다. 허리가 삐끗한 게 아니라 뭉친 거라 치료 받으면서 제대로 휴식을 취하다 보면 곧 회복될 것으로 믿습니다.

요즘 야구가 잡힐 듯 잡힐 듯 하면서도 잡히지 않는 상황의 연속입니다. 드실즈의 부상으로 리드오프를 맡고 나서 제 기록보다는 팀이 득점을 올릴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플레이로 자책만 하고 있습니다. 제가 잘하고 팀이 못하면 팀 성적 때문에 온전한 기쁨을 느낄 수 없었는데, 제가 못하고 팀이 잘하면, 그 또한 기쁨이 배가 되지 않는다는 걸 새삼 깨닫고 있는 중입니다.

작년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고 변명이라도 댈 수 있었지만, 올해는 과연 무엇 때문에 지금의 성적 밖에 올리지 못한다고 얘기를 해야 할까요. 이렇게 안 될 수도 있나 싶고, 제가 어떻게 행동하는 게 맞는 방법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돈 많이 받는 선수가 성적을 내지 못할 때 흔히 배가 불러서 그렇다는 얘기를 합니다. 그런데 제가 겪어 보니 그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돈을 많이 받을수록 야구를 더 잘 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입니다. 몸값을 못한다는 자책감이 두 세 배 이상으로 더 크기 때문에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고, 그래서 인정받고 싶은 거니까요.

좋지 않은 일이 생길 땐 습관적으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려 합니다. 이것도 자주 하면 ‘약발’이 떨어지는 건지 노력으로 애쓴 ‘긍정’은 별다른 효과가 없었습니다. 거대한 비난 속에 파묻혀 있어도, 그래서 괴로움이 물밑 듯해도, 이 또한 제게 와 닿는 부분이 크지 않습니다. 이젠 주위의 평가나 비난에 상처받을 나이는 지났으니까요. 누구보다 제 자신이 ‘야구선수 추신수’를 인정해야 야구가 더 재미있고, 야구 속에 있는 삶 자체가 행복해 보입니다.

지난 번 텍사스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린 ‘한국인의 날’ 행사 때 사인회를 통해 많은 한인 팬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사인만 받고 가신 분들도 계시지만, 그중에는 제게 이런저런 당부와 부탁, 응원의 메시지를 남긴 분들도 많았습니다. 진심으로 고마웠습니다. 제가 힘들 때 같이 힘들어 하고, 제가 기쁠 때 같이 기뻐하신다는 말씀에 큰 힘이 됐습니다.

저도 제 경기에 만족하지 못하는데, 지켜보는 분들은 오죽할까요. 비난도 충고도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지금 성적으론 욕 먹어도 뭐라 말할 입장 아닙니다. 제대로 맞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욕만 먹고 주저앉아 있는 건 저 답지 않으니까요. 제 인생은 평범한 걸, 편한 걸, 칭찬받는 걸 거부하는 모양입니다. 조금 나아질 만하면 한 번씩 시련을 겪게 하니 말입니다.

*이 일기는 추신수 선수의 구술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이영미 칼럼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가수 김호중이 지난 9일 뺑소니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자신에게 불거진 '음주운전' 의혹에 결국 음주운전을 시인했다. 19일, 김호중은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를 통해서 사과문을 냈다. 먼저 그간 김호중은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던 생각엔터테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길림화학섬유 년간 5만톤 신형인조견사 프로젝트 가동

길림화학섬유 년간 5만톤 신형인조견사 프로젝트 가동

5월 17일, 길림화학섬유 년간 5만톤 생산량 바이오매스(生物质) 신형인조견사 프로젝트가 정식 가동되였다. 이 프로젝트는 35억원을 투자하여 36만평방메터의 부지에 원액플랜트 1개, 방적플랜트 3개, 산성플랜트 3개, 화학수플랜트 3개를 2단계로 나누어 건설할 계획

“600샷 때렸더니 얼굴 부어” 송지효 시술 고백

“600샷 때렸더니 얼굴 부어” 송지효 시술 고백

배우 송지효(나남뉴스) 배우 송지효(43)가 방송에서 레이저 시술을 고백했다. 송지효는 지난 5월 19일(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서 부은 얼굴로 출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본격적인 진행에 앞서 제작진은 ‘런닝맨’이 가장 영향력 있는 TV 예능 프로그

“유애나의 사랑 담아” 아이유 생일 맞아 2억 기부

“유애나의 사랑 담아” 아이유 생일 맞아 2억 기부

가수겸 배우 아이유(나남뉴스) 가수겸 배우 아이유(31)가 지난주 자신의 생일을 맞아 사회 취약 계층에 기부하면서 훈훈함을 주고 있다. 아이유는 최근 대한사회복지회를 비롯해 한국미혼모가족협회, 사랑의 달팽이 등 복지시설에 총 2억 원을 기부했다. 특히 아이유는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